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선물세트 같은 이야기...
nan7070 2025/02/22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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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를슈타인 백작
- 필립 풀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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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0) - 2025-02-05
: 170
#카를슈타인백작 #필립풀먼 #황부용 #이지원 #논장 #서평단 #서평 #책추천
읽는 내내 이 이야기가 어떤 결말을 맞게 될 지 조마조마하고 떨렸다. 그런데, 와! 한 마디로, 카를슈타인 백작 만세다! 무섭고 섬뜩하며 소름돋는 장면들과 이야기가 전개되기도 했다. 이럴 수가 있나 싶고 또 이래서는 안 되는데 싶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막스 카를슈타인 백작, 만세다! 다행이고 또 통쾌하다. 그만큼, 요 근래 읽은 이야기 중 긴장감이 최고였던 것 같다. 그러면서도 유쾌했으며 따뜻했다. 다른 것보다도 제일 이 이야기에서 마음에 드는 것은, 어떤 위험도 감수하고 무릅쓸 정도로 용감했다는 것이다. 바로, 우리의 힐디 말이다. 힐디의 용감함이 루시와 샬럿을 살리고 또 막스 카를슈타인 백작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이다. 그러니 얼마나 다행인지. 그리고 얼마나 감격스러운지. 이처럼 이 이야기는 이런 모든 다양한 감정을 다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이야기였다.
하지만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는 언제나, 산의 왕이며 사냥꾼의 악령, 자미엘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자미엘 이야기에는 반드시 거래와 쫓고 쫓김, 피에 물든 복수, 그리고 자미엘의 사냥감이 되어 눈 속에서 도망치는 공포에 질린 희생자가 나옵니다. 눈을 번뜩이고 침을 흘리며 희생자를 쫓는 사냥개들, 기괴한 웃음을 띤 해골들이 타고 가는 검은 말들, 그 맨 앞에서 이들을 이끄는, 칠흑 같은 어둠에 싸인 이글이글 타는 눈의 악령.(12쪽)
이렇게만 읽었을 때는 <카를슈타인 백작>이 진짜 자미엘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 읽고 난 지금은 이 이야기가 자미엘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히려 자미엘은 사람들의 진짜 모습과 속내를 드러낼 수 있도록 해주는 계기가 되었을 뿐, 오히려 자미엘 덕분에 무엇이 진실이고 어떤 속임수와 거짓과 악한 마음이 숨어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서로가 얼마나 마음을 다해 돕고 사랑하는지 잘 보여주었다. 그리고나서 보니, 제목이 '자미엘'이 아니라 '카를슈타인 백작'이다. 아! 결국, 카를슈타인 백작과 막스 카를슈타인 백작을 중심으로 샤롯과 루시, 힐디 등 모든 이들의 이야기가 종합적으로 전개되는 이야기였던 것이다. 그리고 당연히, 이 이야기의 시작과 끝에 '카를슈타인 백작'이 있었다.
"그러니까 말이지, 이번 일에는 단 한 가지 답밖엔 없어, 스니블부르스트. 바로 내 조카들이 제물이 되면 되는 거지."(36쪽)
음흉하고 무서운 마음으로 다른 이들을 해치려는 마음을 쉽게 먹을 줄 아는 카를슈타인 백작. 자신의 아이와 명성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다른 이들을 희생시키는 것에 주저함이 없는 끔찍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이로 인해 아주 작고 여리고 어린 아이들이 힘겨운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를 동조하는 또 다른 어른들까지. 이들에게 인과응보는 당연해 보인다.
"카를슈타인 백작님이라니...... 잠깐만요, 만약 내가 카를슈타인 백작이라면, 저 아가씨들이 그러니까 내 친척이라는 말입니까?"(...)
"그렇다면 간단하네요. 둘은 고아원에 갈 필요가 없어요. 저랑 같이 살면 되니까요!"(268쪽)
상대적으로 나쁜 마음을 먹을 줄 모르고 또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조금은 서툴고 부족함이 있어도 기꺼이 온 힘을 다할 줄 아는 카를슈타인 백작. 이제야 마음이 놓이고 제대로 큰 소리로 웃을 수 있게 되었다. 역시, 어떤 마음을 먹는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보다 더 완벽한 이야기가 또 있을까.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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