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의 의자와 붓다의 방석
액설 호퍼 지음, 윤승희 옮김, 윤희조 감수 / 생각의길 / 2018년 5월
평점 :
품절


 

1.

 

오늘 소개드릴 책은 하버드 의과대학에서 정신의학과 교수직을 맡고 있는 '엑셀 호퍼'가 대표 저자이자 토론의 중재자로 나선 <프로이트의 의자와 붓다의 방석>입니다. 크게 3, 9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 중 1-5장과 7,8장은 '마크 엡스타인'이라는 정신과 전문의와 마찬가지로 정신분석가 '니나 사벨', 마지막으로 불교학자인 '앤드루 올렌즈키'가 일종의 공동저자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정신과 전문의와 불교학자가 '엑셀 호퍼'의 중재 하에 저마다의 이론을 꺼내어 놓는 방식의 토론인데요. 단연 특이한 지점은 불교와 정신의학의 접점을 집중적으로 탐구한다는 것이겠지요. 얼마간 정성적인 요소에 의존하는 동양의학과, 수치화되고 계랑화 되어 있는 서양의학의 접점을 찾으려는 시도는 가장 귀추가 주목되는 방향일 텐데요. 와중에 불교와의 접점을 찾는다는 측면에서 구상 자체에서 이미 얼마간 탁월함을 갖추고 있는 책이랄까요.

 

 

 

2.

 

그러니까 의학이라고 하면 학계에서도 종교적인 것과는 가장 거리가 먼 학제니까요. 그러니까 다분히 형이상학적인 종교와, 눈 앞에서 만져지고 증명되어야 하는 과학, 그 중에서도 가장 선두에서 지휘를 맡고 있는 현대의학과의 접점을 찾겠다고 하니까 어딘가 어색하게 느끼실 수도 있으실 겁니다. 저자는 불교명상의 원리에서 파생된 '알아차림(mindfulness)'로 서두를 시작합니다. 그러니까 정신분석은 고통의 근원에 심층적으로 접속해 원인을 해결하는 방식으로 환우를 대하는 것인데, 불교 명상의 원리에도 상당히 비슷한 원리들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정신의학은 결국 마음을 들여다봐야 하는 어려운 목표를 가지고 있는데 불교 명상의 원리에서 그 해결책을 제시해 줄 수 있지 않을까, 불교 명상과 정신분석은 어떤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가, 이런 질문들에서 이 책은 시작됩니다.

 

 

 

 

3.

 

그렇습니다. 책은 결코 쉽지 않아요. 사실 현대의학도 도무지 실마리를 잡지 못하는 정신의학의 본질을, 쉽게 설명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오히려 의심스러운 일일 테지요. 그렇지만 책은 결코 개념들을 꼰다거나, 현학적인 태도를 보이지는 않습니다.

정신분석의 핵심은 무의식과 무의식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것이다. 불교적 사유 역시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들로부터 출발한다....”

 

 

책은 3부에 이르러 다시 엑셀 호퍼가 '정신분석과 불교의 연대'라는 구심력으로, 앞선 장들을 통합하게 되는데요. 이 지점에서 확실히 탁월한 통찰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불교는 '직접 경험'을 강조하는 반면, 정신분석은 '이해'를 강조한다는 것인데 이러한 차이점과 앞서 설명드렸던 분명한 공통점들과의 대차대조를 통해 심리일반에 대한 이해의 폭을 한 뼘 더 넓혀주는 멋진 책인 것 같아요. 이상, 명상과 불교학에 관심있는 분들께, 동시에 입문 심리학 책을 넘어선 심층적인 내용을 보고 싶은 분들께 추천하며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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