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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팥빙수 눈사람 펑펑 2
- 나은
- 12,600원 (10%↓
700) - 2025-02-21
: 2,330
#팥빙수눈사람펑펑2 #나은 #보람 #창비 #서평단 #서평 #책추천
팥빙수산 꼭대기 눈사람 마을의 눈사람 안경점에, 이제 펑펑 혼자가 아닌 스피노가 함께 하니 더욱 정겹다. 성격도 다르고 좋아하는 것도 다른, 어찌 보면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둘이지만, 이 조합이 예사롭지 않다.
"펑펑, 어쩐지 입김에 힘이 없어."
"손님이 행복해지는 게 내가 가장 바라는 거지만...... 이제 만국을 볼 수 없다니 속상한 건 사실이야."
"벌써 속상해할 필요는 없어. 안경으로 원하는 장면을 보고 나면 마음이 바뀔지도 모르잖아!"
"네 말이 맞아, 스피노가. 기운 내 볼게."(22쪽)
이렇게 조금씩은 다른 이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생각을 맞춰가는 과정에서 서로를 인정해주고 배려해주는 면이 더 커진다. 때론 그 과정에서 오히려 예상하지 못한 위로와 격려를 받게 되고, 다시 힘을 낼 수도 있다. 더 재밌는 일이 생기기도 하고. 혼자가 아닌 함께일 때만 가능한 일이다. 그런 면에서, 스피노가 펑펑과 함께여서 참 든든하다.
여전히 우리 펑펑은 다른 이들에 대한 걱정이 가득이다. 고민을 잔뜩 들고 찾아오는 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고민을 해결해주고 행복한 기분을 만들어줄 수 있을까를 늘 생각한다. 그런 마음이 쌓여 안경에 입김을 불어넣으면, 그 마음이 그이들에게 전달되는 것이겠지. 형식적으로, 일이라는 마음으로만 안경을 만든다면 절대, 그 마음을 살피고 보듬어줄 수 없을 것이다. 어쩌면 이 신기한 안경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펑펑의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간절한 마음이 닿았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 마음은 눈에 보이는 것보다 더 큰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 틀림 없으니까.
만국이 자신의 하던 일에 잠시 멈칫할 때도, 윤우가 새로운 환경의 변화로 긴장할 때도, 주아가 환경과 펭귄 걱정을 잔뜩 할 때도, 그들이 하는 고민을 마치 자신의 고민처럼 들어주고 마음을 담아 도우려했기 때문에, 만국, 윤우, 주아가 모두 활짝 웃으며 안경점을 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펑펑의 역할이 바로 이것! 안경점에 들어오는 이들이 다시 안경점에서 나갈 때는 가지고 있던 걱정과 근심, 고민을 훌훌 털어내고, 다시 즐겁고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일.
"꿈? 그랬죠, 참. 하지만 꿈은 언제든 바꿀 수 있어요.(...) 내가 즐거우면 그뿐이에요."(27쪽)
하지만 절대 답을 직접 제시해주지 않는다. 어찌보면 펑펑도 그 답을 다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니까. 그저 잘 들어주고 이들이 스스로 문제의 답을 찾을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주는 것일 뿐. 이렇게 보니, 펑펑은 꽤 훌륭한 상담자다. 내담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내담자 스스로 자신을 들여다보고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조력자.
때때로 고민이 생길 때 펑펑을 찾아갔다가 웃으며 돌아오고 싶어진다. 펑펑과 스피노가 만들어주는 안경을 쓰고, 지금껏 미처 보지 못하고 있던 모습들을 찾아보고 싶다. 그렇게 마음이 홀가분해지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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