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이나 허물을 밝혀서 말하는 자리에
여러 가지 말을 예부터 썼습니다.
그런데 이 여러 가지 말이 모조리
한자말 '야단'에 밀리고 '혼'에 눌립니다.
한국말을 제대로 쓰도록 가르치지도 못하고 말하지도 않으니
'야단치다'와 '혼나다'만 아무 자리에 아무렇게나 쓰는구나 싶어요.
이제까지 나온 국어사전에서도 모두
우리 말을 제대로 다루거나 풀이하지 않았으니
아주 마땅한 노릇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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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라다·꾸짖다·탓하다·타이르다·꾸중·꾸지람·지청구
→ ‘나무라다’는 어떤 몸짓이나 말투나 모습을 두고서 차근차근 밝혀서 잘 알아듣도록 말할 적에 씁니다. ‘꾸짖다’와 ‘꾸중’과 ‘꾸지람’은 어떤 일을 잘못하거나 올바르지 않다고 여길 적에 씁니다. ‘나무라다’는 허물이나 모자람이나 아쉬움을 들추어서 들려주는 말이기에, 어떤 물건에서 무엇이 아쉽거나 모자라다고 하는 자리라든지, 다른 사람을 놓고도 아쉽거나 모자라다는 뜻을 밝힙니다. ‘꾸짖다’와 ‘꾸중’과 ‘꾸지람’은 이와 달라, 잘못을 바로잡거나 올바르지 않은 일을 제대로 다스리도록 따끔하게 알려주거나 가르치는 자리에서 씁니다. ‘나무라다’와 ‘타이르다’는 여러모로 비슷하게 쓴다 할 만한데, ‘나무라다’는 허물을 살짝 들추는 느낌이 깃들곤 하지만, ‘타이르다’는 ‘달래다’와 비슷하게 마음을 가라앉히도록 부드럽게 말하는 느낌이 깃든다고 할 수 있습니다. ‘꾸중’과 ‘꾸지람’은 서로 같은 낱말로 여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꾸중’은 덜 따끔하게 들려주는 말이고, ‘꾸지람’은 살짝 따끔하게 들려주는 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청구’는 ‘꾸지람’과 같은 뜻으로 쓰는 한편, 남을 탓하는 자리에서도 씁니다.
나무라다
1. 어떤 몸짓이나 말투를 밝혀서 알아듣도록 좀 가볍게 말하다
- 밥상 앞에서 재채기를 하지 말라고 나무랐다
- 싸우는 동생들을 떼놓고 차근차근 나무랐다
2. 모자라거나 제대로 못하는 곳을 말하다
- 나무랄 데 없는 노래 솜씨이다
- 나무랄 데 없이 잘 쓴 글
꾸짖다
: 잘못을 낱낱이 밝혀서 따끔하게 말하다
- 밥그릇을 깨 놓고 동생한테 덮어씌웠다며 크게 꾸짖으셨다
- 아이가 아직 어리니 잘못했더라도 그만 꾸짖으셔요
탓하다
: 어떤 일을 핑계나 구실로 삼아 허물을 따져 말하다
- 나를 탓해야지 왜 너를 탓하겠니
- 자꾸 나만 탓하지 마셔요
타이르다
: 잘 알아듣도록 차근차근 밝혀서 말하다
- 너무 꾸짖지만 말고 부드럽게 타이르셔요
- 동무하고 싸움질을 자꾸 하는 동생을 타일러 주었다
꾸중
: 잘못을 낱낱이 밝혀 들려주는 말
- 오늘도 어제처럼 꾸중을 들었네
- 꽃을 함부로 꺾었다고 꾸중을 들었다
꾸지람
: 잘못을 낱낱이 밝혀 잘 알아듣도록 들려주는 말
- 날마다 꾸지람을 들으니 주눅 들겠어요
- 오늘부터는 꾸지람을 듣지 않도록 할게요
지청구
1. = 꾸지람
- 하는 일마다 지청구를 들으니 기운이 한풀 꺾인다
2. 까닭 없이 남을 나쁘게 말하거나 못마땅하게 여김
- 지청구가 잦으면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없어
- 심부름을 잊고 또 놀기만 했다고 지청구를 들었다
(최종규 . 2013 - 새로 쓰는 우리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