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 ㅣ 국민서관 그림동화 13
로렌 차일드 글 그림, 조은수 옮김 / 국민서관 / 2001년 10월
평점 :
여러분도 절대 안먹는 음식이 있으신가요??
저는 어릴때 하도 편식을 해서 먹는 야채가 손꼽을 정도였답니다..
왜 진작 이런책이 나오지 않았는지, 왜 내겐 찰리와 같은 오빠가 없었는지 생각해 보지 않을수 없
네요
두명의 언니들과 한명의 여동생만 가지고 있는 제게는 정말이지 찰리같은 오빠가 필요했을텐데..
정말이지 당근이나 가지, 양파, 파같은 야채들이 왜 생겨났는지, 또 왜 그런 음식으로 요리를 해야
제 맛이라고들 말씀하시는지 어른들이 이해되지 않았답니다.
먹기 싫은 야채를 입에 넣으면(물론 부모님의 성화에 못이겨..), 몇번 씹다가 구역질까지 해가면
뱉어내던 생각을 하면 정말 씁쓸하지요.
파를 잘먹는다고 칭찬받던 언니를 따라 한답시고 한입 파를 (국에 들어있던) 입에 물었다가 곤욕
스러웠던 생각도 나구요. ㅎㅎ
특히나 콩을 싫어하던 저는 도시락에 꼭 콩밥을 싸주시던 엄마가 얼마나 원망스러웠는지 몰라요.
매일저녁 방과후 집에 돌아오는 제 손에서 낚아채듯 뺏아가 검사하는 막내동생얼굴이 떠오릅니다.
한쪽 옆에 가지런히 모아놓았던 콩들..ㅋㅋ그래도 버리지 않고 꼭꼭 싸가지고 온 저는 뭔지요.
아줌마가 된 지금도 친정에 가면 가끔 그 얘기를 꺼내곤 한답니다.
그리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말하지요.
"우리 진호(제 아들이름입죠~)한테는 막내이모같은 동생이 없어서 정말 다행이다~."
7세배기 제 아들놈은 다행히도 저보다는 야채를 훨씬 잘 먹는답니다.
물론 가리는 야채가 몇가지 있긴 합니다만, 보통의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면 중상위(?)수준은 된다
고 감히 말하고 싶네요^^
아이와 함께, 남편이 서점에서 사들고 온 <난 토마토 절대 안먹어>라는 책을 보면서, 롤라가 왜
안먹는지 이해가 안간다고 까지 말한다니까요~? ㅋㅋ 물론 저는 십분 이해가 갑니다..
그렇지만 제가 주장하고 싶은 바는, 세상의 편식안하는 아이들중 모든 음식을 다 잘먹는 아이는
없다는 사실입니다~
편식이라는 자체가 물론 주로 야채를 안먹는 아이들을 중점으로 이야기 되는 단어이긴 합니다만,
식성이 바뀌어 지금처럼 야채나 콩을 잘먹는 저도, 또 아이의 유치원 친구중 열무김치국물을 시원
하다고 연신 떠먹는 아이도 분명 안먹는 음식이 있습니다.
독서치료라는 개념을 생각해보면, 어릴때 부터(이미 생각이 굳어졌다고 하는 어른들 말고요) <난
토마토 절대 안먹어>같은 책들을 즐겨 읽힌다면..또 실천해 본다면 정말 편식이라는 문제는 풀지
못할 숙제로 남지만은 않을것입니다.
고기를 안먹거나 생선을 안먹는 아이..지금처럼 책에 나온 롤라와 같이 식성이 까다로운 아이들같
은 경우 정말 부모들이 힘들어 할 대상입니다.
식성이 까다로우면 당연히 성격도 까다로와지고, 체력도 저하되겠죠? 그리고 자연스레 따라오는
것이 바로 잠투정이구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되지 않으면 학교생활도 적응하기 힘들
어지죠. 이 모든 문제를 한방에 해결하려면, 부모의 관심과 아이의 흥미를 같이 어울수 있는 이런
책을 읽어보고 실천해 보는 거라 생각됩니다.
진정한 편식은 입에 한번이라도 대어보고, 먹어본 이후에도 그 음식을 절대 먹지 않는 겁니다.
한번이라도 입에 넣어보고 먹어보고 음식맛을 느껴 보아야, 내 입에 맞는지 아닌지, 내가 좋아하
는 음식인지 아닌지를 알수 있을텐데요..
다행히도 책속의 롤라는, 입에조차 대지 않아본 음식들을 현란한 단어의 이름들로 바꾸니 간단히
해결되는 편식의 소유자이지요.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입에 대어보지 않고 그 음식의 생김새만 보고 판단을 한답니다.
일차적인 편식자(상위)아이들이라면 롤라와 같은 방법으로 즉각 해결이 가능하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차 편식아이들(먹어보고 반응이 좋지 않은..)과 같은 경우는 책과 더불어 독후활동이 중
요하다고 생각되네요.
아이가 싫어하는 음식들중 하나가 바로 피망이지요.. 저도 피망은 별로지만요^^;;
아이와 함께 만들어보는 요리도 충분히 아이의 편식을 없앨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참 이쁜 피망이죠?
피망인줄 모르셨다고요?
이런 모양 피망(울퉁불퉁한 모양을 자르면 하트가 나온답니다~)을 보면서 어떻게 먹지 않을수 있
겠습니까? 잘게 썰여서(아이와 함께) 동그랑땡에 넣고 지졌습니다..
집앞 텃밭에서 직접 재배한(물론 저희 시부모님이 해주셨지만요^^;) 싱싱한 피망입니다.
물컹거리는 가지도 아이와 함께 요리할 때 재료로 쓰니 잘만 먹더군요.
"보랏빛 무지개 담아 우리밭 가지 쑥쑥~" ㅋㅋ 가지의 이름입니다..
매운맛이 나는 양파도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볶으면 달~콤하게 변하지만, 아이들은 정말 싫
어한답니다. 그러나 우리집에서는 생선(고등어나, 조기)을 튀기거나 지질때 양파를 함께 곁들여
요. 그리고 이름을 붙이죠.
"바닷속 향기가득 고소한 고등어랑 헤엄치는 하얀 양파~"
ㅋㅋ 거창하지요? 하지만 아이는 잘먹는답니다..
요리하며 아이의 창의력을 돋울수 있게 작품명을 설정하지요. 남편도 동참시키시면 더욱 좋구요.
동그랑땡도 그냥 동그랑땡이 아닙니다..
"진호표 하트피망 들어간 맛난이 똥그랑~~"ㅋㅋ 좀 길죠?
재미난 책 <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를 읽어보며, 비록 우리 아이에겐 찰리같은 형도, 롤라같은
여동생도 없지만, 저같은 엄마가 있다는 걸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 땅에 많은 편식아이들을 자녀로 둔 부모님들..그리고 편식자 여러분!
꼭 한번 읽어보고 아이와 함께 요리를 만들어 보세요.
10가지 안먹는 야채나 반찬이 있었다면 적어도 그중 한두가지의 편식은 없앨수 있다고
확신하며 리뷰를 마칩니다^^
- 수유동에서 7살배기 아들녀석을 둔 엄마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