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는 예술이었지만 코스는 지옥이었던 대구국제마라톤.

첫 10K마라톤 도전. 컷오프시간 턱걸이로 완주했다. 처음부터 완주가 목표여서 숨이 차도록 달리지는 않았다. 중간중간 병목현상과 엄청난 오르막길 때문에 잠깐씩 걸어야 하긴 했지만, 날씨도 너무 좋고 매일 혼자 뛰다가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과 달리니까 크게 힘든 줄 모르고 즐겁게 달렸다. 다음주 일요일 구미박정희마라톤 하프에 참가할 예정인데 아직까지 한번도 하프거리를 달려본 적이 없다, 최장이 18키로 인데 컷오프내에 완주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도전.
어제는 대구에 폭설이 왔고 내 생일이었다. 생일이라고 해서 별다를건 없었다. 퇴근하고 헬스장에 사람 없겠다 라고 생각하고 갔는데 왠걸 나같이 생각한 사람들이 많았는지 사람이 생각 보다 많아서 놀랐다. 하체 보강 운동하고, 회복 러닝 30분 하고 집에 와서 단백질 파우더, 고구마 먹고 정신과 약 먹고 잤다. 보통의 날과 똑같이... 새로운 하루를 감사하게 마무리 했다.
현재까지 체지방 11키로 근육 2키로 빠져서 몸 상태는 정확하게 딱 평균인 상태다. 아직 마운자로를 맞고는 있는데 10일 간격으로 늘린 후 식욕이 조금씩 돌아오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뭘 막 먹거나 하진 않았는데 이전과는 다르게 배가 고프다는 느낌이 든다. 이번 연휴에도 닭가슴살에 흰밥 식단 그대로 지켰다. 혼자 살고, 주변에 지인도 없이 살다 보니 가능하지 싶다. 아직 목표 체중까지 좀 더 빼야 해서 식단은 계속 할 예정이고 마운자로는 남은 것만 맞고 그만 맞을 예정이다. 정신과에서 마운자로를 식욕억제와 함께 술 충동 억제 역할도 함께 해준다고 처방을 해주는데 확실히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오늘로 130일째 단주 상태이다. 이렇게 오랜 기간 동안 술을 전혀 마시지도 않고, 아예 마실 생각 조차도 안나는 상태로 살아 본 것도 처음 인 듯 싶다.
마라톤도 처음이고 술에 취하지 않고 사는 것도 처음 그리고 또 처음인 것이 생겼는데, 나이 50에 연예인 덕질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어쩌다 보게 된 한 가수의 공연 영상에 완전히 꽂혀서 지난 10년간의 모든 영상을 거의 다 찾아 보고, 팬클럽에 가입하고, 앨범,옷,모자,이어폰도 사고 매일 매일 신나게 덕질 중이다. 몰랐는데 중독을 극복하는데 덕질도 도움이 된다고 하는 글을 봤다. 그런 이유도 좋지만, 그냥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하나 둘씩 늘어 나는 것이 좋다. 나는 술 마시는 것 말고는 딱히 좋은게 없는 사람이었으니까.... 죽지 않으려고 술을 마셨고, 살려고 책을 읽던 사람이 그냥 좋아서..그냥 좋아하는 마음 만으로 무언가에 열중할 수 있는 것들이 생기는 것 너무 감사하다. 다음달에는 서울에도 가볼 생각이다. 이 가수의 솔로 앨범 1주년 기념 팝업 행사를 보러 갈 예정이다. 나처럼 움직이기 싫어 하는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이 뒤늦은 덕질의 힘이라니.
아...그리고 처음으로 문신도 했다.
새벽 5시에 일어나서 한시간 정도 달리고 출근한다. 퇴근하고 짐에 가서 웨이트를 하고 집에 와서 고양이들 살피고 약 먹고 잔다. 이러다 보니 책을 회사에서 잠깐씩 읽다가 보니 이 얇은 책을 한달 동안은 붙잡고 있었던 것 같다.
새로운 경험의 중요성을 안긴 하는데 막상 하려니 막막한가요? 사실 그다지 어렵지 않음은 이미 알고 있을지 모릅니다. 새로운 경험은 책을 읽어서 얻을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의 강의나 강연을 듣거나 매체를 통해 할 수도 있고 방법은 쉬운 것부터 다양합니다. 문제는 이렇게 자기 뇌가 경험한 새로운 것을 이후에 여러 가지 유사한 상황에서 꺼내서 응용해 보는 적응적 행동을 하지 않으면 새롭게 경험한 그 소중한 무언가는 뇌에 더 이상 남지 낳고 공기 중에 노출된 휘발유처럼 모두 증발해 버린다는 것입니다.
그러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누군가와 자신이 읽은 책의 내용에 관해 이야기 해보고, 자신이 본 영화나 콘서트에 간해 이야기해 보고, 자신이 경험한 에피소드를 디테일하게 설명해 보고, 비슷한 상황을 보며 자신의 경험을 다시 구체적으로 떠올려 보세요. p 23
아마 이곳 알라딘 서재가 내게는 누군가와 이야기 나누고, 설명하고, 기억해내는 공간인듯 싶다. 최근 '점점 더 멍청해 지고 있는 것 같다' 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그런데 내 몸이 아직 달릴 수 있듯이 나의 뇌도 아직 달릴 수 있다고 하니 이 책을 읽어 볼 수 밖에.
뇌가 이렇게 억지스러울 정도로 지각적 항상성을 유지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세상은 그렇게 쉽게 변하지 않으며 내가 학습한 것들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믿음을 유지하기 위해서 입니다, 지각적 항상성을 유지할 수 없다면 우리 뇌는 물체가 조금만 움직여도 다른 물체라고 생각하고 그 물체를 배우기 위해 새로운 학습을 시작할 것입니다. 여러분의 친구나 가족의 헤어스타일이 조금만 바뀌어도 그때마다 다른 사람이라고 착각하고 자신을 소개하게 되겠죠.(...)내가 무언가를 새로 배워서 할 줄 모르던 것을 할 줄 알게 되었는데 세상이 10초에 한번씩 바뀌도록 설계되어 있어서 내가 학습한 것이 10초가 지나면 쓸모가 없어진다면 어떨까요? 뇌는 아마도 학습을 포기하거나 10초 짜리 학습만을 하는 매우 단순한 기관으로 전락할 겁니다, 실제로 알츠하이머성 치매에 걸리면 안타깝게도 우리 뇌는 점점 이런 뇌로 변해갑니다. p55
내 생각에 진짜 문제는 세상이 정말 10초만에 변화하고 있는 것 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변화가 너무 빨라서 따라 잡을 수가 없다고 느껴지면 변화에 적응 하기를 포기하게 된다. 어차피 또 변할 텐데, 또 늦을 텐데 라는 생각을 하며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는 거다. 그래서 그 짧은 쇼츠에만 열광하게 되고.....아마도 지금 젊은 세대들이 느끼는 절망이 여기에서 온 것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러닝 열풍이 한편으로 너무나도 다행스럽다. 뛰어 본 사람들은 안다. 이런 방법 저런 방법 다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지만, 내가 내 몸으로 뛰어온 정직한 그 시간들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는걸. 이렇게 세상에 변하지 않는 중요한 것들이 있다는 걸 어떤 방식으로든 경험하게 되는 일은 생을 버텨 내는데에 너무나도 소중한 경험이다.
이처럼 회상을 아주 정확하고 풍부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은 미래에 벌어질 이을 상상하고 시뮬레이션할 때 비슷한 수준의 정밀도와 풍부함을 갖춘 상상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해마의 세포들은 우리가 의식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우리가 멍하게 있는 순간이나 잠을 자는 동안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미 상상 회로를 돌리는 것을 활발히 하기 때문에 과거 기억의 회상 훈련을 열심히 함으로써 상상의 재료를 계속 공급해 주면 뇌 훈련에 큰 도움이 됩니다. 결국 상상의 범위와 품질은 경험의 범위와 품질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p71
나는 사실 학창시절의 거억 특히 국민학교 시절까지는 기억이 거의 없고, 중학교 조금 고등학교 조금 대학도 조금뿐이다. 아마도 기억하기 싫어서 기억을 안하려는 것일 가능성이 큰데, 나에게 과거는 그저 잊고 싶은 것. 일 뿐이다. 그러니 과거의 경험에서 배우는 것이 없이, 잘못을 계속 반복하고 살았지 싶다. 나는 오늘 하루를 기억하고, 과거를 반추하고, 미래를 계획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알라딘에 글도 자주 쓰고, 일기도 매일 쓰고 책도 계속 읽고 더 멍청해지기 전에 해야 한다.
뇌와 관련한 정책을 만들 때 한 가지 명심할 것이 있는데요, 그것은 무엇이든 규제를 하고 금지를 하는 방법은 미봉책일 뿐이며 오히려 뇌가 그것을 더 갈망하게 만드는 부작용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보다는 바람직한 대안으로 대체될 수 있어야 합니다. 움직임을 통해 사물과 세상, 그리고 자신의 목표에 집중하는 연습을 하게 해야 하죠, 예를 들어 흔히 취미와 감수성을 길러주기 위한 것으로만 알고 있는 예체능 교육 등을 통해서 말입니다. p80
술 생각하지마! 원숭이를 생각하지마! 이거 안 통한다는거 다들 안다. 생각 해야 하는것, 해야 하는 것을 생각하고 해야 한다.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주위를 집중시키는 스토리란 사건 자체가 아니라 사건을 겪은 당사자가 경험한 감정이나 내면의 변화입니다 그리고 그 사건의 경험이 어떤 기억을 떠올리게 하고 그로 인해 자신이 어떻게 달라져 가는지 등에 대한 자기 성찰이 결합되면 그 스토리는 더욱 흥미를 끌게 됩니다. 인간의 내면이 변화하는 역동성이 관건이죠. p92
내가 연예인 덕질을 하고 그 사람이 했던 말을 되뇌며 두려움을 이겨내려는 것도, 그 사람의 스토리에 매료됐기 때문이다. 나도 이런 하루들이 쌓여 나만의 스토리가 되겠지.
이를 위해서 나는 시행착오 학습을 통해 세상을 더 잘 살아 갈 수 있고 나의 꿈에 한 발자국 더 다가갈 수 있다는, 다소 긴 호흡의 뇌인지과학적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여러분 주변에도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를 주입하여 겁을 주는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실패'라고 규정하는 것을 통해 나의 뇌 속 인지모델이 어제보다 나은 모델이 되어 다음번에는 더 나은 성능을 발휘하게 된다면, 그것은 실패가 아니라 작은 성공이 덜 것입니다. 몇 번의 성공과 실패를 통해 나만의 독특한 인지모델이 만들어 지는 과정 자체를 즐기고 그렇게 다듬어지는 나만의 인지모델이 언젠가부터 새로운 상황에서도 아주 효율적으로 잘 작동하는 모습을 직접 경험하면 ,그때부터는 사실 그런 '공포 주입자'들의 조언은 별로 신경 쓰이지 않을 것입니다. p149
나는 ~을 하기에 너무 늙었어, 나는 ~ 하기에는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어. 등등 50세가 되고 나서 더 겁이 많아지고 변명 거리가 많아 졌다. 안 그래도 늘 부정적이었던 나는 '나이먹음=이제 기회 없음' 이 되어 버렸었다. 어떤 것도 의미가 없고 무기력하기만 했다. 그러다 어쩌다 달리기 시작했고. 130일 연속 금주, 첫 10K 마라톤 완주, 67.5kg에서 54kg로 감량 성공을 해냈다.
물론 많은 부분 지금보다 젊었던 시절 보다 화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오히려 끈기는 더 강해진 것 같기도 하다. 천천히 오래 달리기. 70세에도 몸과 마음이 달릴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목표다. 앞으로 20년, 절대로 짧지 않다. 충분하다,
나의 몰입을 방해하는 환경과 생각들은 무엇인지, 빨리 내 주의력을 되찾기 위해서 무엇부터 되돌려야 하는지 한번 점검해 보세요, 원하던 방향성이 아니어서, 원하던 방식이 아니어서, 원하던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등 어떤 원인이 있는 건 아닐까요? 어떤 것을 조정하고 바꾸면 나의 뇌가 꼭 필요하다고 느끼고 에너지를 쏟는 일이 될까요? 이런 자기 점검의 시간을 통해 집중력을 변화 시킬 한 걸음을 내디딜 수 있습니다. - P46
뇌가 하는 이 ‘맥락적 보정‘작업은 사실 창작 활동에 가깝습니다. 맥락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 맥락에 맞는 정확한 보정을 해주어야 하고, 그 보정의 범위가 현재 존재하는 물체의 속성에서 많이 벗어나 잇더라도 그에 맞는 순발력과 창조적인 상상력을 발휘하여 지각적 항상성을 유지해야만 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물체에 존재하지 않는 특성을 뇌가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허구로 만들어 낸다는 것, 즉 ‘장작‘한다는 데 있습니다. - P52
해마의 기능은 여기서 멈추지 않죠,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한 시뮬레이션과 상상, ‘마음 이론‘이라고 부르는 다른 사람의 마음 상태에 대한 추측 인간관계의 시뮬레이션과 계획 등 과거의 경험을 미래로 이어주기 위한 거의 모든 인지적 작용에 해마를 비롯한 뇌의 서술적 학습 시스템을 동원합니다. 흔히들 ‘정신노동‘이라고 부르는 범주에 속하는 일들이죠. 특히 급박한 데드라인에 맞추거나 질적 우수성보다 양적 우수성을 달성하는 방식으로 해마 시스템을 혹사 시키는 경우 이에 동반되는 스트레스는 쉽게 번아웃을 이어집니다, 해마에는 특히 스트레스를 받으면 나오는 호르몬인 글루코코르티코이드의 수용체가 다른 외 영역보다 밀집되어 있어 스트레스에 상당히 취약합니다, 특히 오랜 시간 동안 이어지는 만성 스트레스는 해마의 기능을 위축하는 정도가 아니라 세포 자체를 죽일 수도 있어서 위험합니다. - P100
호기심은 우리 뇌의 ‘보상회로‘를 작동 시킴으로써 특정 대상을 깊이 있게 탐구하게 하고 그 대상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 자체를 보상으로 느끼게 합니다, 보상회로가 작동하는 것이므로 마치 누가 내게 시킨 일을 한 뒤에 그 대가로 보상을 받는 것과 비슷합니다, 다만, 호기심이 가는 대상을 학습하여 무언가를 알게 되면 이것은 내적 보상이 이루어졋다고 하고, 내적 보상은 돈이나 다른 사람의 칭찬과 같은 외적 보상보다 더 오래 효과를 발휘하며 더 직접적인 보상 효과가 있습니다. - P119
일단 자신이 지금까지 경험적 학습을 통해 뇌에 탑재해 놓은 갖가지 모델들이 잘 설명하지 못하고 예측하지 못하는 변화된 환경을 경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새로운 것을 자주 보고, 새로운 일을 하는 사람들을 자주 만날 기호를 만들고, 새롭게 나온 물건을 자주 써봐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이른바 자신의 심리적 안전지대를 조금씩 벗어나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되는 자연스럽게 호기심 수준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주변에 자꾸만 새로운 무언가가 튀어나오니까요.- P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