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한 빛을 선사해 준 고마운 존재에게...
nan7070 2025/04/06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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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에게
- 안녕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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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0) - 2025-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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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컥했다. 이런 마음이 생기는 게 맞겠지. 혹시 나만 그런가. 하지만 나만 그래도 할 수 없다. 코가 찡해지고 심장이 들썩했으니까. 나도 모르게 뭉클해지는 마음을 숨길 수가 없었다. 그러면서도 마음이 꽉 차오르는 뿌듯함이 느껴졌다. 허전하고 아쉽고 또 한편으로는 슬프고 서운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벅차오르는 감정인 것이다.
아무리 소중하고 아름다운 존재여도, 생명이 있고 유한한 존재는 언젠가는 그 끝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영원히일 수는 없으니까. 붙잡고 싶다고 붙잡아지는 것도 아니고, 싫다고 발버둥쳐도 정해진 한계는 다가오는 법이니까. 그렇다면, 그 끝을 우린 어떻게 받아들이고 지나야 할까. 어쩌면 이 그림책이 더 마음을 들썩이게 하면서도 꽉 채울 수 있었던 것은 그 마지막을 대하는 자세에 있지 않았나 싶다. 분명 사랑을 듬뿍 주고 또 인생의 많은 시간을 함께 해온 존재다. 소중하게 여기고 가꾸며, 늘 손을 놓지 않고 매 순간 정성을 다한 존재다. 그런 존재를 향한 마음이란 어떤 다른 무엇으로도 대체될 수 있는 존재라는 뜻이다. 그리고 그런 존재를 손 놓아주고 보내줘야 하는 순간이 오면, 그 순간 어떤 마음으로 떠나보낼 것인가.
안녕.
잘 가.
뻔한 인삿말일 수도 있지만, 이보다 더 간명하면서도 진심인 표현이 또 있을까 싶다. 더 긴 말이 필요 없어 보인다. 하고 싶은 말 가득, 알려주고 싶은 마음 잔뜩이지만, 이런저런 구구절절의 사연을 모두 입밖에 내놓을 필요도 없다. 이미, 그 마음은 지금껏 존재와 함께 하면서 다 전달되었을 테니까.
다 자라면 달만큼 커져.
그 마음이 전달되었으니 이렇게 커다랗고 환한 빛의, 달만큼 커진 별이 됐을 테니까 말이다. 이미 마지막 순간에 전하고 싶은 마음은 그 동안 함께 한 모든 순간에 잘 자라나는 별의 모습으로 확인이 되었다. 조금의 서운함이나 소홀함 없이 매 순간 마음을 다했던 그 시간들이 쌓이고 쌓여 떠날 순간으로 다가온 것이다. 그러니, 그 순간을 슬퍼하기만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떠난 이후에도 늘 함께 한다는 마음은 달라지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
이렇게 별을 키우며 아이도 함께 컸다. 누가 누굴 키웠다가 무색할 정도로 함께 컸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통과해 서로 성장하며 커나간 것이다. 그리고 함께 성장하며 몸을 키운 것 그 이상으로 마음이 풍성해졌을 것이다. 쉽게 무너지지 않고 좌절하지 않는, 강하고 단단하게 지탱할 줄 아는 힘을 갖춘, 쉽게 사라지지 않으며 더 밝은 빛을 만들어낼 줄 아는, 그런 별과 같은 힘을 쌓아온 것이다. 서로가 곁을 지키지 않아도 의연하게 혼자서도 충분히 그 빛을 발할 수 있을 정도로, 어느 곳에서도 서로의 마음이 가 닿을 수 있을 정도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존재로, 서로를 키운 것이다. 그렇게 키워낸 힘이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벅찬 마음으로, 별을 하늘로 떠나보낼 수 있었던 것이다.
별아, 우리 집에 온 첫날 기억나?
네가 와서 집이 참 환해졌지.
우리한테 와 줘서 고마워.
환한 빛을 선사해 준 고마운 존재에게, 과연 나는 어떤 마지막 인사를 건네면 좋을까, 어떤 마음으로 떠나보내면 좋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벅차고 소중한 마음을 어떻게 전하고 또 어떻게 오래도록 간직해야 할지, 천천히 생각해보게 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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