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문제는 인간...
nan7070 2025/03/14 20:14
nan7070님을
차단하시겠습니까?
차단하면 사용자의 모든 글을
볼 수 없습니다.
- 아름답고 위태로운 천년의 거인들
- 김양진
- 19,800원 (10%↓
1,100) - 2025-03-05
: 1,130
#아름답고위태로운천년의거인들 #김양진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10기 #서평단 #서평 #책추천
역시, 이번에도 문제는 인간에게 있었다. 인간의 지들만 잘 살겠다고 부리는 욕심, 잇속만을 챙기겠다는 이기심이 결국 이번에도 나무들을, 자연을, 우리의 지구와 환경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이 책은 천년의 거인들, 나무들의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나무는 생태계를 지탱하는 큰 기둥이고, 그 기둥이 무너지면 연쇄작용으로 자연은 무너진다. 자연이 무너지면 그 안에 살고 있는 동식물도 한꺼번에 무너지고, 그렇게 무너짐에 인간이라고 무사할 리가 없다. 왜 이런 생각을 인간은 하지 못하는지, 제 앞만을 보며 지금 당장의 것 이상은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이 이 책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아, 이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화가 나서 속도를 내며 읽을 수가 없는 책이었다. 나도 인간이지만, 어찌 이다지도 한심하고 잔인한지. 아무렇지도 않게 자연에 가하는 폭력에 할말을 잃게 만들었다. 마냥 억울하고 아깝고 안타깝다는 생각이, 그리고 화가 나고 속상하다.
사실 팔현습지 왕버들 숲이 순도 100퍼센트에 가까운 자연 형태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딱 하나, 사람의 접근이 어렵다는 점이다.(136쪽)
자연이 그런 것 같다. 인간과 떨어져 있어야만 무사하다. 안전하다. 있는 그대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을 쓸 이유도 없다. 그저 인간의 접근을 막으면 된다. 인간이 가까이 가지 않도록, 손을 대지 않도록, 그 어떤 것도 하지 못하도록 하면 된다. 그런데 인간은 그걸 모른다. 그리고 있는대로 인간의 손이 닿는 족족 자연은 위태로워지고 훼손되고 파괴된다. 그런 파괴가 어디까지 갈 지도 모른 채 인간은 마냥 좋다고 큰소리만 친다. 이를 어쩌면 좋을까.
가덕도 100년 숲은 인간의 무관심으로 우연히 만들어졌다.(...) 그때부터 사람의 출입이 제한됐다.(...) 특히 국수봉 남산봉의 동쪽은 경사가 가팔라 걸어 다니기 어렵고, 해안가 쪽은 해식애(낭떠러지)가 발달해 배가 접근하기도 어렵다.(236쪽)
이 100년 숲에 사형선고가 내려졌다. 10여 년 전부터 표가 강한 정치인들이 기회만 되면 '가덕도 신공항 개발' 이슈를 띄웠다.(237쪽)
결국 또 정치다. 표를 얻기 위해서는 함부로 생명을 죽이는 것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인 것이다. 특히나 식물이라면 더더욱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비명조차 지르지 않는다고 생각하니, 더욱 자기들 멋대로 하려는 것이다. 인간이 인간의 인기를 얻기 위해 하는 행동이 생명을 없애는 것이라니.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사고방식인가 말이다.
결국 반복이다. 반복하고 또 반복한다. 이제 인간들, 그만해야 한다. 앞도 보지 않고 지금 발끝만을 바라보는 근시안적 사고와 행동은 그만해야 한다. 이렇게 가다가는 인간의 생명이 위협받는 시기가 앞당겨지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자연을 보지 못한다면 인간 제 스스로의 생명을 이유로 대서라도, 지금까지 하던 잘못을 멈추고 다시 나무와 숲과 습지와 자연을 회복시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짧은 시간 안에 망가뜨린 자연이 금방 제 상태로 돌아오지는 못한다. 또 다시 굉장한 시간을 들이고 정성을 기울여야 다시 원래대로 돌아올까 말까다.
우리가 자연을 대하는 자세는 늘 긴 호흡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이번 책에서도 하게 된다. 잠시 잠깐의 편리함과 욕심이 만들어 낸 결과가 얼마나 오랜 시간을 다시 참고 견뎌야만 다시 자연을 바로 볼 수 있도록 만다는 지를 알아야 한다. 지금의 현실에 대해 정확히 볼 줄 아는 깊은 안목이 필요하다. 제발, 더 이상 인간이 어리석은 짓을 그만두기를 바란다. 우리의 소중한 자연이 지금보다 더 망가지는 것을 이제 두고 볼 수가 없다.
_덧
이 책의 서평은, 처음부터 끝까지 화가 난 채로 쓰게 된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PC버전에서 작성한 글은 PC에서만 수정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