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삼스러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가장 사소해 보이는 것이 결국 가장 중요한 경우가 종종 있다. 음식에 올리브 몇 개를 넣어야 하는가가 아니라, 당신이 지금 누구를 위해 그 요리를 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듯이 말이다. 또한 어떤 그림이나 사진, 이미지를 보고 있는지도 식사에서 그 못지않게 중요할 수 있다. 너무도 많은 것들이 우연을 통해 일어난다. 당신이 앞으로도 오래도록 기억할, 어떤 음식을 좋아한 화가의 그림을 어떻게 우연히 만나게 되는지, 혹은 당신이 그 그림 속 음식을 만들 때 그 음식과 완벽하게 어울렸던 와인의 맛은 어땠는지, 그 와인을 누가 가져왔었는지, 저녁 식사를 막 식탁에 차리려 할 때 당신이 어떤 시를 읽고 있었는지 같은 우연적인 것들이 훨씬 더 중요한 기억으로 남을 수 있다. 음식을 둘러싼 이 모든 것들이 형성되는 방식이 어떻게 보면 삶의 핵심이고, 그것은 자연히 모든 독자와 요리사, 화가와 시인 저마다에게 다르게 각인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