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를 넘다
우지혜 지음 / 청어람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남주 권 정 

여주 공하진

★ (+♥)



15년이라는 시간 동안 정과 하진은 평행선을 달린다. 남주가 어린 시절 모(母)에게 버려진 상처와, 부(父)에게 학대받은 상처를 모두 감싸준 것은 하진이다. 고등학교 음악실에서의 잔잔한 그들의 첫만남의 그 순간부터 남주는 여주에게 위로받았고 상처 받은 남주의 마음을 내내 위로해주는 것은 여주다. 그의 부모님에게서 봤던 사랑의 끝은 결국엔 비극이었다. 속 깊이 자리한 외로움을 달래주며 언제나 늘 옆에서 함께 걸어주는 하진을, 권 정은 절대로 사랑이란 틀 안에 가두고 싶지 않아 한다. 그들의 끝이 비극이 되는 순간 결국 아버지처럼 사랑하는 이를 잃게 되고 마는 결말을 마주하게 될 것이 분명하기에. 늘 같은 평행선을 걸어가며 하진의 곁에도, 정의 곁에도 다른 사람들이 한 번씩 머물다 가지만 결국 그들이 갖는 의미는 아무것도 없었다. 늘 같은 평행선을 걸으면서도 정은 언제나 늘 불안하다. 그 선 위에서 하진이 조금이라도 벗어날까, 멀어질까, 늘 마음 속에 불안을 안고 산다. 그런 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해주는 것도 하진이고, 겁쟁이 권정을 하진은 기다린다. 무려 15년을. 15년이 지나서야 하진을 다급히 붙잡는 정의 행동은 절로 고개가 끄덕여질만큼 물 흐르듯이, 그렇게 이루어진다. 언제든 손을 뻗어 마주잡아도 이상할게 없는 거리였고,시간이었기에. 자연스레 변해버린 그들의 관계가 어색하지 않다. 함께 있어도 불안했고 두려웠던 그들의 평행선은, 정이 손을 뻗어 하진의 손을 잡았을 때, 평행선이 아닌 함께 걷는 두 사람만의 길이 되어버린다. 






_후기


우지혜 작가님의 경계를 넘다는 애정하는 소설이 아니다. 편애하는 소설이다. 우지혜 작가님의 다른 소설들보다도 편애하고, 다른 애정하는 여러 작가님들의 여느 소설 중에서도 유독 편애하는 그런 소설이다. 경계를 넘다로 처음 우지혜 작가님을 접했고, 내게 무한한 신뢰를 단 한권으로 가져다주었기 때문에 경계를 넘다는 내게 있어서 특별 그 자체다. 미묘하고도 섬세한 감정선을 악기 연주하듯이 자유자재로 이어나는가 하면, 전율이 필요한 부분에서 아낌없이 설렘폭탄을 투척해주시면서 심쿵을 선사해주신다. 스캔들이 터진 후 하진과 연락이 닿지 않아 하룻밤을 꼬박 돌이 되어 보낸 후, 휴대폰이 울리고 낯익은 전화번호를 보았을 때, 하진의 목소리를 들었을때, 느릿하게 그러나 순식간에 녹아내리 듯이, 현실로 돌아오는 정을 묘사하는 장면에서는 나 역시 굳어있었고 나 역시 소름이 돋았다. 책을 10번을 빌려볼지언정 나는 소장을 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우지혜 작가님의 소설들은 여러권 소장중이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채워나가 전권 소장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제 곧 며칠을 기다려온 인터셉트가 사랑하는 택배기사님으로부터 도착할텐데, 우지혜 작가님의 소설은 이제 줄거리조차 확인하지 않고 사는, 나로써는 말도 안되는 이 미친 신뢰감을 작가님이 절대 배신하지 않을거라는 확신도 있다. 의심은 시간낭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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