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는 가끔 순간을 생경하게 들여다보게 만드는 거울 역할을 한다.
p. 30특별한 날은 특별해서, 평범한 날은 평범해서, 슬픔 날은 슬퍼서, 기쁨 날은 기뻐서 김밥이 어울린다. 김밥은 만능이다.
십수 년 전 그와 내가 아무런 사이도 아니었을 때, 이렇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던 그때, 그의 목에 감겨 여기까지 따라온 물건이니까. 애틋하다.
여름은 익어가기 좋고, 겨울밤은 깊어지기 좋다. 봄밤은 취하기 좋고 가울밤은 오롯해지기 좋다.
구슬픈 무지가 악의 없는 하얀 꽃잎 속에 숨겨져 있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