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의 모험 - 플라톤에서 피케티까지 상상력을 불어넣는 경제학자들의 도전
니알 키시타이니 지음, 김진원 옮김 / 부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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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랜만에 멋진 책을 추천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니알 키시타이니의 <경제학의 모험>입니다. 문밖으로 나가는 순간부터 우리는 경제라는 단어와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그 익숙한 단어에 배울 ''자가 붙는 순간 수학 비슷한 것이 되버리는 것...경제학으로 말하자면, 온갖 수식들과 도표들과 경제학의 역사가 짬뽕이 돼 펼쳐지는 것인데 대부분은 초입부터 손을 놓고 맙니다. 저도 그렇고요 그렇게 애를 써서 경제학을 정복한다고 해도 실물경제와는 괴리가 없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이건 좀처럼 효용 없는 짓거리로 느껴지게 되거든요.

 

 

 

 

 

2.

그렇게 경제학의 권위가 무너진 시대, 해결해야 할 경제 문제가 더 다양해지고 복잡해진 시대. 경제학은 과연 필요할까.필요하다면 경제학은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가. 이 책은 경제학을 공부하는 방식을 바꾸자고 얘기하는 책입니다. 신선하죠.

 

경제학도 얼마간 정--합에 이르는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최소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경제학의 역사를 살펴보는 것은 함의가 클 테지요. 그러나 <경제학의 모험>의 경우, 경제학의 역사를 스미스에서 주류 경제학까지 좁고 단조롭게 가르치던 관행은 접어두자고 얘기합니다. 경제 문제도, 경제학도 그보다 깊고 넓기 때문이다.

 

 

 

 

 

3.

 

백문이 불여일견. 책의 내용을 발췌합니다.

 

 

"아마도 그 당시 경제학자에게는 차가운 머리와 따뜻한 가슴과 더불어 또 다른 자질이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바로 자아 성찰의 눈, 자신만의 관심사에서 벗어나 구태의연한 방식을 떨치고 세상을 바라보는 힘이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경제학의 역사를 고찰하면 이런 능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초창기 경제 사상가들이 자기 고유의 관심사를 당시 환경 속에서 어떻게 사상으로 영글어 냈는지 배운다면 우리가 우리 고유의 관심사를 지금의 환경 속에서 어떻게 이론으로 정립할지 더 명확하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사상과 더불어 역사를 살피는 일은 매우 흥미로울 뿐더러 새로운 세상을, 더욱더 많은 이들이 잘 사는 세상을 이루어 내는 데에도 무척 중요하다.... "

 

 

"올리브를 계속 더 팔아 가면서도 온갖 새로운 상품을 찾아내어 또 팔아 댈 수 있다. 하늘에 닿을 만큼 높이 부를 쌓아 올리는 것을 막을 방법은? 전혀 없다. 무모하다고 할지라도 상식과 도덕에 호소하는 수밖에 없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렇게 말했다. “부가 낳은 전형적인 인간상은 신수만 훤한 바보다."

 

 

 

그러니까 경제학 교양서답지 않게 굉장히 간결하고 유머러스합니다. 가끔 정말로 웃기기까지 한데요. 그렇다고 가볍지만은 않습니다. 스미스, 마르크스, 케인스와 같은 거장에서부터 아서 루이스나 윌리엄 비크리 같이 잘 알려지지 않은 경제학자까지 다루고 있어요. 그 와중에 이러한 인물들이 안나 카레리나에 등장하는 150명의 인물들처럼 낯설게 느껴지진 않습니다. 멀리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정말 스토리로 다가와요. 수요, 공급, 성장 같은 전통적인 주제는 물론이고 페미니즘까지 녹여내고 있기 때문에 말 그대로 '모험'이라는 키워드가 어울리는 책이기도 합니다. 경제학이라고 하면 입술부터 깨물게 되는 많은 독자분들께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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