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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n7070님의 서재
  • 수능 해킹
  • 문호진.단요
  • 20,700원 (10%1,150)
  • 2024-06-24
  • : 8,290
'옛날의 시험은 인재를 얻으려는 방법이었지만,
오늘날의 시험은 그 반대다.'

필적 확인란의 문구가 공격적이다. 흔히 모의고사나 수능의 필적 확인란의 시의 한 구절을 활용하거나 학생들에게 용기와 힘을 줄 수 있는 문장이 되는데, '수능 해킹' 과목의 문구가 무척 호전적이구나 싶었다. 그리고 들춰보는 이야기는 그 느낌 그대로였다.
나 역시 수능 세대이며, 수능 준비를 시키며 20여 년을 지냈고, 이제는 내 아이가 수능을 보는 때까지 왔다. 거의 30년 가까이 수능은 나의 삶의 일정 부분의 지분을 갖고 있다고 봐야한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내가 읽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한 의무감이 들었다. 읽어봐야한다고,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알아야한다고 생각했다. 짐작은 했지만 그 진실의 민낯을 보니 새삼 더 마음이 무거워졌다.
수능의 문제점은 내부인들이 더 잘 알고 있다. 수능으로 인해 공교육이 어떤 모습인지, 사교육과 어떻게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과 어떻게 대화를 풀어나가고 설득해야하는 것인지, 그 험난함을 내부인은 잘 알고 있다. 교실에서 아이들에게 끊임없이 강조도 하고 읍소도 한다. 그 지난한 과정이 있어야만 수능날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내부인의 마음으로 이 책의 내용을 읽어나가기 무척 괴로웠다.
자정 노력을 해야한다. 이대로 수능을 보아 넘길 수는 없다. 하지만 어떻게? 이 책에서 말하는 그 '어떻게'를 왜 생각하지 않았겠나. 어쩔 수 없는 지점이 있다고 애써 안쪽으로 팔을 굽혀 변명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렇다고 무조건 칼날을 들이미는 것만으로 모든 것이 말끔히 정리될 거라는 기대도 없다. 어느 정도는 힘을 빼고 지켜보겠다는 심정도 있고, 때론 아예 거들떠보기도 싫을 때가 있다. 그런 복잡한 감정으로 어쨌든 지금 현실의 수능을 대비하며 아이들과 함께해야한다. 어쩔 수 없다.
분명 모순이 있다. 그 모순에 대해 생각한다. 생각한다고 달라지거나 특별한 방법이 떠오르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바뀔 거라는 기대로 적다. 그럼에도 생각한다. 알고 생각하고 되새긴다. 지금은 이게 최선이다.

*출판사로부터 가제본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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