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부응 副應
기대에 부응하다 → 기대에 따르다 / 바람에 맞추다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다 → 시대 요청에 발맞추다
학생들의 요구에 부응하여 → 학생들 요구에 따라 / 학생들이 바라는 대로
‘부응(副應)’은 “어떤 요구나 기대 따위에 좇아서 응함”을 가리킨다고 해요. ‘응하다(應-)’는 “물음이나 요구, 필요에 맞추어 대답하거나 행동하다”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그러니 ‘좇다’나 ‘맞추다’나 ‘따르다’로 손볼 만합니다. ‘발맞추다’나 ‘대로’나 ‘따라’ 같은 말마디로 손볼 수 있어요. 이밖에 한국말사전에 ‘부응(符應)’을 “1. 믿음이 깊어 부처나 신령에 통함 2. 천명과 인사(人事)가 일치함”으로 풀이하면서 싣습니다만, 이런 한자말은 털어야지 싶어요. 2017.10.22.해.ㅅㄴㄹ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서 미안하구나
→ 기대에 맞추지 못해서 미안하구나
→ 네 바람을 따르지 못해서 미안하구나
→ 네가 바라는 대로 하지 못해서 미안하구나
《천재 유교수의 생활》(야마시타 카즈미/신현숙 옮김, 학산문화사, 2003) 13쪽
세계 식량 수요에 부응하여 식량 생산을 늘림과 동시에
→ 세계 식량 수요에 맞추어 식량 생산을 늘리면서
→ 세계 식량 수요에 발맞추어 식량을 더 지어내면서
→ 세계 식량 수요에 따라 식량을 더 지어내면서
《지구의 딜레마》(레스터 브라운/고은주 옮김, 도요새, 2005) 189쪽
그들의 사진 속에서 감지되는 강렬한 미적 감수성은 서구의 환경과 기술에 부응할 뿐이지 내가 살고 있는 삶과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었다
→ 그들이 찍은 사진에서 보이는 드세게 고운 느낌은 서구 환경과 기술에 발맞출 뿐이지 내가 사는 곳하고는 멀었기 때문이었다
→ 그들이 찍은 사진에서 나타나는 세차며 고운 느낌은 서구 삶터와 솜씨를 좇을 뿐이지 내가 있는 삶하고는 동떨어졌기 때문이었다
《사진, 찍는 것인가 만드는 것인가》(앤 셀린 제이거/박태희 옮김, 미진사, 2008) 37쪽
집단심리에 편승한 일시적 관심인 줄 알면서도 나는 높고 낮은 강단에 올라, 독자들의 값싼 호기심에 부응하려고 애썼다
→ 집단심리에 타서 살짝 눈여겨보는 줄 알면서도 나는 높고 낮은 자리에 올라, 사람들한테 값싼 궁금함을 채워 주려고 애썼다
→ 우르르 몰려서 한동안 쳐다보는 줄 알면서도 나는 높고 낮은 자리에 올라, 사람들한테 값싼 궁금함을 맞춰 주려고 애썼다
《노란 화살표 방향으로 걸었다》(서영은, 문학동네, 2010) 30쪽
과연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 참으로 바람에 맞출 수 있을지
→ 참말 바람대로 할 수 있을지
→ 참으로 바람에 걸맞게 할 수 있을지
→ 참말 바람처럼 해낼 수 있을지
《동네도서관이 세상을 바꾼다》(이소이 요시미쓰/홍성민 옮김, 펄북스, 2015) 22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