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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n7070님의 서재
  • 친애하는 슐츠 씨
  • 박상현
  • 17,820원 (10%990)
  • 2024-06-03
  • : 17,370
#여자_옷과_주머니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이야기여서 조금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이내 내 옷의 주머니가 어떤 크기와 모양인지를 떠올려봤다. 작았나? 적당했나? 가끔 주머니에 휴대폰을 넣었을 때 불편함이 느껴져 넣어다 뺐다를 반복하거나 결국 손에 들고 다니게 되는 때가 있었다. 그럴 때도 주머니 탓은 안 하고 휴대폰이 너무 크고 무겁다는 생각만 했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조세희)에서 영희가 엄마에게 말하던 장면도 생각났다. 자기도 주머니 있는 옷을 입고 싶다고. 하지만 주머니 있는 옷은 잘 사는 아이들이나 가질 수 있는 옷이었다. 이게 이런 의미였구나, 새삼 깨닫게 되었다. 주머니에 얽힌 이야기가 이토록 뿌리깊은 차별의 역사를 갖고 있었다는 것이 충격이었다.

#상식적인_남자들
남자에게 당연하다면 여자에게도 당연하다는 것이 이토록 받아들여지기 힘든 것이구나 싶었다. 왜 매번 여자는 이 당연한 것들을 얻기 위해 힘들게 싸우고 노력하고 애써야만 하는 것일까 싶어 안타까웠다. <여성이 말한다>(이벤트 쿠퍼)를 읽으면서도 들었던 생각이었는데, 이렇게나 많은 시간과 삶 전체를 관통하면서 노력해야만 겨우 얻을 수 있는 너무도 당연한 것들이, 과거에도 그리고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 여성으로서 화가 나기도 한다.

#친애하는_슐츠_씨께
그런 면에서 우리의 슐츠 씨가 참 멋지다. 아마도 그 당시 그 사회에서는 더 하기 힘들었던 선택과 방법이었을 수 있다. 특히나 그만큼의 사회적 영향력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서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게 될 것을 잘 알고 있다면 더욱 시도하는 것이 어려웠을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슐츠 씨가 자신의 방식으로 그것을 잘 해냈다는 데 있다. 그리고 그것이 앞으로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좋은 밑거름이 되었다는 것이 감동적이었다. 아무래도 <피너츠>를 찾아 읽어야겠다. 옛날 CD가 몇 개 있긴 한데, 어떻게 봐야하나. 다시 읽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겠다.

요새 자주 드는 생각이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
너무 당연한 말이라서 식상할 수도 있지만 자꾸 깨닫게 된다. 내가 이 세상의 일들에 대해 모르고 있는 것들이 많구나. 그래서 자꾸 읽고 공부해야한다는 것을, 함께 이야기하면서 내가 미처 생각해보지 못한 것들을 알아나가야 한다고. 이 책에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내가 갖고 있는 편견이 분명 있을 것이다. 나조차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만큼 너무나 뿌리깊게 박혀있는 생각들. 그게 제일 무섭다. 나도 모르는 사이 세상을 내 중심으로만 생각하게 될까봐. 자꾸 경계해야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상식, 정상이란 단어를 그래서 잘 사용하지 않게 된다. 의식적으로 노력한다. 그 단어들에 나 스스로 선을 그어놓고 그런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나누어 판단하게 될 수 있다.
이런 책이 갖고 있는 장점이다. 일깨워주는 것, 나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것, 그리고 세상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아무래도 이 책, 전체를 다 읽어보고 싶어졌다.

*출판사로부터 가제본(책의 일부)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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