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강아지 뭉치와 할아버지 집에 놀러 온 병주. 병주에게 반려견 뭉치는 친구이고 동생이다. 할아버지는 병주와 함께 온 뭉치를 반긴다.
병주는 할아버지에게 묻는다. 할아버지도 어릴 때 강아지 키웠어요?
할아버지는 어떤 강아지를 키웠을까? 할아버지가 키운 강아지는 소였다.
요즘 아이들이 소가 반려 동물이었다고 하면 놀랄 것이다. 소가 어떻게 반려 동물인가?
반면 할아버지에게 소는 삶의 일부였다. 농사를 짓고, 위험을 함께 넘고, 하루의 무게를 나누어 지던 존재. 두 사람의 동물은 다르고, 시대도 다르다. 그러나 이 책은 그 차이를 굳이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한 질문을 놓아둔다. “개보다 소가 더 좋았다고요?”
할아버지는 그저 기억을 꺼내 놓는다. 기억을 꺼내며 할아버지 얼굴 그대로 아이 모습이 되는 장면은 너무나 귀엽다.
밭고랑이 만들어지던 순간, 소를 타고 달리던 들판, 멧돼지를 만났던 산속의 시간. 같은 시간을 살지도 않았는데 시간시간이 내 이야기 같다.
그 옛날 소는 재산의 일부였다. 그러나 어린 할아버지는 재산이 아니라 가족이고 친구인 소를 걱정하고 찾으며 울었던 추억을 이야기한다.
멧돼지보다 소가 안 보이는 게 더 무서웠다는 말은 너무나 와 닿는다. 병주도 자기 개 뭉치를 떠올린다. 안 보였을 때 울었던 기억, 찾았을 때의 안도. 이 순간, 두 세대의 경험은 정확히 겹치지 않지만 감정의 결은 같아진다. 세대는 같은 기억을 갖지 않지만, 같은 감정을 공유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은 조용히 보여준다.
.이 그림책을 보고 나서 류현재 작가의 『빼그녕』이란 마름모 출판사의 소설을 읽었다. 주인공 백은영, 자신의 이름을 거부하여 빼그녕이라 스스로를 말하는 7살 소녀 역시 반려 동물이 소 프랑크다. 프랑크가 팔릴까봐 안절부절하고 프랑크가 팔리기 전에 도망치게 한다. 그러나 프랑크가 교통사고 나서 기부스를 하고 나중에 소가 죽었을 때 슬프게 우는 이야기가 흐른다. 마치 이 그림책의 소설버전을 보는 느낌이었다. 그만큼 소와 인간의 교감이 특별하다는 걸 마치 증명하는 듯 했다.

『개나소나』는 무척이나 섬세한 그림책이다. 그림책 『개나소나』에서는 그림책이어서 볼수 있는 소소한 재미가 있다.
저 꽃은 냉이 꽃아닐까? 집 옆의 장독, 소소하고 섬세한 그림 보는 재미는 그림책만의 보물찾기다.
이 책을 덮고 나면 독자는 깨닫게 된다. 세대는 단절되지 않았다는 것을. 다만 방식이 달라졌을 뿐이라는 것을. 소가 개로 바뀌고, 들판이 산책로로 바뀌어도, 잃어버리면 찾고, 걱정하고, 다시 안도하는 마음만큼은 그대로 건너온다는 사실을 『개나소나』는 알려준다.
요즘 우리집 반려견 백두는 내 말을 더 잘 알아듣는다. 겁 많아서 빨리 집에 가고 싶을 떄는 걸음이 빠르고, 기분이 좋을 때는 산책하면서 나를 쳐다보며 웃는다. 누가 그렇게 나를 보며 웃어 줄까 생각하면 백두가 참 소중하다.
사람마다 모든면이 소통이 가능하지 않다. 다만 소통이 가능한 부분은 분명 있고 그것음 마치 서로를 연결하는 열쇠가 되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