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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가게 -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행복을 파는 곳
정근표 지음, 김병하 그림 / 삼진기획 / 2003년 6월
평점 :
품절
어린이들이 착하고 순수하다는 말이 있다. 물론 그런사람도 있다. 많은 사람이 어린시절에 순수하고 착했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사실, 그렇지 않다고 해도 그것이 인간적으로 정상이 아닌것은 아니다. 성악설을 믿고있는 나로서는 더욱 그렇다.
아이들은 놀고 싶어하고 즐기고 싶어하고 아프지않고 싶어하고 자기가 젤 편하고 싶어하고 갖고 싶어한다. 젤 많은 사랑을 받고 싶어하며 젤 많은 관심을 갖고 싶어한다. 그것은 일반적이다. 착하게 보이는 아이든 그렇지 않은아이이든 말이다. 갖고 싶어하고 놀고싶어하고 그것을 솔직히 표현하고 표현된것, 어른들이 말한것을 그대로 믿는다. 순수하다. 맞는 말일거다. 그러나 착한것은...사실은 착한것일지 몰라도 그렇지 않을수도 있다. (착하다는 말은 정말이지 너무나 많은 모습을 포함하고 있다. 때로는 선량하고 좋은 사람이라는 뜻으로 쓰이지만 때로는 바보같은 사람, 어리석은 사람이라는 뜻이 되기도 한다.)
주인공이 식이 아재를 내쫓아버린것은 분명 착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식이 아재가 냉방에 앓고 누웠다는 말을 듣고 얼른 뛰쳐나가 배달하며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모습에서 우리는 순수함을 느낄수 있다. 착함과 순수함은 늘 그렇게 똑바르게 연결되지는 않는모양이다.
식이 아재는 경로당에 쌀과 연탄을 기부하고 자신을 밝히지는 않고자 했다. 주인공소년은 그것이 어리석게 보였다. 그러나 그럼에도 그는 세상을 밝히는 작은 빛을 보았다고 표현하고 있었다. 정말이지 어리석음은 착함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어린아이보다 때로는 어른이 그것을 어리석음이 아닌 착한것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어린아이가 무조건 착하다고 순수하다는 것은 그렇지 못한 아이를 아쉽게 만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든다. 정말 어린이는 다 착하고 순수한걸까? 순수할지는 모른다. 순수하기때문에 너무나 솔직하게 너무나 모든것을 표현하여 피해주는것이 좋다고만은 할수 없지만. (뛰어난 지혜로 하는 일이 아닌한 선한의도로 행한일도 피해를 주게된다.-알베르 까뮈) 어른들은 호의와 선한일, 착한모습을 드러낸다. 그러나 그것은 치밀하게 계산된 겉모습일지도 모른다. 나는 실제로 어릴때는 갖은 욕쟁이에 말썽꾸러기에 싸가지도 없었던 사람이 나중에 놀라울 정도로 상냥하게(겉모습뿐일진 모르나...)된것을 보았다. 어린아이는 순수하다. 그러나 반드시 착하지는 않다. 착하다는 그것은 선입관이다. 그런 선입관으로 아이를 대하면 아이는 물론이고 나역시 상처받게 된다. 난 그렇게 생각했다.
이 책에서 주인공이나 그 친구들, 가족의 순수한 모습을 보았다. 때론 착한 모습도 보았다. 상처를 주고 받는 모습도 보았다. 신기하게도 못된 모습이고 때론 이래도 되는거냐, 버릇없네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인간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난 정보다는 사랑을 더 좋아한다. 오래참고, 온유하며, 투기하지 아니하는...그런 사랑이 더 좋다. 정은 인간적이다. 그러나 사랑은 초인간적이다. 인간 그대로의 모습에 안주하는 것보다 나는 사랑을 갈구하고 싶다. 정때문에 산다라고 말하지 말고 그냥 사랑한다라고 말하자.
정의 모습도 좋지만 그보다 더 큰 사랑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