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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 밑 고양이 마루
소중애 지음, 홍찬주 그림 / 예림당 / 2022년 9월
평점 :
책을 읽기 전 소중애 작가의 이름을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아 검색해보니
아이가 재밌게 읽었던 책들이 몇 권 보이더라구요.
그림책과 아동문고를 넘나들며 40여년간 200권의 동화책을 집필하신 소중애 작가가
이번에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길고양이'를 소재로 쓴 책-
<마루 밑 고양이 마루〉는 한적한 바닷가 마을에 자리 잡은 길고양이들과 마을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입니다.
사실 길고양이는 좋아하는 분들도 있고, 싫어하는 분들도 계실텐데-
과연 어떤 이야기일까? 읽기 전부터 궁금해졌어요.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1121/pimg_7639672053638806.jpg)
저희 아파트단지에도 길고양이들이 종종 보이곤 해요.
여기저기서 쉽게 볼 수 있는 길고양이를 저희 둘째는 참 좋아하면서 인사하곤 하는데요-
이 길고양이에 대한 생각은 모두 다르겠지만,
작가는 생명에 대한 귀중한 마음에 포커스를 맞춰 아동 소설로 담아냈어요.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1121/pimg_7639672053638807.jpg)
길에 돌아다니는 길고양이라고 해서 생명이 경하다 볼 수는 없습니다.
특히 아직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생명의 소중함, 배려, 존중을 알려주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구요.
이건 길고양이를 싫어하든 좋아하든 모두가 배워야 할 가치 아닐까요?
평소 길고양이에게 아무 생각 없던 저 또한 이 책을 함께 읽으며
내가 선의로, 호의로 할 수 있는 행동들이 누군가에게는 해가 되는 행동이겠구나. 깨달을 수 있었어요.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1121/pimg_7639672053638808.jpg)
책의 서두는 다소 충격적인 사건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이 책의 주인공 마루(길고양이)의 시점으로 쓰여진 책 시작부터
마루의 엄마가 로드킬을 당하며 시작하거든요.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1121/pimg_7639672053638810.jpg)
한 초등학교 4학년 교실 마루 밑에 사는 마루는 길고양이 같지 않은 길고양이에요.
길고양이로 태어났지만 집고양이었던 엄마에게서 나고 자라
길고양이보다 훨씬 고귀하고 품위 있는 집고양이처럼 길러졌지요.
그런 마루의 엄마가 한 순간에 사라져버립니다.
함께 길을 건너다 눈 앞에서 사라져버린 엄마.
엄마가 사라진 다음부터 마루는 자신도 점점 지저분하고 냄새나는 길고양이로 변해가는 것 같아 속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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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사라진 이후 마루의 주변 이야기로 채워진 이 책은
실제 길고양이들이 겪을 수 있는 사건들로 가득합니다.
우리가 길고양이들의 개체수 조절을 해야 한다며 시키는 중성화 수술.
이것이 고양이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비춰질까요?
길고양이 애꾸가 두 마리의 새끼 고양이를 낳았을 때,
주변 길고양이들은 새로 태어난 새끼를 보기 위해 몰려들어요.
길고양이들이 이렇게 새끼를 보려고 했던 이유는
사람들이 길고양이에게 중성화 수술을 시켜버리는 바람에 새끼 고양이가 귀해졌기 때문이었죠.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1121/pimg_7639672053638812.jpg)
또 아이들은 그저 고양이가 귀엽고 좋다는 이유만으로 우르르 따라다니고, 만지고, 잡아와요.
우리는 그저 아기 고양이가 귀여워서, 보호해주려고 했던 행동이지만
그게 길고양이들에게도 선의 그대로 받아들여지는게 맞을까요?
혹시나 어미와 떨어지기 싫은 새끼들에게 아픔을 주는 것은 아니었을까요?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1121/pimg_7639672053638813.jpg)
주말에 어시장에 놀러 온 관광객들은 먹이에 술을 섞어 길고양이에게 주기도 하는데요-
그걸 먹은 고양이는 취해서 비틀거리고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고 즐거워합니다.
굶주린 길고양이를 자신들의 즐거움을 위한 도구로 이용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잔인함이 느껴졌고,
잠깐의 즐거움을 위해 동물을 함부로 대하는 모습이 폭력적이었어요.
작가는 안타깝고 슬프지만 어쩔 수 없는 이 현실을 담담하게 그려 내고 있습니다.
너무도 현실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어 공감도 많이 되었지요.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1121/pimg_7639672053638815.jpg)
저마다의 아픔을 가진 사람들과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고양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생명을 대하는 태도, 그들의 입장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고,
냉대받기도 하는 길고양이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내 그들의 삶이 아름답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엄마를 잃고 세상에 홀로서기를 하게 된 마루의 이야기.
그의 곁에는 생각보다 따듯한 이들이 많습니다.
폐지를 주워 판 돈으로 강아지의 사료를 사주시는 무진이 할머니나
새끼 고양이를 챙겨 주시는 노을이 선생님,
길고양이들에게 따듯한 시선을 건네는 어시장 사람들과 찬빈이 엄마까지
길고양이들을 따듯하게 보듬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마루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 이야기를 읽으며 내가 동물을 대할 때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좋을지 생각해보게 만들었던 동화에요 :)
예림당 출판사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