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사관학교에서 바다의 리더십을 배우다 - 사관학교와 장교생활 9년의 기록
전의진 지음 / 청년정신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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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대학생 때 꿈이 군인이었다. 군인의 규칙적이고 올바른 삶을 동경하였으며, 나에게 군인은 훈련을 통해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며 이로 인해 신체적, 정신적으로 누구보다 큰 도약을 하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나라를 지키고자 하는 애국심 같은 것보다는 나 자신을 위해 되고 싶단 생각이 컸던 것 같다. 물론 결국 도전하지 않았지만 여전히 군인이라는 직업에 대한 동경을 갖고 있어서 이 책에 흥미가 생기게 되었다. 사관학교라면 군인을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학교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특수 목적의 학교는 입학하지 않는 이상, 또는 주변에 생도가 없는 이상 학교에서 어떠한 생활을 하고 어떠한 경험을 하는지 알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더욱 궁금했고 이러한 점들이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이 책을 쓴 저자는 해군사관학교에 입교하여 4년간의 생도 생활을 하고, 졸업하여 해군 장교로 5년간의 생활을 한, 지금은 전역한 전역 장교이다. 여럿 생도, 장교들에게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동기, 선배 또는 후배로 기억되는 그는 9년을 바다와 함께 하며 겪은 다양한 경험, 그리고 이를 통해 얻은 가치와 습관, 그리고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저자가 했던 노력 등이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내용에 앞서 해군사관학교에서 지내면서 다양한 나라로 떠난 여러 번의 순항훈련, 학교 내에서의 행사 등 다양한 사진들이 실려 있으며, 해군사관학교를 진학하게 된 계기, 사관학교에서 생도를 선발하는 방법 등의 정보를 시작으로 시간적 구성을 따른다. 해군사관학교는 특수 목적에 따라 입학하기 전에 가입교 기간이 있다. 마치 군대 가기에 앞서 훈련소를 들어가는 개념으로 하나의 관문이라고 할 수 있다. 시험에 붙었다고 무조건 입학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이 가입교 기간에 하는 훈련을 수료해야만 들어갈 수 있고, 입교식까지 마치면 본격적인 생도가 된다. 아침점호, 식사 등 생도들의 세세한 하루 일과부터 시작해서 학교 내의 다양한 부서 활동, 긴장이 역력한 1학년의 생활부터 비교적 자율적인 생활이 보장되는 4학년 생활까지가 간결하게 실려 있다. 그뿐만 아니라 15분 전 태도, 길차려, 직각보행 등 해군사관학교만의 다양한 문화에 대한 것들이 책에 실려 있다. 사관학교 생도가 되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는 다양한 내용들 덕분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으며, 이러한 생활 속에서 저자가 신체적, 정신적으로 어떠한 것을 얻었고, 이러한 것들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어떠한 기반이 되는지 등의 저자의 심리적인 경험과 가치를 들음으로써 나 또한 성장하는 기분이 들었다.



 파트 2에서는 드디어 해군 장교의 삶이 나온다. 이미 사관학교에서 군인과 동일하게 웬만한 훈련은 다 겪었지만 실전에 들어가면서 조금 더 우리가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내용들이 나와있다. 연평 해전, 천안함 폭침 등 북한의 도발이 잇따랐던, 북한을 마주한 서해 최전방부터 시작하여 잠수함인 이순신함, 그리고 중위로서 근무할 기회가 거의 없는 정보사령부까지 다양한 위치에서 근무하는 만큼 다양한 해군의 임무를 들려주어 잘 몰랐던 군 시스템에 대해서 조금 더 알 수 있게 되었다.


 사실 표면적으로 읽을 수 있는 것은 9년간의 해군 생활이지만 이 책에서 진정으로 전하고자 하는 것은 그 속에서 얻은 저자의 정신적인 성장기로, 지금도 많은 생도들과 해군들이, 해군뿐만 아니라 모든 군인들이 이러한 인생의 귀중한 경험치를 쌓아가고 있을 것이다. 이 책을 마지막 장까지 읽으며 생각한 것은 왜 저자가 전역을 했을까?였다. 해군의 입장에서는 정말 훌륭한 인재를 잃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저자는 꼭 해군의 생활이 아니었어도 주어진 임무를 잘 수행하고 이를 통해 인생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나갔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관학교생활과 장교 생활을 통해 한 사람의 9년간의 인생을 들어볼 수 있는 신선한 에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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