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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n7070님의 서재
  • 철학으로 저항하다
  • 다카쿠와 가즈미
  • 13,500원 (10%750)
  • 2023-10-26
  • : 915
'철학'과 '저항' 두 단어를 연관지어 생각해본 적이 있었나, 싶다. 두 단어가 어떤 면에서 연결될 수 있을까, 책을 읽기 전부터 생각이 끊이지 않았다. '철학'은 저자가 눈치채고 있던 것처럼, 기존의 철학자와 그 철학자의 사상을 공부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늘 어렵고 알기 힘들다고 생각했다. 철학하는 사람들이 대단해 보이기도 했고. 우리가 윤리와 사상이라고 할 때의 그 사상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보니,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헌데 '저항'이라고 하면 조금 더 근대적이고 진보적인 사고방식 안에서 생각해야 하는 단어라고 생각했다. 어찌보면 '철학'은 과거를 들여다보고 '저항'은 현재와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는 편견 정도. 그래서 두 단어가 어떻게 관련성을 갖고 있는 것일까 궁금했다. 이미 말했듯이, 저자의 말대로라면 철학은 철학자의 사상을 공부하는 것이 다가 아님을, 지금까지의 생각을 깨고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어쩌면 이것부터가 '저항'의 시작이지 않을까.

철학이란 개념을 운운하는 것으로 세계에 대한 인식을 갱신하는 지적인 저항이다.(23쪽)

저자가 내린 '철학'의 정의다. 철학의 정의에 이미 저항이 포함되어 있었다. 결국, 철학이란 지금의 삶 속에서 생각을 멈추지 않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기존의 것에서 새롭게 무언가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 현재의 현상을 다시 생각할 줄 아는 저항. 철학이 흔히 말하는,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우리의 삶 안으로 깊숙하게 들어와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결국 철학은 우리의 삶의 있는 그대로라고.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그런 면에서, 나는 과연 철학하는 삶을 살고 있나를 돌아보게 됐다. 영화와 소설에 담겨 있는 그들의 세계와 같이 나 또한 나의 세계를 구축하고 그 안에서 저항하는 표현과 행동을 하며 살고 있는지 말이다. 늘 이 지점에서 드는 생각을 이제 나도 정리해야하지 않을까 싶어졌다. 과연 아는 것과 아는 것을 표현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실천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것의 간격을 어느 정도 좁힐 수 있을까. 아닌 것을 아니라고 하고 그 아님을 내 말과 몸으로 보여줌으로써 나는 그 모든 것을 내 삶을 끌어들일 수 있는 어느 지점에 와 있는 걸까. 저자는 이 모든 것의 성공과 실패는 중요하지 않다고 거듭 밝히고 있지만, 사람의 마음이라는 게 내가 하고 있는 것의 결과에 또한 많은 영향을 받는 것은 사실이므로, 그 결과가 그 다음을 할 수 있게도 혹은 포기하게도 만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결과를 신경쓰지 않을 수 없고, 나의 노력이 얼마만큼의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을 두게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결과와 상관없이 우리가 계속 철학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는 분명해 보였다. 내가 기존에 갖고 있던 생각을 스스로 고칠 수 있어야 하고, 이것을 통해 또한 사회의 변화를 꾀할 수도 있어야 한다는 것. 그 시작이 결국 철학에서 비롯될 수 있다는 것은 확실히 알았다. 철학이 그저 누군가의 머릿속에서 나온 사상을 그대로 학습하여 아는 것으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생활로 혹은 나를 둘러싼 거대한(내지는 아주 작은) 세계를 구성하는 것으로 내면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 그래서 저항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그 저항을 통해 이루어지는 많은 작고 소소한 철학을 작게든 크게든 가져가야 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배웠다.
저자는 성인 독자라면 학생의 입장에서 이 책을 바라보면 좋겠다고 했지만, 꼭 그렇게 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 성인인 나에게도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생각이 조금 더 깨지고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되었으니까. 다르게 생각해봐도 좋다는, 우리가 하는 모든 생각의 변화가 곧 철학이 될 수 있음을 알았으니까. 꼭 학생, 청소년의 입장에서만 바라보지 않아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우리의 작품과 영화, 혹은 삶의 현상과 문제 상황을 소재로 한 <철학으로 저항하다>가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지금껏 자연 재해와 사회적 큰 이슈를 바탕으로 발견되는 저항의 철학이 있었다면, 이제 지금, 당장의 우리에게도 이 철학은 너무나 필요하기 때문에.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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