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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주말
시바사키 토모카 지음, 김미형 옮김 / 엘리 / 2018년 5월
평점 :

제목에 너무 설레어 그만.... 단편에 약하다는 사실을 잊었습니다.
< 곧, 주말 >은 8편의 단편의 이야기가 주말, 휴일의 풍경을 담은 소설집입니다. 소설집이라는 건 알았지만, 제목과 주말과 연관된 이야기라서 무척 공감을 느끼며 읽을 거라는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저의 독서는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시를 어려워하고, 잘 즐기지 못하니까요. 그것과 마찬가지로 단편도 그러합니다. 뭔가 의미를 내포하고 함축적이게 쓰인 짧은 글들은 읽기 힘듭니다. 이야기를 잘 풀어서 설명해주고, 이해시켜주는 쪽을 아직은 선호하는 편이라 단편의 글을 읽으면서 한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정말 여기서 끝나는 건가?’라는 생각으로 글을 읽어 잠시 잠시.. 멘붕이 찾아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건 저의 문제이지. 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건 아닙니다. 이야기는 잘 읽혔고, 인물들의 기분이나 느낌이 잘 이해가도록 쓰였습니다. 그리고 저도 느껴본 감정들도 많았고요. 다만, 여기서 끝낼 거야? 끝나는 거야? 라는 생각에 이야기를 더 써주었으면 싶었을 뿐이죠.
주말에 설레는 감정. 쉬는 토요일의 금요일 오후만 되면 벌써부터 막 설레고, 모든 분개할일도 용서가 되기도 합니다. 피곤한 하루에 다음날이 쉬는 날이라는 것에 행복해지고, 여유로워지기도 하고 말입니다. 이야기하는 인물들의 마음이 때때로 많이 이해가 되고, 스스로도 생각했던 부분도 있어서 공감가는 부분들도 있었습니다. 소소하고, 별거 없는 주말의 이야기. 어떻게 보면 따분하거나, 이 소설 뭐지? 하고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어쩐지... 읽다보니 친구와 일상을 나누며 주말에 수다를 떨고 있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사소하고,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 공감을 불러들인 것 같아요. 그래서 읽으면서 뭔가 밋밋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그러한 점이 즐겁기도 했으니 말입니다. 이러한 점이 힐링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역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지... 잘 느낌이 오지 않은 이야기들도 있어서 역시 나는 힘든가?라는 생각을 했다가... 오히려 단편이나 시를 앞으로 좀 읽어 볼까 싶었습니다. 오히려 멀리하고 잘 읽으려하고 하지 않기 때문에 여전히 아직도 이해도가 떨어지는 게 아닌가? 하고 생각했으니까요. < 곧, 주말 >도 쉽게 쓰인 내용과 섬세하게 그려진 인물들로 몰입이 잘되긴 하지만, (저의 기준으로) 책장이 잘 넘어가는 책이 아니었습니다. 저자가 이 이야기로 주말의 어떤 면을 쓰고 싶었을까? 라는 생각에 이해를 잘 못하고 넘어가서 읽고 나서 좀 생각에 빠지거나 책을 잠시 덮어버린 순간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다 읽고 나서 생각해보니 이야기마다 그것은 그것대로...이것은 이것대로의 느낌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뭔가 이해를 구하고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말한 대로 친한 친구와 수다를 떨며 일상을 나눈 기분이라 점점 읽으면서 재밌어졌습니다. 불만을 토로하기도 하고, 피곤했던 평일에 관해서 늘어놓고, 주말에 대한 평온한 감정을 나누기도 하고, 어딘가 함께 떠난 이야기도 나누기도 하면서 말이죠. 이렇게 즐기다보면 그냥 넘기거나 해하지 못했던 부분이나 행동과 상황에 관한 해석도 되면서 더 즐거울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니... 일단, 단편과 시같은 작품들을 즐기면서 많이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뭐... 즐기기만 하는 것만으로도 좋은거 아닐까요?
어쩌면 주말처럼 읽혔던 소설이었던 것 같기도 하네요. 특별함을 기대하거나, 뭔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주말 별거 없거든요. 그저 주말이라는 것이 좋긴 하지만 말입니다. 이 책도 저는 이런저런 기대를 했다가 특별함 없는 소서한 이야기에 자꾸 뭔가를 원했지만, 그냥 이대로가 좋은 거죠. 뭐~ 별거 있겠습니까? 주말이 그냥 주말인 채로 좋은 것처럼, 이야기들이 뭔가를 지니고 있다기보다 그냥 그대로가 좋은 거죠 뭐... 오히려 이렇게 편안한 소설들이 편안한 주말을 즐길 수 있게 도운 것 같기도 하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