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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n7070님의 서재
  • 버블
  • 조은오
  • 12,600원 (10%700)
  • 2024-05-17
  • : 815
깜짝 놀랐다. 소설 속 시대는 지금의 우리를 들여다보게 하는 소설인가보다 싶었다. 특히 전염병의 시대를 거치면서 만들어놓았던 규칙이 이렇게 사람을 통제하는 방법으로 사용될 줄은 미처 생각도 못했다. 이미 사람들의 삶을 제약했던 그 당시의 방역이 효과적이지 않았겠다는 생각을 한편으로 갖고 있는 지금으로서, 무척 무섭고도 끔찍한 설정이었다.

[오랜 연구 끝에 결론을 내렸습니다. 수 세기 전, 접촉 정도에 따라 단계를 나누어 생존을 도모했다는 흔적입니다. 우리는 이 방법에 다시 희망을 걸어 보기로 했습니다.](38쪽)

'중앙'과 '외곽'이라는 용어에서 보이는 반전도 한몫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중앙'이 중심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아마도 그 효과를 통해 사람들을 더 쉽게 통제할 수 있었을 것이고 의심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누구나 더 좋은 삶, 더 나은 삶을 꿈꾸고 그런 삶은 중심에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이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삶에 대한 의심이지 싶다. 07이 온영이고 싶은, 한결이 126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은, 결국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판단과 가치관의 문제일 것이다. 철저히 개인으로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을 단절하고 눈을 감도록 하는 중앙에서의 삶에서 온영은 의심했고 오히려 불편함을 느꼈다. 자신이 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비정상이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자신의 생각이 옳았음을 스스로 알아낼 수 있었다.
또 하나는 원하는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지금 내가 있는 울타리를 넘어서야 가능하다는 것, 선을 넘어야 한다는 것이다. 말은 쉬울지 모르지만 실제로 그 선을 넘는 것은 많은 두려움과 압박을 이겨내야 가능한 것이다. 특히 강한 힘에 의해 강요받는 삶 안에서는 더욱 그 틀을 깨는 것이 어렵다. 그럼에도 온영과 친구들이 했던 선택과 행동은 그 모든 것을 뛰어넘는 용기있는 모습이었다. 이들이 보여준 연대의 모습도.

외곽으로 거주지를 옮긴다고 해서 버블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야. 내 발걸음을 막는 진짜 버블보다는, 보이지 않는 버블이 더 위험해. 내 마음 먹기에 따라서는 버블로 가득한 중앙에도 버블이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는 거지. 게다가......(...) 나는 이제 버블을 깨는 방법을 알고 있잖아.(276쪽)

'버블'은 과연 무엇일까. 통제와 감시, 사람들의 자유를 가로막는 강요된 규칙이나 질서, 혹은 거짓과 허위. 어떤 것으로 읽든 결국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버블은 위험하다. 그리고 이런 버블이 지금 현재 내 주변도 감싸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숙제가 남는다. 이런 버블을 어떻게 어떻게 깨면 좋을지,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온영처럼 친구들과 함께면 더 좋겠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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