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의 정원이란 책을 제작년 원서로 본 적이 있다. 보고 나서 나는 애써 외면하고 픈 마음이 들었다.
어느 날 갑자기 집을 떠나야 하는 마음, 모든 것이 불편하고 낯선 곳에서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지내야 하는 마음을 나는 경험해 본 적이 있다.
그 때 생각을 하면 지금도 심장이 쿵쾅거린다. 게다가 아이와 함께 가는 길은 혼자 가는 외로움보다 더한 외로움이 찾아온다. 무엇하나 쉬운 게 없는데 할 수 있는 척 해야 한다. 아이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며 현실을 맞이하는 게 생각보다 버겁기 때문이다.
어둠 속에서 아이 손을 잡아끌며 길을 나서는 엄마 얼굴은 근심이 가득하다. 한밤에 떠나야 할만큼 긴박함이 느껴지는 시간. 사람들이 이 책의 첫 장면을 보고 그 상황을 이해할까? 조금이라도 추측해 볼 수 있을까? 생각해봤다.
어둠을 건너는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생각보다 길다. 며칠, 몇 주, 몇 달이 아니라 몇 년이 지나도 아직 건너고 있는 느낌이다. 그러나 분명한 건 봄꽃피는 사월은 꼭 온다는 거다.
희망을 주는 그림책이 있어 참 든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