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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n7070님의 서재
  • 이 고독은 축복이 될 수 있을까
  • 김수민
  • 15,120원 (10%840)
  • 2025-05-20
  • :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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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고독은 축복이 될 수 있을까. 김수민 지음. 한겨레출판. 2025.
_1인분의 육아와 살림 노동 사이 여전히 나인 것들

저자가 지나오고 있는 시기를 나도 더듬어보게 됐다. 나의 출산과 육아는 어땠나. 나의 엄마 돌입 시기는 어떤 감정과 생각을 가져왔고, 또 나는 그 시기를 어떻게 살아왔나. 그리고 그 시기, '나'가 있기는 했나, 하는 이런 생각들. 그런데 가만히 보면 어쩌면, '엄마'로서 오로지 육아와 살림을 했던 시절이 없었던 것 같기도 하다. 어쩌면 조금 더 이기적인, 하지만 한편으로는 무척 독립적이었던, '나'였지 않았나 하는 생각. 그렇다면, 나는 '나'로서 잘 버텨주었던 것은 아닐까.

후회라는 말에는 분명 '욕심'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거 다 해서 후회가 없겠다." 나의 유학 소식을 접한 오랜 친구의 축하 말이었다.(...) 후회가 없을 만큼 나의 모든 선택이 완벽했나? 후회가 없을 만큼 더 욕심낼 구석이 없었을까?(211쪽)

후회와 욕심이 비슷한 말이겠다는 생각을 했다. 언젠가부터 무언가를 해보겠다는 마음을 자주 먹기 시작하는 '나'를 보면, 이건 후회하지 않겠다는 마음이면서 동시에 욕심을 부리는 마음인 것이 확실하니까. 그리고 그 마음을 너무 잘 알고 있기에, 저자가 걸어온 도전의 길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래, 그래야지, 그럴 수 있어, 그럼, 그래야만 해, 하는 마음이라고나 할까. 저자가 각 시기마다 해왔던 결정들은 분명, '나'를 쌓아올려나가는 중요한 과정이 되었을 것이고, 그런 과정을 통과했기 때문에 자신을 온전히 들여다볼 수 있었을 것이다. 특히 '나' 하나를 떨어뜨려 보지 않고 가족과 함께인 '나'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가족과의 시간이, 그리고 자신의 선택과 결과가 어떻게 '나'로 연결될 수 있는가를 스스로 반추하고, 그 가치와 의미를 스스로 확인하고 있는 것이니까.

"아이 말고, 본인 말이에요. 아이는 언제나 그 의미가 줄어요."(105쪽)

면접 교수님의 말이 인상적이었다(내가 지금 20대라면, 벌써 건명원 입학 원서를 썼다!). 그리고 동의한다. 나의 삶을 아이와만 꼭 붙여놓으려는 순간, '나'를 밀어내게 된다. 이미도 사회는 갖가지의 이유를 들어 엄마를 후순위로 밀어내기 쉬운데, 자신이 스스로 그렇게 해야할 필요는 없으니까.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가 커가며 그 의미도 조금씩 줄어드는 것이 사실이니까. 그러니, 자신의 모습이 어떤 지, 어떨 지를 스스로 가늠해보는 건, 진짜 필요하지. 만약, 그 시절 나에게 교수가 같은 질문을 했다면, 나는 과연 뭐라고 대답했을까. 나의 40대 모습, 어떤 모습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을까.

더 실력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이 내가 '나의 커리어'에게 가진 가장 큰 사람이었다. 이것은 단순히 대학원을 가고 싶다, 자격증을 따고 싶다는 수준이 아니라 성장하고 싶다는 욕구, 그러니까 '나 자신에 대한 욕심'으로 치환되었다. 그 때문에 나에게 학업을 놓는다는 것은 나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는다는 의미였다.(157쪽)

저자는 분명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지점을 나의 삶과 견주어보게 되었다. 분명 나도 '나 자신에 대한 욕심'을 강하게 부리는 중이고, 그런 욕심이 다른 이들에게는 '왜 굳이 그렇게까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기도 하니까. 누가 하라고 시키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해야만 하는 이유는 꼭 있는 것도 아니면서, 애써 힘들여가며 '굳이' 하는 마음이 뭘까, 나도 답을 내리지 못한 채 살아가는 중이었으니까. 그런데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며, 나도 비슷한 마음이겠구나 싶었다. '나'를 키우고 싶은 마음, 좀 더 좋은 '나', 멋진 '나'를 만들고 싶은 욕망이 자연스레 나 자신을 등떠밀고 있던 거구나, 알게 됐다.

저자는 참 대단하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욕구를 실현해내려는 힘을 잃지 않고 있으니까. 저자는 말했다. '나는 후회할 수 없는 삶을 사는 중이다.'(212쪽)라고. 나도 같은 말을 하며 살아야겠다고 마음 먹게 됐다. 후회하지 않는 삶이 아니라 '후회할 수 없는 삶'. 뭔가 내 인생의 이 즈음에서, 새로운 것을 도전해봐야겠다는 마음도 생겼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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