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코스키의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고, 그의 시는 어떨까 궁금했는데.
부글부글 끓는 커피포트처럼 부글부글 끓는 영혼이라니, 와 닿는 표현이다. 차근차근 곱씹으니 부코스키의 시 맛을 알겠다.
'당신'과 '화씨 103도'가 좋은 것 같다. 시를 많이 썼다는데 여기 실린 시는 몇 편 안 되는 거 같아 아쉽다. 영문 대신 시를 더 넣었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당신이라는 시는 참 귀엽다.
당신
그녀가 말했다, 당신은 짐승이야,
커다랗고 하얀 배도 그렇고
털북숭이 발도 그렇고
손발톱은 깎을 줄 모르지
투실투실한 손은
고양이 발 같지
그 빨간 코랑
그렇게 큰 불알은 처음 봐.
정액을 발사할 땐
등의 구멍으로 물 밖을 향해
발사하는 고래 같아.
짐승 짐승 짐승,
그녀가 내게 키스했다,
아침밥
뭐 해 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