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도 슈사쿠의 문학 강의
엔도 슈사쿠 지음, 송태욱 옮김 / 포이에마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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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엔도 슈사쿠의 문학 강의>입니다일종의 강연집이에요본인의 저술인 <침묵>을 포함해 프라수아 모리아크의 <테레즈 데스케루>와 그레이엄 그린의 <사건의 핵심>, 쥘리앵 그린의 <모이라>, 앙드레 지드의 <좁은 문>, 조르주 베르나노스의 <어느 시골 신부의 일기등 20세기 유럽 문학에 나타난 그리스도교의 모습을엔도 슈사쿠에 투영해 바라볼 수 있게 해 줄 책이에요.

 

특히, <침묵>을 비롯한 <사무라이> <스캔들등 자신의 작품에 얽힌 창작 비화와 집필 의도를 드러내고 있는데 저는 이 부분이 상당히 흥미롭더라고요. <침묵>의 경우 이미 영화화되기도 했고작품의 구심력을 실제 역사에서 얻고 있기 때문에 굉장한 호소력을 가진 작품이었잖아요그러한 배경을 저자가 직접 설명하고강연의 형식이다보니 시종 유쾌하고 웃음을 자아내고 있어서 가독성이 좋은 편입니다.




 

2.

"예수상이 새겨진 동판인 후미에()를 밟는 것은지금 우리에게는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당시의 기리시탄에게는 자신이 가장 믿고 있는 사람의 얼굴자신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얼굴자신이 이상으로 여기는 사람의 얼굴을 밟는 일이었습니다예컨대 연인의 얼굴을 밟으라고 하면 여러분은 어떤 기분이 들 것 같습니까안 밟으면 고문하고 죽여버리겠다고 한다면 밟겠습니까저라면 아내의 얼굴을 밟겠지만요.(강연장 웃음여러분지금 웃었습니다만이 부분이 이 이야기의 중심입니다.

에도시대 기리시탄의 후미에와 마찬가지로 전쟁 중 우리 역시 자신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이상으로 여기는 신조동경하는 삶그런 것을 흙 묻은 신발로 짓밟듯이 살아야만 했습니다전후(戰後사람들이나 요즘 사람들 역시 많든 적든 간에 자신의 후미에를 갖고 살아왔을 겁니다우리 인간은 자신의 후미에를 밟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오늘 소개드릴 책의 경우어디까지나 기독교에서 동력을 얻는 작품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얼마간 대중의 입장에서혹은 다분히 종교적으로범인류학적으로 작품 속에 숨겨진 의미를 되돌아보게 됩니다종교에 관해 큰 갈증을 가지고 계신 분들을 비롯해서혐오를 가진 사람들기쁨을 추구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상당한 함의를 가질 책으로 스스로를 다져야 할 많은 분들께 강력히 권하고 싶어요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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