알라딘서재

nan7070님의 서재
  • 지구인은 205마크입니다
  • 조은오
  • 12,600원 (10%700)
  • 2025-04-23
  • : 415
#지구인은205마크입니다 #조은오 #조은오장편소설 #사계절 #사계절교사서평단 #사뿐사뿐 #서평단 #서평 #책추천

지구인은 205마크입니다. 조은오 장편소설. 사계절. 2025.

안나같은 사람 한 명을 잘 알고 있다. 생각보다 행동이 먼저 나가는 사람, 의리와 정의감이 넘쳐 무조건 참견하고 보는 사람, 힘들어질 것을 뻔히 알면서도 하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사람, 자신은 보호하지 않아도 남들은 열심히 보호해줘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 이 소설 속 안나도 딱 이런 사람이었다. 그러니, 뛰쳐달려나가는 선택을 할 수밖에. 예전 읽은 책에서 성격이 팔자라고 했다. 안나는 이런 팔자인 거다. 그리고 그 덕분에 지구는, 지구인은 또 살았다.

"우리는 아직 서로를 돕고 있을 거야. 그게 당연한 일이니까."(48쪽)

대단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하는 행동일 필요도 없다. 그저 자연스럽게 생기는 마음을 있는 그대로 따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그 마음이 전달되고 돌고 돌아, 다시 자신에게 돌아오기 마련이다. 헌데 생각해보면, 진짜 그게 '당연한 일'인 게 맞는 것 같다. 누군가는 거창하게 성선설, 이런 이야기를 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이 세상은 이런 돕는 마음이 기반이 되어 친절하게 흘러가는 것일 테니까 말이다. 그러니, 안나와 안나가 지금껏 만난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이런 마음을 믿고 함께 뛸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결국 이런 마음이 정착될 수 있어 너무 다행이란 생각을 했다.

소설을 앉은 자리에서 후루룩 다 읽어버렸다. 그 정도로 속도감이 있고 몰입감이 상당했다. 이렇게 빠른 전개가 가능한가 싶을 정도고, 안나 스스로도 하루 정도의 시간 안에 이런 많은 일이 있을 수 있다니, 생각할 정도였으니 읽는 독자는 어땠을까. 책장 한 장 한 장을 넘길 때마다 새로운 일과 사건이 벌어지고 또 그 안에서 새로운 인물들을 만나고 또 그 인물을 통해 새로운 각성이 이루어지고, 이 모든 이야기가 끝에는 한결같이 안나가 존재하고 있으니, 흥미를 잃을 수가 없었다.
물론 처음 시작은 아주 익숙한 이야기로 시작했다. 그래서, 또 이런 지구의 이야기구나, 싶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환경 오염과 이상 기후로 인해 지구는 점점 망가져갔다.(7쪽)
"이상 기후는 사라졌어요."(195쪽)

이제 이런 우리의 지구는 기본값이구나, 싶어 씁쓸했다. 이와 반대되는 미래의 지구는 상상 속에서도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 안타깝기도 했다. 그리고, 이런 지구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지구를 떠나야 하는 것인가 생각해보기도 했다.

그럼에도, 우리에게는 아직 남아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희망'. 안나와 친구들이 다시 지구로 돌아가 새로운 지구의 삶을 시작할 수 있었던 원동력에는 이 '희망'에 대한 강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서로의 생각을 확인하고 그 가치를 믿고 따르려는, 당연한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이 가능할 수 있었다. 그러니, 이들처럼 우리도 쉽게 희망을 놓지 말아야 한다.

"당신이 만든 세상은 부서졌어요. 나 같은 사람들을 통제하지 못했기 때문이죠. 어떻게든 희망을 발견하는 사람들이요."(191쪽)
"우리는 희망을 잃지 않을 테니까요. 당신 같은 사람이 수십 번 세상을 망가뜨려도, 우리는 언젠가 오늘처럼 승리할 거예요."(192쪽)

어른들이 갖고 있는 사회에 대한 비관적인 생각이 어떻게 사회를 더 망가뜨리는가를 잘 보여주는 소설이었다. 지금의 현실이 형편없는 부조리와 부정한 권력의 힘에 얼마나 좌우되는가는 익히 잘 알고 있다. 또 이런 사회가 쉽게 변하지 않을 것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변하지 않을 거라는 회의감만을 갖고 다 포기하기에는, 우리 다음 세대의 아이들에게 기회조차 주지 않고 이런 부정함만을 물려주는 것은 맞지 않다. 지배자와 피지배자,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를 나누고 차별하며 공고히 구축해 흔들리지 않는 강력한 힘만을 보호하려고 든다면, 이건 비겁한 것이다. 더 이상 이런 비겁함만을 안고 살아가는 사회가 되어서는 안 되지 않을까.

소설을 읽었는데, 재밌게 읽었는데, 우리가 추구해야 할 삶, 사회, 가치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흥미롭게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