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인문서, 참 괜찮은 책이 나왔다. 인문서로 분류는 되지만, 웬지 포장만 인문서인 책들이 우후죽순으로 눈에 많이 띄는데, 특이한 이름의 출판사에서 나온 이 책은 그야말로 속이 꽉 차 있다는 생각이다. 유교와 불교, 도교, 과학, 종교를 넘나들며 사유의 향연을 펼친다.
이 책의 핵심은 2강, 중국 전통문화의 품격, 인문정신을 다루는 부분이다. 그러나 책을 보면 볼수록 저자가 말하는 품격은 중국의 품격이라기 보다는 지금 우리나라의 대학과 사회에서 급속하게 떨어져가는 품격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라고 봐야 한다. 도올선생도 추천사에서 2강의 내용을 중심으로 왜 이 책의 추천사를 자신이 쓰지 않을 수 없었는지 토로하고 있다. 아마도 도올은 한국사회에 대해 그 품격없음의 허망함을 좀더 탄식조로 쓰고싶어 하지 않았을까. 그도 그럴 것이 신과 물질의 지배를 받지 않는 삶이 얼마나 절실한지 하루하루 확인해가고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