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오월의 청춘 1~2 세트 - 전2권 - 이강 대본집
이강 지음 / 김영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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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오월의 청춘 1,2 - 이강 대본집 


볼 때마다 가슴이 아린 드라마, <오월의 청춘>이 막을 내렸고 그의 대본집이 출시되었다. 평소에 드라마를 시간낭비라고 생각해왔던 나지만 '이 드라마만큼은 꼭 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게 해 준 <오월의 청춘> 만큼은 예외였다. 



나의 어머니는 전라남도 광주분이시고, 나의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께서는 아직도 광주에 계신다. 실제로 나의 외조부의 남동생분 되시는 작은할아버지께서 전두환이 휘두른 자비 없는 폭력 앞에 쓰러져 오랜 시간 투병 끝에 돌아가셨기에, 1980년 5월 18일의 광주를 겪어낸 역사가 곧 나의 가족이기에, 이 드라마만큼은 외면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이 책을 내가 선택해서 읽기까지 오만가지의 생각이 나를 휩쓸었다.  <오월>이라는 단어만 봐도 마음이 아파지는 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본집을 집어 든 이유는, 내가 직접적으로 겪지는 않았어도 간접적으로 나의 가족이 고통당하는 모습을 봤던 나 같은 사람이 나서서 읽어야 <보기만 해도 불편하다>라며 그날의 광주를 외면하는 사람들이 좀 더 용기를 낼 것 같아서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또한, <오월의 청춘> 관련된 기사를 보다 보면 대다수의 댓글들이 <마음 아파서 못 보겠다>, <굳이 눈물 질질 짜는 걸 볼 필요가 있나>와 비슷한 내용의 의견들이 많았기에. 상처라는 것은 숨기면 숨길 수록 곪아 터져 버리기에, 아프지만 오픈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용기를 냈다. 


책을 읽는 내내 많이 울기도 울었다. 그 오월에 사라진 사라져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수백 명의 삶이 안타깝고 딱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삶을 기꺼이 들여다 보고자 했던 나의 결정에 후회는 없다. 더 많이 알 수 있었고, 더 많이 공감할 수 있었고, 감사한 마음이 더 들게 했으니 말이다. 


마음 아픈 역사를 재조명한 드라마, 그리고 그 드라마의 대본을 고스란히 옮겨둔 대본집에 감사하다. 이로 인해 더 많은 이들이 그날의 광주를 기억하고 마음속에 담을 수 있을 테니. 


끝으로 이 책을 통해 그날의 광주를 더 많은 이들이 더 오래오래 기억해줬으면 하는 작은 소망을 담아본다.


"아니요, 안 괜찮아요. 희태 씨 없는 오월은,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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