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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드 1 - 엘파바와 글린다, 개정판 ㅣ 위키드 1
그레고리 머과이어 지음, 송은주 옮김 / 민음사 / 201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마녀'씨리지... 상당히 짜증나는 책이다. 원래는 별 하나도 아까운데, 번역가들이, 이 중언부언, 지지부진한 얘기를 옮기느라 '고생을 넘어 고행'하신 걸 생각하면 가슴이 쓰려서 별 두개 채웠다.
이 그레고리 머과이어(Gregory Maguire) 아저씨가 원래는 동화작가였다. 대학에서 아동문학 교수로 지내기도 하셨고, 2004년에 'Andy Newman'이란 화가와 결혼해서 3명의 아이를 입양해 보스턴에서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있다는, 조금 독특한 개인사가 있다. 뭐, 동성애가 얘깃거리가 되는 건 호랑이 담배먹던 시절 얘기고... 동성부부도 아이들을 입양 할 수 있는 미국이란 나라가 참; 새삼 놀랍다.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똑 같은 기회를 주는 것 졸라 멋지고 바람직하다.
이 양반이 위키드 만큰은 아니지만 나름 이름을 알린 책이 'Confessions of an Ugly Stepsister'란 책인데 신데렐라 이야기를 뒤집어 까놓은 책이다. 개인적으로 위키드 보다 이 책에 더 후한 점수를 주고싶다. '신데렐라 언니의 고백'이란 제목으로 번역본도 나와있으니 관심있으시면 냉큼 보시든가요.
마녀 씨리즈가 원서는 작년 11월에 완간되었다. 'The Wicked Years'로 부르는데 총 4권이다.
Wicked: The Life and Times of the Wicked Witch of the West
Son of a Witch: Volume Two in The Wicked Years
A Lion Among Men: Volume Three in The Wicked Years
Out of Oz: The Final Volume in The Wicked Years
이게 번역본으로 나온게
위키드 1: 엘파바와 글린다
위키드 2: 서쪽 마녀 이야기
위키드 3: 리르 이야기
위키드 4: 겁쟁이 사자 이야기
위키드 5: 레인 이야기(8월 17일 출간, 예약판매 중)
위키드 6: 오즈마 이야기(근간)
번역본 1,2권이 원서 1권이고, 번역본 3권이 원서 2권, 번역본 4권 원서 3권, 번역본 5,6권이 아마도 원서 마지막 권을 옮긴 것 같다. 원서 마지막 권이 하드커버로 592 페이지, 거의 600페이지에 가까우니 뭐 번역본으로 세권을 낸다해도 받아들여아지 싶다; 어쨌든 그렇다.
잡설이 길었다. 본론. 출판사의 홍보 내용을 보면 서쪽마녀, 즉 엘파바가 약자, 즉 동물(의식있는 동물과 그냥 동물)을 위해 뭔가 대단한 모험을 그린다는 식인데... 아, 그래 모험한다. 그런데 정말 지지부진하고 지루한 모험이다. 동물들을 위해 지하세계로 몸을 숨기고 동물들의 권익을 위해 싸우긴 하는데 알맹이가 없다. 그냥 '저기요 엘파바가 지금 싸우고 있어요, 뭐 그렇다할 극적인 장면은 없지만 하여튼 싸우고 있으니까 닥치고 읽어요'라고 입만 깐다. 그 숨어서 싸운다는 기간동안 좋아했던 보크도 아니고 쌩뚱맞게 피예로와 에로영화를 찍는다. 엘파바가 서쪽으로 가게 만드는 결정적 요인이 되는 인물인지는 알겠는데 너무 쌩뚱맞다는거다. 오즈의 마법사 원래 내용에 서쪽마녀가 도로시가 뿌린 물에 죽는 것도 전혀 반대로 엘파바는 불에 타죽는다. 이런걸 작가는 나름 깨알같은 재미라고 생각하겠지만; 글쎄... 별로 모르겠다. 3권 리르 이야기로 넘어오면 아 그냥 '리르' 쳐때리고 싶을 정도로 아, 멍청한 찌찔이 쉑이란 생각밖에 안든다. 그래서 'Son of a witch'인지 모르겠다. 미국쌍욕으로(son of a bitch) 뻔한 말장난이다. 리르 이야기를 번외편으로 그냥 쓴건지 이 이야기를 왜 쓴건지 당췌; 4권은 보면 아... 이 씨리즈의 진정한 갑은 '야클' 할매가 아닐까 싶을 정도다;ㅋㅋ
이 소설의 치명적인 약점은 개연성이 드럽게 없다는 거다. 인물간, 사건간... 하여튼, 그냥 작가의 말장난, 그것도 영어권 문화가 아닌 사람은 공감하기 힘든, 왜냐 미국식 말장난이 대부분이다. 단어로 말장난 하는거 단어 앞뒤로 바꾸는거 '엘파바(Elphaba)' 이름부터 말장난인데 오즈원작자 이름 엘 프랭크 봄(L. Frank Baum)에서 따온 단어다. L을 발음그데로 El, Fra를 pha, Ba를 ba 이런식으로 단어 짜맞춤 놀이가 소설 곳곳에 나온다. 이런게 깨알같은 재미로 다가올 수 없는 문화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과연 재미질까?
개인적으로 재미 드럽게 없다. 그래도 5권 예약구매했다. 이때껏 읽은게 아까워서다. 아마, 쌍욕하면서 6권도 살거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