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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n7070님의 서재
  • 다이내믹 코리아
  • 정주식 외
  • 18,900원 (10%1,050)
  • 2025-02-03
  • :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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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코리아. 엮은이_정주식/글쓴이_정주식, 강남규, 박권일, 신혜림, 은유, 이재훈, 장혜영. 사계절출판사. 2025.

이 책이 궁금했던 이유는, 진짜 제목을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요즘의 우리나라를 딱 한 마디로 표현하는 말을 찾았다고나 할까. 정말, 우리나라 참 '다이내믹'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런 다이내믹한 이야기가 한 권에 모두 담겨 있었다. 우리가 뉴스 혹은 기사의 한 부분으로 3~5분 읽고 넘어가는 지점을, 이들은 (좋은 의미로) '꾸역꾸역'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그 지점이 마음에 들었다. 물고 늘어지기, 어떻게 해서든 내 생각을 기여코 입 밖으로 내뱉기,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또 내 생각 다시 가다듬기, 그래서 함께 문제의 또 다른 문제를 찾아내고 그 문제를 또 더 많은 생각으로 확장해 나가는 방법을 찾아 '꾸역꾸역' 찾아 나간 것이다. 그것이 바로 '토론'.

"토론의 즐거움(토즐)을 시작하겠습니다."

이 말을 시작으로 늘 토론이 시작된다. 그러면 읽는 나도 그날의 토론 자리에 함께 앉아있는 기분으로 읽기 시작한다. 그 자리에서 이야기를 들으면 나는 어떤 생각을 가다듬었을까, 어떤 이야기를 보태고 또 그 다음 어떤 생각으로 넘어가며 이야기를 쫓아갔을까 생각하면서. 예를 들면,

중요한 것은 결국 애를 낳든 안 낳든 한 사람이 살든 여러 사람이 살든 개개인 시민들이 행복해야 한다는 점이에요. 출산은 나중 일이에요. 출산율에 초점을 맞추면 맞출수록 계속 과녁에서 빗나갈 겁니다.('인구 문제를 과장함으로써 은폐되는 것들' 중_146쪽)

언젠가 출산율을 지역별로 통계를 내서 제시한 것을 본 적이 있었다. 각 지역별로 얼만큼의 아이를 낳는 지를 보여주는 것. 마치 각 지역에서 생산되는 물건의 생산량을 보여주듯이. 지역별로 보여줘서 얻게되는 정보는 무엇일까. 어느 지역 여성은 아이를 잘 낳고, 어느 지역은 못 낳고? 일차원적이면서도 무척 기분 나쁜 제시라는 생각을 했었다. 출산의 문제를 여성의 문제로만 국한지어 이야기하는 것도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여성을 아이 낳는 기계 정도로 보고, 여전히 출산한 여성에서 애국했다는 말을 서슴치 않고 말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이들이 말하는 접근이 옳은 지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누구나 행복을 추구하며 살고, 결국 아이를 낳는 것이 행복한 삶이 된다면 아무리 낳지 말라고 말려도 낳을 것이다. 낳고 싶은 나라를 만들어 주는 것이 우선이지 출산했으니 돈 줄게, 마치 아이를 돈의 가치로만 계산하려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그러니 그 많은 예산을 쏟아부어도 해결이 안 되지. 그리고, 전 지구적으로 봤을 때 인간의 폭발적인 증가로 지구의 생태계에 심한 변화가 일어났다고 본다면, 어느 정도 적정 인구수를 맞춰줘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어쩌면 출산율을 걱정하는 이유가 지금의 세대들이 자신의 삶을 걱정해서 하는 말인 것은 아닐까. 사회적인 돌봄이 필요한 시기에 자신을 도와줄 누군가의 지원이 사라져 삶이 힘들어질 것을 걱정해서 말이다. 어찌보면 참, 이기적인 발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혼자 해봤다. 그리고 누군가와 이런 생각을 주고받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

이 책이 이런 식이다. 각 꼭지들을 읽어 나가며, 좀처럼 진도가 나가질 않았다. 한 꼭지가 끝나면 그날의 논제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고 나의 관점과 태도는 어느 쪽일지를 생각해보게 됐다. 나의 생각을 덧붙여 이야기를 이어나가다보면 쉽게 다음 꼭지를 넘어가 책을 읽을 수가 없었다. 하나의 생각에서 또 다른 생각으로 펼쳐지는 흐름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무척 흥미로웠다. 이것이 진정, 토론의 즐거움이지 싶었다. 그러다가 문득문득 웃음이 나는 지점이 있었다.

"도둑맞기 전에는 집중력을 갖고 있었을까?"
"그래서 카리나는 몇 살부터 연애하면 될까?"
"노벨상을 받았는데 마을 잔치 정도는 열어도 되지 않을까?"

각 꼭지의 끝, '토론이 끝나고 남는 질문들' 부분에서의 흥미로운 질문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 질문들 뭐지, 싶으면서도 또 이런 질문들이 실제로 쉽게 툭 건넬 수 있는 질문들이지 않을까. 이런 질문을 시작으로 각 논제에 대한 토론을 다시 시작해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질문은 무척 중요하다. 어떤 질문을 던지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지니까. 이 토론 중에도 토론의 진행자가 다시 질문을 정리해서 던지며 토론의 흐름을 이끄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며 배우게 되는 지점 중 하나. 어떤 토론의 자세, 그리고 어떻게 토론에서 질문하고 답하고, 그 답을 또 다른 질문으로 확장할 것인가였다.

이 책, 적극 추천이다. 슬쩍 지나치지 말고 제대로 짚고 넘어가볼 이야기가 가득이었다. 활용할 방법도 많을 것 같다. 각 논제들 중 관심가는 이야기를 골라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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