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없는 기분
구정인 지음 / 창비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대한 만큼은 좋았지만 그림 자체에 대해선 생각이 많아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셋이서 쑥
주호민 지음 / 애니북스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아이가 없는 이들에게도 좋은 고민의 시간을 안겨줄 만한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캣 센스 - 고양이는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존 브래드쇼 지음, 한유선 옮김 / 글항아리 / 201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양이의 마음이 궁금했던 이라면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시에서 죽는다는 것 - 어떻게 존엄하고 품위 있게 이별할 것인가
김형숙 지음 / 뜨인돌 / 201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시에서 죽는다는 것은 결국 병원에서 죽는다는 것일 테고, 죽음을 앞두고 병원에 입원하는 경우라면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생사를 오가는 위독한 상황이거나, 끝을 알 수 없는 병치레 중이거나. 저자는 서울의 대형 병원 중환자실에서 간호사로 일하며 겪고 느낀 것들을 이 책에 담았다. 글 대부분이 ‘진심만으로’ 쓰였다는 인상을 강하게 준다. 공들였을 법한 미문도, 인정받으려는 욕망도, 시답잖은 유머도 찾아보기 어렵다. 그저 경험과 반성과 고민의 갈래들이 다양한 사례와 함께 읽는 이 앞에 펼쳐진다.


중환자실에서 만난 사람들의 위태위태한 사연에 저자의 생각이 조심스레 곁들여진 이야기는, 이렇게 말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매우 흥미진진하다. 그래서 몰입하게 된다. 그런데 그게 썩 유쾌하지만은 않다. 당연하다. 병원 얘기니까. 병원, 특히 종합병원 병동의 그 알싸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럼에도 경청하게 된다. 그것도 감사하게. 중환자실의 세계를 이처럼 깊고 근접한 시선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생생히 경험할 수 있다는 건 소중한 일이다. 어차피 언젠가는 주변 사람들의 죽음을 맞이할 것이며 나도 죽을 거라는 사실을 어스름하게나마 이해해가고 있는 이에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이야기다.


주의할 점은, 머리로만 이해하지 않는 것이다. 논리적 이해는 어렵지 않다. 중요한 건 마음으로도 이해하는 것이다. 암만 이해해도, 이해하는 척해도, 죽음이라는 슬프고 무섭고 먹먹한 사건 앞에선 누구나 마음 한구석이 무너져 내릴 것이다. 나는 죽음을 과연 얼마나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 김보통의 만화 [아만자]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아마도 삶이란, 그것이 언젠간 반드시 끝난다는 것을 눈치챈 순간부터 의미를 가지는 것일지도 모르겠네.” 이 말의 의미를 눈치채고서 덜 허무해질 수 있다면, 혹은 더 즐거워질 수 있다면야 좋으련만. 결국 이 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건, 내 죽음이든 타인의 죽음이든 죽음 앞에서 조금이나마 덜 아파하고 더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자는 제안이기도 하다.


저자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관한 판단과 결정을 독자 몫으로 남긴다고 말하지만, 실은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중시한 ‘사전의료의향서’라든가 잘 이별하기 위한 ‘Hopeless Discharge(가망 없는 퇴원)’의 미덕을 나직하게 주장한다. 읽는 입장에선 자연스레 그의 말에 귀 기울이게 된다. 설득력이 있으니까. 나아가 그는 한 호스피스 병동에서 마주친 환자와 가족에게서 “축제 같은 삶의 마지막 날들”을 보았다고까지 한다. 정말 호스피스란 그런 곳일까? 머리로만 대충 알고 있던 호스피스에 대해 마음으로 알고 싶어진다. 어떻게 해야 잘 이별할 수 있을까? 어찌 해야 잘 죽었다고 소문이 날까? 적어도 이런 질문의 방향을 더 뚜렷하고 구체적으로는 만들어줄 수 있는 게 이 책인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러나 아름다운
제프 다이어 지음, 한유주 옮김 / 사흘 / 201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제프 다이어의 두 번째 책을 은근히 기다리고 있었다. 좀 더 명확한 그의 정체가 궁금했다. 사실 두 번째 번역본은 소설이 나왔으면 했다. 저자가 <지속의 순간들>에서 보여준 필치에 본격적인 상상적 서사와 묘사가 개입된 글을 맛보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번에 나온 <그러나 아름다운>은 재즈에 관한 책이다. 물론 애초의 기대를 전혀 충족시키지 않는 책은 아니다. 이 책은 픽션의 성격을 짙게 띤다. 저자는 이렇게 운을 뗀다. “[이 책은] 일종의 허구라 할 수 있는, 상상적 비평imaginative criticism에 가까워지게 되었다.”


“상상적 비평”이라. 흥미로웠다. 이 글쟁이가 풀어내는 ‘텍스트에 관한 텍스트’가 궁금해졌다. 역시나 평범한 에세이는 아니었다. 책 소개 글에 언급된 재즈 뮤지션들의 이야기는 말 그대로 그들을 둘러싼 ‘이야기’, 그들 삶 속에 놓인 가장 아프고 노골적이며 도무지 어찌할 수 없는 것들에 관한 절절한 묘사였다. 중간쯤에서 나는 앞으로 돌아가 지나쳤던 한 인용문을 다시 더듬었다. “나는 그들을 그들 자신들이 아니라 내게 보이는 대로 본다…….”


재즈라는 음악은 다른 장르와 절묘하면서도 큰 차이가 있다. 마음 가는 대로 말해보자면, 재즈는 블루스에서 비틀비틀 걸어 나와 자기 자신을 한껏 방만하고 흐릿한 상태로까지 끌고 나가서는 마치 약에 취한 것마냥 어기적거리는 장르다. 아마도 제프 다이어는 재즈의 이러한 모습에 매력을 느꼈던 것 같다. 자신이 지향하는 글쓰기와 재즈의 작법 사이에서 그는 어떤 매혹적인 유사성을 발견한 건지도 모른다. 재즈에 탐닉했던 하루키처럼 제프 다이어가 다양한 음악 장르 중에서 유독 재즈에 구미가 당겼던 이유도 어쩌면 그런 것이었을 것이다. 다음과 같은 부분은 그러한 심증을 어느 정도 뒷받침한다.


“봐, 재즈에는 항상 이런 게 있어. 다른 예술 장르에서는 결코 할 수 없는 거야. 재즈를 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만의 소리를 가질 수 있어. 다른 장르를 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특별하거나 유별난 점들을 다리미로 쫙쫙 펴듯 없애버렸지. 만약 글을 쓰는 자들이라면 그들은 철자법을 지켜야 하거나 구두점을 찍어야 하거나 하는 까닭에 이런 것을 할 수 없지. 그림을 그릴 때 꼭 직선을 그려야 한다고 생각해 봐. 철자법이니 직선이니 하는 것들은 재즈와는 필연적으로 아무런 상관이 없어. (중략) 재즈에서는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는 자들이 보지 못하는 것들을 볼 수도 있고 그릴 수도 있지.”(81)


이 책에 대한 온전한 이해는 ‘전통, 영향, 그리고 혁신’이라는 제목이 붙은 후기(에필로그)에 이르러서야 끝난다. 마치 몽롱한 아지랑이로 가득한 사막 끝자락의 오아시스를 만난 듯 마지막 후기를 읽어나가기 시작하면, 그제야 비로소 저자가 서두에서 어떤 맥락에서 ‘상상적 비평’이란 말을 쓴 것인지 이해가 간다. 비평 그리고 재즈에 관한 소론을 담은 이 후기는, 넓게 봤을 때 ‘예술을 다루는 예술’의 근본(속성)에 대해 생각하도록 만든다. 하여 음악 비평에 대한 고민에 빠진 적이 있었던 나를 또다시 비슷한 고민의 계곡으로 밀어 넣는다.


결국 제프 다이어에 따르면, “모든 예술은 비평이기도 하”며 “모든 문학과 음악, 그리고 미술은 ‘이들이 존재하는 맥락, 그리고 이들에 선행하는 예술에 대한 가치 판단과 설명적인 반성을 포함한다.’(조지 스타이너, <그리스도의 실재>)”(290) 아마도 이 책의 의도는 이런 것이었던 것 같다. 적어도 저자의 관점에서는 레스터 영부터 듀크 엘링턴까지 사연 많은 음악인들의 이야기들이 그 자체로 예술화되어 하나의 비평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예술에 대한 최고의 독법은 예술”(291)이므로, 제프 다이어는 그 생각을 이 책을 씀으로써 실현시킨 것일 테고 말이다. 결과적으로 이 책은 일종의 형식 실험을 통해 자신의 예술론을 설파한 예술이자 비평’이 된 셈이다. 내게도 <그러나 아름다운>이 흥미로운 실험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