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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n7070님의 서재
  • 사라지지 않아
  • 채은랑 외
  • 11,700원 (10%650)
  • 2023-12-07
  • : 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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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소설상 작품집다운 이야기들 가득이었다. 신기하고 신비롭고, 예상하지 못하는 엉뚱하기도 또 놀라운 이야기들이었다. 우리의 미래와 삶이 어떤 모습을 하게 될 지 아무도 알 수는 없지만, 예상이 이와 비슷하다면 우린 과연 어떤 것을 잃지 않기 위해 애쓰며 살아야 할까. 어떤 모습을 유지하고 또 변화시켜나가기 위해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버리지 말아야 할까, 생각하게 만들었다. 미래 사회를 소개하고 있는 글들을 읽을 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우리의 미래는 정말, 사람이 사람과 소통하지 못하는 사회가 기반이 될까. 코로나19 때의 사회처럼 우린 각자의 개인적인 삶 외에 누구와와 함께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사회를 살아가게 될 것인가. 생각도 고민도 많아지는 부분인 것만은 확실하다.
그럼에도 이 소설들을 읽으며 내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생각이 있다. 결국, 아무리 우리 세상이 어떤 방식으로 변화하고 예상하지 못하는 상황들이 도래한다 해도, 결국 직접 사람과 사람이 만나 관계를 맺고 소통하고, 서로의 마음을 헤아리고 공감하는 것은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데 중요한 요소이겠다는 생각이다. 이 소설들 안에서는 여러 다양한 사회적 문제와 상황에 의해 각자 고립되어 있는 사람들의 삶과 모습, 그리고 그런 상황에 적응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과 방향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한결같이, 사람을 찾고 싶어하고 그리워하고, 그 사람과의 시간을 애타게 소망하고 있었다. 가장 안전하고 평온할 수 있는 방법으로 우리 사회가 변화해나갈 수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런 변화에서 결코 버릴 수 없는 것이 사람과 사람의 유대이고 우정, 사랑이며 또 약속이지 않을까. 그리고 이 모든 것은 그 동안의 오랜 시간 속에서 켜켜이 쌓였던 경험과 기억이 바탕이 되어 마들어지는 것을 테고 말이다.

알겠다. 언니는 말끔히 사라지지 않았다. 언니가 있었다는 걸 내가 알았다. 그리고 이제, 내가 언니의 방 문을 열심히 두드릴 차례였다.(56쪽)
하지만 준희도 연우도 알았다. 가장 강력한 보안 프로그램은 '함께'인 것임을.(92쪽)

분명 현재의 우리 사회도 과거에 비해 굉장한 첨단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 이루어져 있으며, 앞으로는 더 발전에 발전이 거듭되면서 변혁에 가까운 변화가 일아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는 인간의 수명 연장이나 로봇의 상용화이 뒤따르게 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사회 환경은 점점 극단의 상황으로 몰리게 되면서 우리는 가상의 공간에서의 삶도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될 것이고, 이 모든 것은 자연스런 삶의 형태가 될 것이다. 의심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절대 놓을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살아가는 데 거창한 목표나 사명 같은 건 필요 없었다. 좋아하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길고 긴 삶이 지루하거나 혼란스러울 때도 있겠짐나, 나는 이미 방법을 알고 있었다. 천천히 앞으로 걸었다. 기나긴 미래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203쪽)

어떤 삶을 살아나가고 싶은 가에 대한 스스로의 의지와 생각. 사회의 변화와 전환은 무척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그에 따른 자신의 생각과 가치도 따라 바뀔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으니까. 어쩌면 끊임없이 의심하고 확인하고 또 혼란스러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럴 때 놓치지 말아야 하는 것이 바로 자신의 삶을 떠나 삶으로 살아낼 것인가의, 스스로의 의지와 각오. 그것이 사회의 시스템과 상관없이 자신을 지켜나갈 수 있는 힘이 될 테니까. 그래야 절대 열어보지 않을 것 같은 문도 열고, 오랜 시간 쌓아왔던 자신의 정체성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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