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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서재
  • 내가 바라는 나로 살고 싶다
  • 브라이언 리틀
  • 11,520원 (10%640)
  • 2020-06-22
  • : 303



나는 아주 오래전부터 내가 이상하다고 생각해왔기에 자아를 분석하는 모든 항목에 흥미를 느꼈다. 사주팔자나 타로점, 심리테스트, MBTI 등은 물론이고 내성적인 사람들이 쓴 에세이나 정신과 의사들의 유튜브, 범죄 프로파일러의 강의 동영상 등을 꾸준히 습득했다. 이번에는 하버드 학생들이 최고로 뽑았다던 교수의 심리학 강의였다. 나는 내가 여전히 나를 분석하고 싶어 한다는 생각에 약간 질려하면서도 모종의 기대를 가지고 책을 폈다. ‘이게 나다!’싶은 구절을 발견했을 때의 기쁨은 질리기도 않고 나를 설레게 했다.


164쪽의 작은 책 안에는 브라이언 리틀 교수가 50년 가까운 세월을 바쳐 연구하고 터득한 내용의 정수가 담겨 있었다. 성격이 유전과 환경(책 속에서는 제1 본성과 제2 본성으로 설명된다)에 지대한 영향을 받는다는 건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었으므로 별반 새롭지 않았지만, 그 두 가지의 힘만으로 성격이 형성되는 건 아니라는 의견은 좀 흥미가 돋았다.


저자는 이 대목에서 ‘퍼스널 프로젝트’라는 말을 소개하는데, 말하자면 이것은 “크고 작은 삶의 목표를 달성하려는 노력의 모든 것(10p)”으로, 자신의 타고난 성격의 바운더리를 벗어나 인간성을 재구성하는 일이며 이것으로 앞날이 결정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내가 만일 ‘나는 매일 45분씩 동네 산책로를 뛰겠다’라는 퍼스널 프로젝트를 설정하고 꾸준히 실천하면 아무리 모태 집순이에 움직이기 싫어하는 나라도 건강한 신체조건을 유지하며 나이 들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집순이’라는 선천적 성격에 3n년을 살며 정교하게 완성된 ‘움직이기 싫어하는 나’를 동시에 극복하는 일로, 바로 이러한 “변화 가능성”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최고의 가치라고 저자는 말했다.


그 때문에 우리는 “한 사람의 성격을 타고난 특성이 아닌 그가 수행하는 퍼스널 프로젝트로 정의(78p)”해야 하며, 쉽게 바꿀 수 없는 성격적 특성과 환경적 요인들 앞에서도 좌절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라고. 성격과 환경이 아닌 제3의 본성을 이용하여 얼마든지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으므로.


삶의 질이 하강곡선으로만 뻗어가는 요즘 같은 때에 모처럼 희망적으로 들리는 얘기들이었다. 나를 아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무언가를 하는 것까지 이끌어준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좋은 효과였다. “웰빙Well-being이 아니라 웰두잉Well-Doing”이라더니 과연 책의 효과도 저자의 가르침대로였다. 당장 몇 개라도 퍼스널 프로젝트를 설정‘하게’ 됐다.


응당 알 거라고 생각했던 성격 관련 용어들을 바로 잡아주는 것부터 내 프로젝트에 방해가 되는 타인이나 환경에 대처하는 실질적인 방법까지. 막연하거나 진부하다고 느껴지던 순간들이 전혀 없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실제로 나에게 적용해볼 요소들이 훨씬 많았으므로 나는 이 책이 몹시도 실용적으로 느껴졌다.


특히 내가 감명 깊게 읽었던 부분은 강박에 대한 파트였다. “자신을 단 하나의 자아로 한정하는 것은 여러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는 것과 같다. (121p)”니. 평소 지나치게 일관성이 없다는 이유로 습관처럼 나를 미워하던 나에게는 치료약과도 같은 가르침이었다. 역시 자신을 분석하고자 하는 열망은 옳았다. 이 책을 고른 나의 안목도 참 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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