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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 - 무루의 어른을 위한 그림책 읽기
무루(박서영) 지음 / 어크로스 / 2020년 5월
평점 :
잘 살고 싶다는 것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조금씩은 간직하고 있을 보편된 바람일 것이다. 그리고 시간의 흐름 속에서 그 바람은 다양하게 변화된다. 주어진 환경에 따라. 개인의 욕구나 열정에 따라. 또 크고 작은 일상의 사건들과 경험에 따라 개인의 가치관은 세워지고 무너졌다가 다시 또 세워지면서 삶은 채워져나간다. 작가는 그 삶의 한가운데서 특히 글 쓰는 사람의 눈으로 세심하게 겪고. 내면화 해온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가의 눈은 때로는 철저히 이성적이고. 때로는 한없이 감성적인가 하면. 또 천상 작가의 것인 감각으로 자신과 이웃을 사랑하고 싶은 아름다운 욕망을 일상의 서사를 통해 펼친다. 작가는 이 모든 것들을, 살고 살아온 모든 시간과 의지와 사건들의 말미로서 “할머니”라는 자신의 미래의 모습을 마련한다. 그리고 그 할머니가 한없이 너르고.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친교를 세상과 이웃과 나누면 좋겠다는 의지를 고백함과 동시에 그 모든 것들이 독립된 것일 때의 ‘완전함’ 또한 이야기한다. 작가는 이러한 것들이 외로움이나 고독이라는 부정적인 것에 대비되는 것으로 이야기하지만. 그 또한 할머니가 아닌 할머니를 바라보는 젊은이의 눈이기 때문일 것이다. 독자는 할머니가 되어가고 싶은. (작가는 이미 자신이 할머니가 아닌가 단정해보기도 한다.) 아름다운 삶을 열정적으로 사는 젊은이의 아름다운 자기 고백을 들을 수 있다. 사실 우리 인생은 스무네살에 이미 할머니 다운 삶의 태도를 지니는 인생이 존재하는가 하면. 스물네살의 마음을 가진 육십대 진짜 할머니도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작가는 작가로서 작가다운 면모로 자유롭게 춤추면서. 스스로 읽은 다양한 텍스트와 그림 이야기들을 통해 걸어온 길을 독자들과 함께 되집어 순례하듯 하며. 자상하고 열정적으로 또 솔직. 섬세. 기발한 이야기꾼의 세계를 경배한다.
#이상하고자유로운할머니가되고싶어 @across_p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