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인 나도 가슴이 간질간질해지는 동동시...
nan7070 2025/04/01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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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받침 없는 동동시
- 박성우
- 13,500원 (10%↓
750) - 2025-03-11
: 1,065
#받침없는동동시 #박성우 #최미란 #창비교육 #서평단 #서평 #책추천
책을 몇 장 넘기면서 생각했다. 아, 이거 아이들한테 시켜봐야지. 받침 없는 동시를 써보라고 활동을 시켜야겠다, 하는 마음이 단박에 들었다. 그리고 어떤 기발하고 재채있는 아이디어들이 속속 나올까, 기대도 되고 생각만으로도 벌써 재밌어졌다. 이런 책을 접하면 자꾸 이와 관련한 활동을 하고싶어진다. 나만 재밌으면 곤란하지만, 생각보다 아이들은 이런 발상의 전환을 즐긴다. 그렇게 즐기면서 동시에, 시에 관심을 갖게 되면 그야말로 금상첨화. 내가 꼭 바라는 일이다.
<다리미>
다가오지 마
다가서지 마
나, 다리미야!
얼마나 간단명료하면서도 재밌는 발상인지. 이건 생활 경고까지 함께 겸하고 있으니 일상생활에서도 써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혼자 속으로 웃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나도 이런 시를 지으면 장난을 치고 싶어졌다. 어떤 말장난이 가능할까, 어떤 언어유희를 써주면 좋을까, 궁리하게 됐다. 특히 받침이 없는 글자들로만 구성해서 시를 지어야한다고 하니, 자꾸만 더 받침 있는 글자들만 떠오른다. 정신 바짝 차리고 잘 생각해봐야 한다.
근데, 동시로 아니고 '동동시'는 또 뭘까? 찾아보니,
'동동시'는 어린이다운 언어 감각과 상상력, 놀이가 만나는 유년 동시를 말합니다. 아이들의 눈과 입으로 동동 들어와 동동 놀고 싶게 하는 재미난 동시입니다.
라고 설명이 달려 있다. 아, 그런 거구나. 그렇다. '동동'이라고 하면 뭔가 더 톡톡 튀고 귀엽고 사랑그런 느낌이 더 강하다. 뭔가 동동 튕겨지기도 할 것 같고, 동동 구를 것 같기도 하다. 동동 달려나갈 것 같기도 하고 동동 동그렇게 둥글둥글 어우러질 것 같기도 하다. 그런 느낌을 담은 거구나, 참 잘 어울린다, 싶다. 동동시. 동시의 더 귀여운 버전이 동동시 같다.
그런 동동시의 첫 번째 시리즈가 <받침 없는 동동시>인 것은 찰떡인 것 같다. 아직 받침에 대한 감각이 쉽지 않은 아이들에게는 받침 없이도 얼마든지 이야기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이렇게 시가 쓰여질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좋은 계기가 것이니까. 그래서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자꾸 눈에 더 띈다.
<개미>
개미야,
비
오니까
허리
펴고
쉬어!
그리고 어쩜, 잃게 사랑스러울 수가 있을까. 그냥 단순히 받침 없는 시만이 아니라, 이 시 안에 따뜻함과 포근함을 모두 갖고 있는 느낌이다. 비가 오니까 개미 잠시 허리 펴고 쉬라니, 이런 마음을 어떻게 가질 수 있었을까. 시인의 능력에 놀라고, 이런 시를 읽게 될 아이들의 해맑음이 사랑스럽다.
난 아이도 아닌데 이런 시들에 자꾸 감동을 받는다. 물론, 꼭 아이만 감동하란 시는 아니니까. 어른인 나도 이런 시들을 보며 마음이 움직이는 걸 느낀다. 잘 모르는 사이 가슴이 간질간질해지는 느낌이 든다. 이런 느낌 때문에 동시를, 동동시를 읽는 것이겠지. 이 동동시의 다음 시리즈도 궁금해진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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