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사탕 내리는 밤(金米糖の降るところ)

별사탕 내리는 밤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9년 1월

< 별사탕 내리는 밤 >이라는 예쁜 제목과 일본의 반대편 아르헨티나에서 별사탕을 묻으면 일본의 밤하늘에서 별이 된다고 생각했던 자매의 이야기. 참으로 순수하고 예쁜 상상력이라고 생각하며 예쁜 로맨스 소설이려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책 소개글은 꽤 충격적이었다. 자매끼리 연인을 공유하다니?!! 정말 어린 시절 사와코와 미카엘라 자매는 너무나도 나빴다. 대체 왜 이런 짓을? 이라며 묘하게 궁금했다. 오랜만에 에쿠니 가오리 작가님의 작품을 만나게 된다니 설레기도 하였고~!!

어린 시절 아르헨티나에서 자란 연인을 공유하던 자매는 서로의 연인들을 함께 공유하기로 한다. 하지만 일본에서 다쓰야를 만나게 되면서 사와코는 미카엘라에게 다쓰야를 공유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그리고 사와코는 다쓰야와 결혼을 하면서 서로를 정말 사랑하는 부부로 살아가고 있다. 헌데, 다쓰야 역시 사와코가 아니면 안될정도로 사랑하고 있지만, 그에게는 깊지 않은 여자친구들(?)이 있고, 잠자리를 갖는다. 읽으면서 이건 어떤 느낌일까? 싶기도 하고... 그러고보면 작가니의 작품이 대체로 열렬히 사랑하지만, 그렇다고 한사람과만 관계를 갖지 않는 오묘한 관계인 이해가 안가는 느낌의 작품이구나 싶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전혀 이해가지 않은 상황은 아니지 않을까 싶기도 한... 애매모호한 감정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사와코이 동생 미카엘라는 여러 남자와 관계를 맺다보니 딸의 아버지를 특정 짓지 못한다. 임신을 하고 다시 아르헨티나로 돌아간 미카엘라는 딸 아젤란과 함께 살고 있다. 딸을 소중히 여기고, 순수하고, 착한 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딸은 미카엘라의 상사와 사귀고 있다. 그러니까 그 상사는 결혼도 하고, 아이도 있는 유부남으로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

사람은 한 사람만 사랑하면서 살 순 없는 걸까?

아니 한 사람만 열렬히 사랑할 수 있지만, 그래도 다른 사람과의 관계는 필요한 걸까?

에쿠니 가오리 작가님의 책을 읽다보면 항상 나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 같다.

읽다보면 작가님이 이야기하는 사랑방식들이 도통 이해할 수 없는 것 같지만, 어떻게 생각하면 이걸 이해 할 수 없다고도 생각 할 수 없는 것 같기도 하다. 사랑하니까 이러한거고, 사랑하는 것과 다른 사람에게 눈을 돌리는 것과는 또 다른 이야기 인 것 같기도 하고.....

(사랑하는 아내가 있지만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스포츠라고 생각하는 다쓰야의 생각엔 동조할 수 없지만.... -_-;;)

자매끼리 연인을 공유했던 건 ‘남자 따위 없이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했다. 동시에 마음 한편에서는 절실하게 기다리고 있었던 거다. 아무리 유혹해도 꺾이지 않는, 오직 나만을 사랑해 줄 남자를.(p.61)’라고 말하고 있기에 이해 할 수 있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자매가 아무리 흔들고, 유혹해도 흔들리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흔들리지 않고, 오직 나에게 단 한사람 바라봐주길 바라는 마음 알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러한 자매들도 단 한사람만을 사랑하고, 던졌던 건 아닌 것 같은데... 일방적인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고... 두 자매가 단 한 사람만 사랑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 거구나 싶기도 하고.....

독자로 하여금 혼란에 빠뜨리는 작품이 좋은 작품이라고 했던가?

에쿠니 가오리 작가님은 나를 번번히 혼란에 빠뜨리는 것 같다.

이해 할 수 없는 것 같은 작품속의 인물과 사랑 이야기들.

하지만, 어쩌면 그들이 정말 사랑하고 있고, 그들이 그럴 수 밖에 없음을... 그들의 사랑이 절실한 마음으로 이루어 지기를 바라면서도 바라지 않는.. 그러면 안될 것 같기도 하고, 인물들이 나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어쩌면 그럴 수 밖에 없는.. 막 이런 한 생각들을 머릿속을 복잡하게 오가며 항상 책을 읽게하는 작가님인 것 같다.

그러하기에 에쿠니 가오리 작가님의 작품들은 대체로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것 같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 유명하기도 하지만, 좋아하지 않는 분들도 꽤 있으신 것 같고....

나는 때때로 싫었다가.. 때때로.... 무척 좋았다가.....

작품마다 그때그때 다른 기분....

이야기 하나속에서도 나를 혼란에 빠뜨리지만, 작품들도 좋은 쪽과 나쁜 쪽을 구분 짓지 못하게 혼란에 빠뜨리는 작가님.... 좋아하는 작가님으로 두기에도... 그렇다고 싫어하지도 않는 오묘한.... 언제나 시험에 들게 하시는 작가님.....

그러하다보니 나는 또 작품이 나올게 되면 찾아 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

이야기가도 이야기지만, 작가님의 문체와 표현 방식이 수려하시고, 이야기속 인물들이 사랑하는 이를 향한 절절한 마음들을 잘 표현해내시기에 에쿠니 가오리 작가님의 작품들을 도통 싫어할 수 없을 것 같다. 오랜만에 에쿠니 가오리 작가님의 작품을 만날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그렇게 다음 작품도 기다려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