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토피아 - 실리콘밸리에 만연한 성차별과 섹스 파티를 폭로하다
에밀리 창 지음, 김정혜 옮김 / 와이즈베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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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겐 조금 충격적인 책이었습니다. 이 책의 소개를 읽고 대충 어떤 책인지 알았지만, 이것이 국내나 동양권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유로움과 열린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믿은 미국에 관한 이야기라 더 충격적이었습니다. 물론, 한참 우리나라를 들끓고 있는 #미투운동의 시작이 미국이었기는 합니다만, 가장 열린 사고가 필요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직종이라고 여긴 IT산업에서 여성에 관한 시각과 차별적인 대우와 언행, 거기에 더 해 성희롱과 성추행을 일삼는 일은 심각한 수준이었습니다. 한국에서나 동양의 문화권이나 그렇다고 생각했습니다. 서양도 물론, 그러한 일이 없지는 않겠지만, 이렇게 심각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미국에서조차 이렇게까지 여성을 인격적으로 대우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무척 놀라웠고, 여자로서 무섭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최첨단 기술과 뛰어난 인력, 심지어는 기후마저도 전자산업에 이상적인 실리콘벨리는 미래의 유토피아이지만, 시작점에서도, 그리고 심지어 현재에도 그 유토피아에 여성이 발붙이고 설 자리는 없습니다. 오직 남성들만의 유토피아인 브로토피아가 되어 갈 뿐이다.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고, 남자들에게 능력이 밀리지도 않음에도 불구하고 여자들이 설 자리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시대가 이렇게 바뀌어감에도 어째서 여성에 관한 대우나 문제점들은 이렇게나 제자리걸음을 치고 있는걸까? 미국... 그것도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실리콘벨리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 가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에밀리 창의 이런 폭로는 사람들로 하여금 크나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하지만 이 충격의 크기만큼 사람들의 생각이 부서져 내렸을 것이라고 생각해봅니다. 미국이나 실리콘벨리에 가지고 있던 생각들도 그러했고, IT산업, 혹은 기술직, 전문직들에 관한 제가 갖고 있던 이미지가 기술인들을 아울러 잡혀진 이미지나, 그들의 공통적인 특성들이나 모습이 아니라 남성들에게만 국한되어진 조사로 인해 기반으로 만든 이미지였다는 걸 지금에서야 알았습니다. 당연히 기술직, IT업계에 가지고 있던 이미지가 저는 딱 그러했으니까요. 그러고보니 저 조차도 IT 전문가나 기술직을 상상할 때 여자를 생각하지 않은 무지함을 저지르고 있었네요. 받은 충격의 크기만큼, 저의 무지의 벽들이 와장장창 깨지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만큼 더 배우고, 알아야하고,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해 봅니다. 남자들이 변해야한다!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책을 읽다보니 여자들도 좀 더 생각이 깨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릴 때 받아온 교육대로, 혹은 무의식중에 흡수한 정보들로 인하여 저 또한 여자는... 남자는... 이라는 고정관념들이나 특정한 전문직, 기술직에 관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으니까요. 그런 점들을 깨주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피부로 접하다보니 한국이 정말 이런 성차별적이고, 남성우월주의적인 문화가 매우 심각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 문제는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가 많이 고민하고, 고쳐야할 문제들인 것 같습니다. 한 번에 고쳐지지는 않겠지만, 요즘 이러한 일들이 화제가 되고, < 브로토피아 >를 포함에 이러한 도서들이 사람들의 생각을 깨워주고, 알아가게 함으로써, 세상이 천천히지만, 변해가는 노력을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러한 일들이 부끄러운 역사의 한 페이지로 기록되길 바랍니다. 앞의 미래에는 남성만을 위한 브로토피아가 아닌 남성이나 여성을 구분 짓지 않고, 그저 한 인격체로서 대하고, 바라봐주는 진정한 모든 사람들이 행복한 유토피아를 꿈꿔 봅니다. 실리콘벨리뿐 아니라.... 그 어느 곳에서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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