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윙크 - 한쪽 눈만 뜨고 학교에서 살아남기 ㅣ 미래주니어노블 12
롭 해럴 지음, 허진 옮김 / 밝은미래 / 2022년 9월
평점 :
<윙크>는 작가 롭 해럴의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꾸며진 책이에요.
희귀암에 걸린 10대 소년 로스가 암 치료를 받아가며 학교생활을 해 나가는 이야기로
작가 롭 해럴이 자신의 눈에 생긴 희귀암의 경험을 10대에게 투사하여 만들어낸 주니어소설이지요.
작가 자신이 당시 겪었던 불안과 공포, 슬픔과 절망, 분노
그리고 그 속에서 희망을 찾고, 즐거움과 기쁨을 느꼈던 순간들이 소설 속에도 참 잘 표현되어 있는데요-
자신이 암을 진단받고, 치료하는 과정에서 겪은 실제 경험에서 비롯된 이야기라
더욱 실감나고 마음에 와닿는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내게 암이 찾아왔다면..?
이런 질문은 상상조차 하기 싫은 질문이기도 해요.
이 책의 주인공 로스는 바로 이런 상상도 하기 싫은 일을 직접 겪게 됩니다.
그것도 무척 어린 나이에요.
우리나라로 치면 중학교 2학년 정도 되는 어린 나이에 찾아온 암-
이 사건은 로스의 삶을 어떻게 바꾸어 놓았을까요.
로스는 어느날 갑자기 눈두덩이가 부어올라서 병원을 찾습니다.
그리고 '눈물샘 점막표피양암'이란 생소한 이름의 희귀암을 진단받게 되요.
의사는 한쪽 눈을 제거해야 하며, 두 눈 모두 시력을 잃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상당히 절망적이죠.
중2 나이에 둔 눈의 시력을 모두 잃을수도 있다는 판정이라니-
제가 로스였다면 어떤 기분이 들었을지 쉽게 짐작하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당시 로스의 기분을 이 책에서 그대로 느낄 수 있어요.
너무 이른 나이에 죽을 수도 있다는 공포는 로스 자신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 친구들에게도 영향을 줍니다.
이 사건으로 로스의 인생이 완전히 달라지거든요.
로스 옆에는 오랫동안 단짝으로 지내온 애비와 아이삭이 있었어요.
하지만 로스가 암에 걸렸다는 얘기를 들은 후부터 아이삭은 로스와 멀어지게 되지요.
연락도 잘 되지 않고 마주쳐도 고개를 떨구는 아이삭.
반면 애비는 언제나 로스 옆에서 자리를 지킵니다.
방사선 치료를 할 때도, 장기 자랑 대회를 준비할 때도, 방사선 치료가 끝나는 기쁜 날에도요.
암 판정과 시력상실의 가능성을 진단 받은 것 만으로도 큰 고통을 겪고 있는 로스-
단짝친구 아이삭과도 멀어져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로스의 감정은
어느날 학교에서 자신을 놀림거리로 만드는 밈이 돌아다닌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더욱 절정으로 치닫습니다.
죽음을 의미하는 밈이라니.. 아이들 참 잔인해요ㅠ
이 상황과 힘든 치료 과정만으로도 힘들 로스에게
친구들의 편견 가득 찬 눈빛을 버티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한 일 아니었을까요?
심지어 자신의 곁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던 친구 애비가 먼 곳으로 이사를 가게 되고ㅠㅠ
암에 걸린 상황에서 치료를 받는 과정과 학교생활에서
10대 로스가 겪는 여러 감정이 이 책에 고스란히 잘 표현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분노, 절망, 슬픔, 기쁨, 희망, 흥분, 외로움 등
로스가 경험하는 다양한 감정을 솔직하게, 때로는 격정적으로, 때로는 위트 있게 표현하고 있는 <윙크>
이 책은 일반적인 암 투병 이야기가 아닌 특별하고도 멋진 10대 성장 이야기이입니다.
로스가 걸린 암과 그 치료 방법, 치료 과정은 작가가 실제 겪었던 일이기도 하죠.
작가는 어른이 되어 겪기는 했지만 갑자기 눈에 희귀암이 생겼고,
그로 인해 생긴 치료 과정의 우여곡절과 그 치료 과정에서 겪은 작가의 감정을 그대로 옮기고 있어요.
작가는 암에 걸린 동안 옆에 있어 준 사람, 그리고 음악의 소중함을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주인공 로스도 기타를 배우고 장기 자랑 대회를 준비하며 자신의 고통과 아픔을 이겨내고 있나봐요.
이 책에서 로스 곁에 자주 등장하는 지미-
지미는 로스가 정말 싫어하고 역겨워하는 반 친구에요.
안 좋은 밈이 돌 때 로스는 지미가 한 짓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지미를 싫어하지만,
로스가 기타를 배우면서 지미의 드럼과 함께 합주를 하게 되지요.
그리고 이 과정에서 로스와 지미는 조금씩 조금씩 마음이 통하게 됩니다.
사라는 로스가 아프고 나서 언제나 관심을 보여 주었던 여자친구에요.
그래서 로스도 사라에게 마음을 열었고,
사라가 장기 자랑을 추천하자 바로 나가겠다고 결심하죠.
암이란 큰 고통을 이겨내는 10대 성장 드라마인 <윙크>에서 가장 중요한 이야기는 바로 친구와의 진정한 우정이에요.
누가 진정한 친구이고, 누가 그렇지 않은지를
이런 큰 아픔 속에서 깨달아 가는 과정이 시사하는 바도 크고요.
이 책은 상당히 우울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는 사건을
위트 있는 글로 사건을 드라마틱하게, 또 유쾌하게 이끌고 있습니다.
짧고 간결한 문장으로 쓰여진 이 책은 유머가 넘치죠.
암으로 고통스러운 좌절을 겪는 주인공 로스의 대사에도 유머가 자주 드러나고 있어요.
그래서 더 슬프기도, 더 와닿기도 한 로스의 감정.
이 책은 다른 그림책, 전집과는 그 울림이 다른 책입니다.
(아마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일까요?)
시련을 겪으며 삶을 극복해 나가는 한 아이의 삶에서
그의 친구들이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남들과 다른 것을 약점이 아닌 강점으로 극복해 나갈 수 있던 힘은 무엇인지.
그리고 진짜 친구란 무엇인지.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게 만들어주는 책인 것 같아요 :)
밝은미래 출판사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