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은 내려와 꿈꾸고 있네 - 열두 개의 달 시화집 十月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윤동주 외 지음, 빈센트 반 고흐 그림 / 저녁달고양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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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개의 달 시화집 十月
달은 내려와 꿈꾸고 있네

윤동주 외 지음 & 빈센트 반 고흐 그림 / 저녁달고양이 펴냄


 전에 "열두 개의 달 시화집 六月. 이파리를 흔드는 저녁바람이"를 읽어본 적이 있다. 이 책은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과 여러 시인들의 시의 조화였는데 작고 얇은 책에 감성이 가득하여 단숨에 읽혔던 적이 있었다. 이번에는 "열두 개의 달 시화집 十月. 달은 내려와 꿈꾸고 있네"라는 책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은 몰라도 이름이나 작품은 한번쯤 들어보고 봤을 빈센트 고흐의 작품과 여러 시인들의 시가 실려 있다.

  나는 문학이나 예술에 조예가 없고, 전형적인 과학쪽의 흥미와 성향을 갖고 있는지라 자발적으로 이것들과 접해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작년에 유럽 여행을 갔을 때 미술관 투어를 한 후, 그리고 영화 <동주>를 본 후 생각이 완전 달라졌다. 겉으로 딱 드러나 있는 과학적 지식이 갖는 힘처럼 시나 미술에도 그러한 힘이 담겨있다는 것을 느꼈다. 물론 너무나도 추상적이고 함축적이라서 겉으로 드러나있진 않지만 말이다.

  이 책은 여느 시집과는 다르게 시화집으로서, 왼쪽에는 시가, 오른쪽엔 그림이 실려 있다. 이 시를 보고 그린 그림이 아니고 이 그림을 보고 써내려간 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조화 덕분에 "너무나도 추상적이고 함축적이어서 겉으로 드러나있지 않는" 힘이 겉으로 눈에 보이는 느낌이 들었다. 조금 더 자세히 말하자면, 시의 함축적인 힘과 그림의 추상적인 힘을 함께 접하니 서로 시너지 효과가 나는 듯한 느낌이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시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에 그림이 도움이 되었고, 그림 속 분위기를 느끼는 데에 역시 시가 도움을 주었다. 시와 그림의 조합과 순서도 꽤 많이 생각하고 고민했을 만큼 참으로 적절한 조합이었다. 책 제목은 여러 시들 중 하나의 시의 한 구절을 달아놓은 것인데 제목을 선정하는 데에도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 같다. 하늘색 배경에 고흐의 얼굴이 그려져 있고 "달은 내려와 꿈꾸고 있네"라고 하니 마치 고흐의 정말 유명한 그림인 <별이 빛나는 밤>이 생각났다.

  끝부분에는 시인과 화가의 소개가 나와 있어서 몰랐던 시인의 배경도 알 수 있다. 시인을 알면 그 시인의 작품의 배경과 의미를 해석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배운 것 같아서 이런 식으로 활용할 수도 있겠다. 작품의 이름도 나와 있어서 책을 읽으며 인상깊었던 작품을 알고 싶을 때도 도움이 될 것이다.

  31개의 시와 그림이 실려 있어 일부러 하루에 한 편씩 보면서라도 차 한잔 할 수 있는 여유 시간을 갖으면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어서 시집을 좋아하는 어머니와 함께 차 마시는 시간을 갖고 있다. 얇고 가벼워 가지고 다니면서도 읽기 좋고, 이 달에 생일이 있는 친구에게 선물하기도 좋은 책이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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