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도서관은 우리의 역사...
nan7070 2025/03/22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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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토록 역사적인 도서관
- 백창민
- 22,500원 (10%↓
1,250) - 2025-03-17
: 2,080
#이토록역사적인도서관 #백창민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10기 #서평단 #서평 #책추천
우선, 우아! 이런 책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감격스럽고 또 한편으로는 대단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도서관과 관련한 이만큼의 역사와 이야기를 품고 있는 책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도서관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이 책 한 권을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그만큼 방대하고 전문적이며 또 흥미로운 책은 드물 것 같다. 한 부분씩을 읽어 나가면서 감탄이 절로 나왔다.
그리고, 우리의 도서관은 곧 우리의 역사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내내 하게 됐다. 우리의 역사 속에서 함께 울고 웃고, 숨쉬고 살아온 모든 것이 다 도서관에 담겨 있었다. 도서관이 그저 책으로만 그치지 않고 우리나라의 운명과 결을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새롭게 깨달았다. 단순히 생각했을 때는 도서관은 오히려 나라 혹은 정치와는 크게 상관없이 존재하고 있을 것이란 생각을 했었다. 기록이라는 것은, 특히 과거를 기록하고 간직하고 있다는 것은 어느 누구도 사사로운 목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도서관의 역사는 오히려 너무도 반대였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됐다. 도서관이어서 더욱 모든 역사의 굴곡을 있는 그대로 고스란히 받았어야 했다는 걸 이 책을 통해 깨달았다. 그래서 도서관의 역사를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할 것 같다.
우리나라는 무척 험난한 역사를 갖고 있다. 특히 일제 강점기, 전쟁, 그리고 군부 독재에 심지어는 종교까지. 어느 한 순간도 순조롭고 평온하게 지내온 시기가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굴곡이 무척 심한 역사다. 그런 역사에서 고통받고 피해받은 것도 사실이지만, 또한 그런 역사에서 우리가 다시 일어나 움직일 수 있도록, 목소리를 모으고 함께 할 힘을 얻을 수 있도록 해준 공간 또한 도서관이었다. 힘들게 그 자리를 버티면서도 늘 학생과 시민들에게 그 자리를 내어주며 마지막까지도 힘을 보태준 것이다. 어쩌면 도서관이 있었기 때문에 그 역사를 다시 바꾸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해낼 수 있지 않았을까. 도서관이 단순히 책의 보관소만이 아님을 확실히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한 것이다.
도서관은 어떤 공간이어야 할까.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개방적인 곳이어야 할 것이고, 시민들이 어떤 것도 모두 할 수 있도록 지지하고 응원해주는 공간이어야 할 것이다. 많은 장서를 통해 지금까지의 기록이 모두 모일 수 있는 학술적인 역할도 담당해야 할 것이고 누구나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위치상의 조건도 무척 중요할 것이다. 정치적이고 종교적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을 수 있도록 독립적이기도 해야 할 것이고, 또한 공부를 위한 공간이 아닌 책을 위한 공간이어야 할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도서관만큼 쉽게 숨어들 수 있고 또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는 곳이 또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마음이 힘들고 생각이 복잡할 때, 혼자 조용한 공간에서 무언가에 골똘하고 싶을 때 제일 먼저 생각나는 곳이 도서관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열람을 위한 공간이든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공간이든, 다 좋다고 생각한다. 독서실의 역할을 하는 도서관이 특이한 것이라면 우리나라는 그런 특이함을 함께 갖고 있음을 특수성으로 삼아도 좋지 않을까.
나의 학창시절도 그런 칸막이 시립 도서관과 함께였고, 지금도 여전히 많은 아이들 도서관으로 향한다. 학교에 또는 마을에 그런 공간이 있다는, 언제라도 향할 수 있는 곳이 있어 그 공간에 자신을 맡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도서관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 이유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다보면 자연스레 도서관 서가에 꽂혀 있는 책들에도 시선이 가겠지. 이런 저런 책들을 펼쳐 읽어보고 되겠지, 그리고 그렇게 책이 주는 행복감을 알게 되겠지, 싶은 마음인 것이다. 책에 둘러싸인 공간에 앉아 한참 시간을 보낼 때의 기분을 알게 되면 다시 도서관을 찾게 될 테니까. 그리고 그 도서관에서 또 새로운 이야기와 미래를, 그리고 우리의 역사를 만들어나가게 되지 않을까, 그런 마음이 들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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