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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 코코 씨! ㅣ 아기 그림책 나비잠
리사 산치스 지음, 박선주 옮김 / 보림 / 2022년 1월
평점 :
동화책은 그 어떤 장르의 도서보다 자유로운 형식으로의 도전을 가능케 한다. 그들의 독자가 그 어떤 독자보다 자유롭고, 창의적인 덕이다. 그리고 소설, 시, 비평 등의 독자들도 결국 태초에는 동화의 독자였던 관계로, 북디자인의 창의성을 꾀한다면 그 정점인 동화를 먼저 살피는 것이 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이 배움의 첫 번째 타자로 완전히 책의 관념적 형상을 탈피한 헝겁책 <악어 코코 씨!>가 눈에 띈다.

악어 코코 씨는 정말 말그대로 악어로서 우리 독자에게 다가온다. 우리는 코코 씨를 만지고, 코코 씨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 '책'의 가장 첫 감각은 보드라움이다. 노트북 앞의 내 무릎 위에 누운 보드라운 코코 씨는 또, 수다스럽다. 코코 씨의 발이나 넘어가는 페이지를 어루만지면 금세 '바스락!' 소리가 튀어나온다. 아이들은 얼핏 들으면 웃을지도 모를 텐데, 우선 나는 스트레스를 풀기라도 하듯이 코코 씨를 마구 어루만지는 중이다.(그리고 정말로 그렇게 되는 기분이다.)

코코 씨는 북디자인의 측면에서 공감각적 접근을 하고 있다.
첫 번째는 촉감, 두 번째는 청각, 세 번째는 공감이다.
그리고 첫 번째와 두 번째 감각은 세 번째의 공감으로 귀결된다. 이 책이 공감각을 자극하는 이유는, 독자에게 공감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독자가 만지고 싶어하는 책을 추구한다. 실제로 애착 인형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대담한 생김새와 달리 정말 질좋은 인형처럼 나쁜 냄새조차 나지 않는다. 코코 씨의 모든 구석구석이 보드라워서 자꾸만 손이 간다.
손이 가는 책을 만든다는 것은, 내용과 의도를 넘어 책 스스로를 바꿔야 하는 일이 될 수 있다. 우리의 손을 이끄는 것은 기본적으로 호기심이다. 그 호기심에 어떤 방식으로 공감하여 화답할지는 책의 몫이 될 것이다.
* 보림 출판사 대학생 서포터즈 아티비터스 11기로서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동화를 이해하려는 국문학도로서 솔직한 배움을 기록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