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당한 몸 - 장애와 질병에 대한 여성주의 철학 그린비 장애학 컬렉션 2
수전 웬델 지음, 강진영.김은정.황지성 옮김 / 그린비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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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도, 밑줄도 부족할 정도로 전 구절이 좋은 책.


나는 자신의 신체적이고 정신적인 한계를 구체적으로 선명하게 깨닫고 있는 사람들이나, 모든 것을 마음대로 통제할 수 없고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도 마음대로 할 수 없음을 경험을 통해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은 장애인과 쉽게 동일시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런 사람들은 장애인을 타자로 생각하고 대우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 하지만 나는 반대로 장애의 범주를 너무 확장시켜서 장애인이 경험하는 타자화를 가볍게 치부해 버리는 시도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기도 한다. 모두가 한계와 불완전함을 갖고 있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어떤 면에서 장애인이라는 말이 그런 예이다. 이 말은 타자화되는 것 이외에도 신체와 정신적인 조건 때문에 그리고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걸림돌 때문에 한계와 괴로움을 겪는 사람들의 어려움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다.(133쪽)

한 사회 내의 삶의 속도가 빨라질 때 더 많은 사람들이 장애를 가지게 되는 경향이 있다. 더 빨리 하려고 애쓸수록 결과적으로 더 많은 신체적 손상을 만들어 낼 뿐만 아니라, 그러한 ‘정상적인‘ 수행능력에 대한 기대치에 미칠 수 있는 사람이 드물기 때문이기도 하다.(82쪽)

우리는 사람들이 언제나 자신의 몸을 통제할 수는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법을 알고, 그들에게 불가능한 일을 해내도록 하는 책임을 지우지 않는 것을 배워야 한다. 간단히 말하자면 몸으로 사는 삶의 현실을 좀더 기꺼이 마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213쪽)

메이 사턴은 [뇌졸중 그 후]라는 일기에서 "나에게 젊음이라는 것은 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과 연관되어 있는 반면, 노년은 종종 고통이나 몸 내부에서 일어나는 것들을 의식적으로 극복해 나가는 일이다. 누구나 실제로 그것을 의식한다"라고 적었다.(3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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