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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n7070님의 서재
  • 남자가 많은 곳에서 일합니다
  • 박진희
  • 15,120원 (10%840)
  • 2024-06-16
  • : 800
직업에 성에 따른 구분이 없어야 한다는 건 머리로는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이제는 이런 말조차도 너무 당연한 말이어서 여러 번 하는 것이 새삼스러울 지경이다. 우리사회의 이 뿌리깊은 성에 따른 차별은 언제나 사라질 수 있을까. 그런 면에서 지금의 아이들은 직업에 대한 기존의 차별적 의식에서 벗어나 생각하고 결정할 수 있을 정도까지 와 있는 것일까.
얼마 전 아이에게 어떤 직업이나 일에 대해 해야 하거나 혹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는 부모인지, 누가 물었다. 나는 내 아이들에게 한번도 하고싶다는 일에 그건 아니라고 하거나 혹은 내가 원하는 것을 하도록 말해본 적이 없다. 아이가 하고싶다면 그러라고 한 게 전부. 어떨 때는 너무 무책임한 엄마인가 생각했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아이들에게 스스로 선택하고 그 선택에 책임질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 내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스스로 자신의 삶을 결정하고 그 결정에 따라 자신이 삶을 만들어나갈 권리가 있다. 그런 아이들에게 이 책이 좋은 자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얼마 전 이와 비슷한 책을 읽었다. <나, 블루칼라 여자>(박정연 글, 황지현 사진. 한겨레엔)가 그 책. 그 책에도 '남초 직군 생존기'라는 부제가 달려 있었다. 흔히 '여자가 무슨!'이란 말로 무시당하는 직업군에서 여자가 어떻게 자신의 소신을 갖고 일을 해 나가고, 그런 과정에서 인정을 받게 되었는지를 인터뷰를 통해 소개하는 책. 이 두 책이 너무나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 연결은 결국 '연대'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여성으로서 이 자리에 있는 것' 자체에 의구심 혹은 부정하는 시선들을 받아온 것? 뭐 지금도 비일비재한 일이고요.(24쪽)
"힘들죠?" 하고 물으면, 저는 직업 자체에 대한 고단함을 물어보는 줄 알고 대답했어요. 그러면 "아니, 그게 아니라 여자라서 힘들지 않냐?"는 거예요.(43쪽)
처음 연습할 땐 얼마나 힘들었는지 몰라요. 단원들이 제 말에 대놓고 비웃기도 하고, 무슨 말인지 도통 모르겠다며 어깨를 으쓱 해요.(67쪽)
여자라는 이유로 배제를 당하는 일 앞에서 계속 자기를 증명해내는 것과 자신이 서 있어야 할 곳을 직접 찾아야 하는 것은 서글픈 일일지도 모르나, 결과적으론 수민 씨가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94쪽)

대부분 무시일 것이다. 여자는 남자에게 무시의 대상이라는 사회적 편견이 직업군에 매우 깊숙하게 뿌리내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 이들은 직업적으로 자신을 끊임없이 성장시키고 증명하기 위해 남자들이 하지 않는 것을 여자라는 이유로 계속 해야하는 것이다. 그럴 때 대부분 뒤에서 '독하다'는 소리를 함께 듣게 될 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자신이 하고싶은 것을 하려는 노력이지만 남들에게는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한 '분투기'이니, 이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도 마음 한편으로는 불편함이 쌓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지금까지의 이런 사회적 분위기가 하루이틀에 만들어진 것이 아닌 이상, 바꾸기 위한 노력도 하루이틀로는 어림도 없다. 그러니, 우선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시작은 단 하나, 계속 말하는 거다. 계속 알리고 어떤 분야에서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자신의 일을 해내고 있는지를 말하고 소개하고 또 함께 나누는 거다. 이게 바로 '연대'이지 않을까.
사회적 약자의 선입견에서 벗어나야한다. 힘과 체격으로 등급을 매기는 시대는 벌써 지났다고 생각한다. 각자의 자리와 위치에서 그 일에 알맞은 사람이 있으면 된다. 그 사람이 꼭 어떤 성별을 갖고 있어야한다는 기준은 이제 필요없다. 이런 책들이 속상한 가운데 꼭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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