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된 피네간의 경야
제임스 조이스 지음, 김종건 옮김 / 어문학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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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저 엄청난 두께가 보이실 겁니다. 예, 오늘 소개드릴 책은 '읽을 수 없는 책'으로 입소문이 난 제임스 조이스의 <피네간의 경야>입니다. 정확히는 어문학사에서 3월에 출간된 <복원된 피네간의 경야>. 제임스 조이스에 관해서는 독보적인 입지를 갖고 계신 김종건 교수님이 편역을 맡았고요. 이 책의 경우, 1220여 페이지에 이르는데 그 중 절반인 600여페이지가 주석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2.

  서두에 읽을 수 없는 책이라고 작품을 소개드렸는데요. 그러니까 애초에 난해한 작품으로 유명한 작품입니다. 저도 이번에 처음 도전을 하게 되었는데 이건 어쩌면 서사보다는 책을 읽어나가는 과정 자체가 중요한 책으로 느껴집니다. 다음으로 말씀드려야 될 것이 '복원된'이라는 수식인데요. 우선 어문학사의 첫 완역본인 이 책의 경우제임스 조이스의 초고본, 노트, 교정쇄 등의 텍스트를 재확인하고 철저히 회복한 작품이라는 것입니다. 2014년에 오류가 개정되어 복원이 되었고, 그것을 편역자가 전작의 오역과 오류 및 오철어를 수정하고 다시 어문학사에서 펴낸 작품인 것이지요. 


3.

  제임스 조이스는 애초에 수수께끼와 퀴즈를 담았다고 얘기했다고 하지요. 그리고 수많은 대학 교수들이 그 뜻하는 바를 찾고 논의를 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는데 그런 면에서는 니체가 보이기도 하는군요. 형이상학적인 이야기들을 할 수밖에 없는 책이라 얼마간 포스트모던한 텍스트라는 식의 설명밖에 하지 못하는 제가 슬퍼집니다. 다만, 역자가 수많은 세월로 적립해 온 많은 사료들을 주석과 해설로 곳곳에 첨부하고 있고 이런 부분에서 퀴즈를 풀듯이, 텍스트라는 숲을 한올한올 헤쳐나갈 수 있는 용기있는 독자분들께는 상당히 보람찬 독서가 될 것입니다. 언젠가 시간과 한껏 겨루어야 할 때 단 한권의 책을 가지고 갈 수 있다면 이 책으로 수년은 버틸 수 있을 것 같달까요. 사실 상당히 용기가 필요한 작업이었을 텐데 흔쾌히 인생을 바쳐 작업을 해낸 김종건 교수님과 어문학사의 아집에 속 깊은 박수를 보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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