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말고, 사이드잡 - 월급에서 자유롭고 싶은 당신을 위한 두 번째 밥벌이 가이드북
원부연 지음 / 카시오페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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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생활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 어떻게 사이드잡을 이어갈 수 있을지 솔직하고 현실적인 조언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또한 사이드잡을 갖게 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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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떨려도 괜찮아
박대령 지음 / 메이트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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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렸을 적부터 성인이 되어서까지, 남들 앞에만 서면 얼굴이 달아오르고, 말이 하기는커녕 손까지 덜덜 떨었던 경험이 있었을 것이다. 정신건강 임상심리사인 저자 박대령은 심리 상담 센터와 사회불안 자조모임 등을 운영하며 보고, 듣고, 겪은 이야기들을 한 대 모았다. <때로는 떨려도 괜찮아>는 보통의 사람들보다 남들 앞에 나서기 힘든 이들에게 전하는 도움말이다.

 


떨림은 자연스러운 현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갑자기 떨기 시작하면 당황한다. 이런 모습에서 남들과 다른 비정상이라고 생각하거나 큰 좌절을 느낀다. 하지만 떨림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뇌는 변화된 환경 속에서 잘 적응하기 위해 신경계가 방어활동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는 이를 적절히 해석하지 못해 수치심에 빠져드는 것이다.

떨림증, 뿌리는 같다

걱정과 긴장이 증상을 만든다

사람들이 내 모습을 어떻게 볼까

떨림의 증상은 여러 가지가 있다. 대표적으로 시선 공보에서부터 표정 공포, 손 떨림 공포 등 생각보다 다양하다. 그뿐만 아니라 개인과 상황에 따라 다른 떨림이 나타날 수 있는데, 사실 그 원인은 모두 같은 지점에 있다. 바로 ‘사람들이 내 모습을 어떻게 볼까’ 걱정하면서 긴장하고, 그 결과 다양한 신체 증상이 뒤따른다는 것이다.

소심, 조심, 의심...악순환의 고리

모두가 이렇게까지 떨지는 않은 것 같은데, 그렇다면 나는 소심한 성격인 걸까. 그런데 소심한 게 나쁜 건가. 이 ‘소심’이란 말에 획 하나를 더 붙이면 답을 구하기가 쉽다. ‘조심.’

살면서 안 좋은 경험을 때문에 조심하는 습관을 들이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돌다리도 한두 번 두드려서는 안심이 되지 않아 여러 번 두드리는 모습으로 비유할 수 있다. 왜 이토록 걱정이 많은 걸까. ‘조심’이라는 단어에서 한 글자를 다르게 바꿔보자. ‘의심.’

우리는 경쟁이 치열하고, 서로를 비방하고 흉보는 일이 흔한 세상에서 살고 있다. 우리는 이런저런 상처를 겪으면서 마음에 의심이 자라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에 대한 걱정이 많아지면서 우리는 긴장한다. 그 결과 사람들 앞에서 시선을 마주치기 어렵고, 목소리가 떨린다.

그런 나를 소심한 것이라고 자책하면서 수치심이 커지고, 더 커진 수치심은 더 긴장하고 더 떨게 만든다. 수치심이 심해지면 어려운 상황을 피하게 된다. 자존심이 상하고, 수치심을 느끼는 것이 싫기 때문에 두렵게 느껴지는 상황을 되도록 겪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다. 그 결과 경험은 더 부족해서 자신감이 저하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

노력하지 말라,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있으라

 

고치려고 하면 오히려 더 나빠져요.

저자는 얼마나 더 노력해야 나아질 수 있는지 묻는 내담자에게 이렇게 말한다. “고치려고 하면 오히려 더 나빠져요.”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있으라는 말이다.

떨림증도 마찬가지다. 겉으로 드러나는 떨림을 통제하려는 시도는 마치 기침이 나올 때 기침을 하지 않으려는 것과 같다. 긴장해서 떠는 것인데 자꾸 뭔가 하려고 하다 결국 더 심한 긴장을 만들어 낸다. 반대로 ‘내가 이래서 떨었구나. 그럴 수 있었구나’ 하고 스스로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이 더 낫다고 말한다.

온전히 있는 그대로 존재하기 위해 저자는 낯선 사람과 있을 때 떨림을 줄이는 호흡법, 떨림을 줄어들게 하는 멈풀연(멈추고, 풀고, 여는) 명상법, 공감대를 형성하는 4가지 등 다양한 방법을 제시한다. 그중 자신감을 키우는 방법과 셀프 토킹 법을 소개한다.

자신감, 성공할 수밖에 없는 조건 만들기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령은 ‘성공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나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성공을 경험하면서 계속 도전하고자 하는 원동력과 자신감이 생기는 것이다.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 저자는 다음의 4가지 솔루션을 추천한다.

 

1. 진심을 담아 마음을 주고받는 행동을 하라.

2. 실수를 즐기는 사람들과 같이 행동하라.

나와 같은 사람들과 함께 동질감을 느끼니 점차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사라진다. 어느 순간 그 행위 자체와 순간순간의 감정과 욕구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이다.

3. 무언가를 도전할 때 성공의 기준을 ‘배움’ 또는 ‘경험’으로 설정하라.

4. 숨기지 않고 서로의 마음을 아는 대화를 하라.

커밍아웃만큼 떨림증 극복에 도움이 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내 약점을 솔직히 드러낼 때 상대방도 약점을 드러내고, 그 과정을 서로가 수용하고 이해하면서 친구가 될 수 있다. 이때 요령은 나를 낮추거나 비하하지 않으며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말로 개방하는 것이다.

자신감, 성공할 수밖에 없는 조건 만들기, p182

기운 나게 하는 셀프 토킹법

문장 구조를 바꿔라

 

 

“조금 나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안 되는 것이 많아요.”

->

“여전히 안 되는 게 많지만,

난 조금씩 나아지고 있어요.”

우리가 어떤 상황에서 스스로 중얼거리는 말이 있는데, 이를 ‘셀프 토킹(Self-talking)’이라고 한다. 습관적인 말들을 하면서 맥이 빠지기도 하고, 반대로 희망을 품기도 한다.

어느 날 상담을 위해 저자를 만나러 온 내담자는 “조금 나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안 되는 것이 많아요.”라고 털어놓았다. 그리고 저자는 앞 문장과 뒤 문장을 바꾸어 말해볼 것을 제안했다.

“여전히 안 되는 게 많지만, 난 조금씩 나아지고 있어요.” 문장구조를 반대로 뒤집은 것뿐인데, 뒤의 문장은 희망적이고 내가 무언가를 잘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눈치가 보여요” “신경이 쓰여요”를 “시선을 의식하고 있어요” “ 눈치를 보고 있어요” “신경을 쓰고 있어요”라고 바꿔 말해 보는 것도 있다. 내가 문제에 대한 주체임을 깨닫고 통제감을 찾도록 도와주는 셀프 토킹이다.


나만 보다가 이제 세상을 보고 있어

 

 

 

사회공포증에 관련된 논문을 찾다 보면 ‘자기초점주의’ 라는 용어를 볼 때가 있다. 간단히 말해서 떨림을 포함해 내 모습이나 행동을 계속 쳐다본다는 뜻이다.

이렇게 자기초점주의가 심해지면 외부 세계와 단절되고, 감시하는 나와 감시당하는 나와의 관계만 형성된다. 심한 경우 다른 사람이 보고 있지 않을 때도 감시하는 자기 자신이 있어서 이를 의식해 떠는 사람이 있다.

저자는 이제 우리도 마음의 창문을 열어 외부의 세상과 접촉해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세상을 내딛는 발걸음을 돕기 위해 책의 마지막 챕터에는 배우 손병호, 시인 조현준, 음악감독 구소영의 질답이 인터뷰 형식으로 실려 있다. 사회적 위치가 다른 이들의 인터뷰도 참고하길 바란다.


 

변화는 당신이 아닌 무언가가 되려고 할 때

일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충분히 있을 때

변화가 일어난다.

아놀드 바이써(의학박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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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키우는 고양이 - 유튜버 haha ha와 공생하는 고양이, 길막이의 자서전
하하하(haha ha) 원작, 길막이와 삼색이 감수 / 다독임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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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고양이가 쓴 책 아냐?

길막이의 관점으로 바라본

묘생 라이프, 길막이의 자서전

48만 구독자의 주목을 받고 있는

유튜버 hahaha가 전하는 동물에세이


 



길막이.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냥이 한 마리, 양어장을 발견하다.

거친 스트리트 라이프를 살아온 길냥이 한 마리. 코를 자극하는 향긋한 비린내를 따라 걷다 양어장을 발견한다.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길냥. 호기롭게 양어장의 물고기를 훔쳐 먹고, 심지어 물고기의 사료까지 디저트로 입가심을 한다. 그런데 이런, 어디서 나타난 덩치 크고 둔한 곰처럼 생긴 인간에게 발각되고 결국 쫓겨나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물러날 순 없다. 모든 조건이 완벽한 이 거처를 잃고 싶지 않았다. 작전을 세워 저 인간을 공략하기로 하고 인간과 대면하기 위해 양식장 주변을 어슬렁 거린다. 그런데 저 인간, 어째서인지 배스 한 마리를 구워와 갖다 바치는 게 아닌가!




 

저 인간 왜 저래?

또 어느 날은 냉동 배스가 아닌 생물 잉어를 갖다 바치는데 저 인간이 왜 저러나 싶다. 일단 주니까 허겁지겁 먹긴 하다만, 눈에서 떨어지는 이 물은 뭘까. 갑자기 지난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기 시작한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악취가 나는 음식물 쓰레기로 배를 채우며 길거리를 전전했던 터였다. 어느 순간부터 이렇게 호의호식을 하고 있으니 오늘따라 인간에게 호감이 가기 시작한다. 잉어에 대한 대가로 애교 한 번 시전해주기로 마음먹는다.



 

“길막아~”

“(왜 자꾸 부르냐) 야옹~”

응? 이 인간에게 애교 한 번 부려줬더니 나를 길막이라고 부르기 시작한다. 멍멍이나 집냥이들한테 하는 것처럼 지 마음대로 이름을 만들어 갖다 붙인다. 길막아, 길막아, 길막아. 끈질기게도 이름을 불러대는 통에 야옹 한 번 해주었고 인간과의 인연은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


 삼색이. 코 옆의 점이 특징이다.

 

 

“이 인간 몸에 내가 영역 표시해 뒀다고! 당장 내려오지 못해?!”

“시끄러워! 이게 인간한테 관심도 없던 게 뭐에 갑자기 수틀려서 이 난리야?!”

사실 이 인간을 처음 만나 물고기 구이를 얻어먹은 날, 넙죽 받아먹긴 했지만 좀 찝찝했다. 길거리 생활을 오래 해보며 느낀 바로는, 고양이를 괴롭히는 나쁜 인간들이 어찌나 많은지 경계할 수밖에 없던 때였다. 혹시라도 물고기를 먹고 탈이 나는 건 아닐까, 인간의 모략이 숨어 있는 건 아닌가 싶어서 같이 길거리 생활을 하는 삼색이를 양어장으로 유인했다.

삼색이 덕분에 이 인간이 주는 먹이가 안전하다는 걸 알고 안심할 수 있었지만, 이게 내 최대 실수랄까. 얘랑 이렇게 평생을 같이 살게 될 줄 알았다면 절대 삼색이를 끌어들이지 않았을 거다. 아 또 스트레스 받아.


 

 

"길막아, 삼색아~! 등산하니까 좋지?

너희는 야행성을 좀 길러야 해.

집에서만 움직이는 건 운동이 안 돼!

산이며 들이며 막 뛰어다니라고."

어느 날부턴가 갑자기 밥 양이 줄기 시작하고 날 돼냥이라고 부르더니 이제는 운동까지 시킨단다. 이 인간 어느새 내 눈앞에 기다란 막대기 하나를 집어 들더니 휘적거리는게 아닌가. 이 인간이 정신이 나갔나. 난 살찐 게 아니고 털이 찐 거라고! 자꾸 나보고 돼냥이라고 하는데 너도 만만치 않거든?

또 어느 날은 이 인간이 등산을 하길래 그래, 너무 살쪄서 움직이지도 못하게 되면 내 밥은 누가 주나 싶었다. 잘 됐다 싶어 따라갔더니 이 인간, 어이없는 말을 하는 게 아닌가.


 

멍멍이 부부, 천하와 태평이

그리고 이 양어장 마당 한 켠에는 멍멍이 부부도 사는데 이 집 꽤나 골치다. 주인만 보면 좋다고 정신없이 멍멍 짖어대는 통에 귀가 터질 것 같으니까. 얼마 전에 천하라고 부인 멍멍이가 아이를 낳았는데, 태평이라는 남편은 도와주지도 못할망정 뭐가 그리 매사에 태평한지 속이 터져 죽겠다. 부인한테 그렇게 잡혀 살면서 눈치 보느라 바쁘다. 멍청하게 생겼어. 얘는 진짜 멍청한 짓만 하고 다녀서 코가 항상 까져 있다. 코가 왜 저런지는 보면 곧 알게 될 거다.


 


 


"할머니! 할머니!"

내가 이곳에 와서 애비가 누군지도 모를 아이를 배고 인간이 만들어준 하얀 집에서 출산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세월이 어찌나 빠른지 어느덧 할머니가 되어버렸다. 내 새끼, 언제 다 커서 애를 낳았지. 뭐가 급하다고 벌써 엄마가 된 거냐고. 손주가 이쁘긴 하다만 양어장이 개판, 아니 냥판이 되어버려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난 좀 조용히 살고 싶다고!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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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취향이 완벽하게 일치하는 일은 없겠지만 - 특별한 책 한 권을 고르는 일상의 기록
나란 지음 / 지콜론북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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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문장이 필요한 날

당신을 위해 읽고, 고르고, 권합니다.

 

 


 Prologue

책을 선정할 때 책의 첫인상이라 할 수 있는 표지 디자인을 보며 짐작 건데, 우리의 취향이 완벽하게 일치하는 일은 없겠지만 꽤 많을 것이라 생각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게 있기 마련이다. 좋아하는 색이 보라색이라서 더욱 마음이 갔달까.

이 책을 펼쳐보기로 한 결정적 이유는 과거 북큐레이터였던 저자 '나란'의 삶 일부를 고이 갈피해놓은 책이라는 것. 책으로 이어진 일과 삶이 일치하는 일상은 어떨까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리고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해봤을 상상. 서점에서 일하면 어떤 기분일지, 행복할지, 책이라는 렌즈로 바라본 저자의 세상, 많은 양의 책을 접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상 속 고찰, 저자에게 책이란 어떤 존재일까 등등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가 차고 넘쳤기에 망설이지 않고 읽어나갔다.

 


 

Page22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을 만들어 봅시다."

"아름다운 서점...이라고요?"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30대가 되기 전 직장을 세 번이나 바꾼 저자는 서점에서 일하기 전, 경제적 자유와 정신적 자유를 두고 고민하다 퇴사를 한다. 그 후로 여기 저기 보는 사람마다 일 좀 달라고 구걸 아닌 구걸을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스타트업에서 일하며 알게 된 출판사 대표로부터 서점 오픈 맴버를 제안 받는다. 저자는 성북동의 부쿠서점의 점장이자 북큐레이터가 되었고, 그렇게 책과 뗄 수 없는 삶 속으로 뛰어들게 된다.



Page182

책을 읽는 건 내 안에 숨은 나를 마주하는 일이다.

습관적으로 읽는 사람일수록 잊어버리기 쉽지만,

다행스러운 점은 그런 사람에게도

한 번씩 뒤통수치는 한 권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죽을 때까지 다 못 읽을 책인데도

항상 무언가를 읽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오늘, 내일, 모레 정도의 삶

힘들 때면 책을 찾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어떤 책이든 손이 가는 책이면 된다. 때로는 울적한 마음에 소설 책을 찾아 들었건만,긴 호흡의 문장에 소설을 읽는 일이 만만찮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럴 땐 짧은 호흡 시가 도움이 되기도 하는, 책은 술보다는 이롭고 위로가 되는 그런 존재다. 감정없이 글을 따라 읽을지라도 결국은 나를 읽게 되니까.


Page190

더 많은 사람이 더 많은 소설을 읽는 일은

더 많은 사람이 변하는 일, 더 많은 사회가 변하는 일이다.

-소설 한 편이 움직이는 사회

저자는 많은 사람이 더 많은 소설을 읽는 일은 더 많은 사람이 변하는 일, 더 많은 사회가 변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소설은 지식을 전달하는 글쓰기와는 방식이 다르게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시대의 문제를 피부로 직접 느끼게 만들어 준다는 이유에서다.

내가 겪지 않은 일에 진심으로 아플 수 있을 때 우리 사회는 더 많은 배려와 공감이 생겨난다고 외친다. 마음을 울리는 글 한 편이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고 사회를 변화하게 만든다면 책의 가치는 숫자로 계산할 수 없다고 말한다. 저자는 책을 사랑하는 사람의 편에서 봤을 때 그들이 모여 얻게 되는 더 큰 세상을 소망한다.



 

Page127

'이 사람과 평생 사랑할 수 있을까' 앞에서

'결여'를 기준으로 하는 건 어떨까 한다.

살다 보면 언젠가 한 번은 드리울 고민 '이 사람과 평생 사랑할 수 있을까' 앞에서 '결여'를 기준으로 하는 건 어떨까 한다. 서로의 결여를 나눌 수 있는 사람, 견딜 수 있는 관계라는 생각이 들면 영원한 사랑의 맹세를, 슬프지만 그런 생각이 들지 않으면 지금 이 사랑을 마음 어딘가에 영원히 간직하겠다는 맹세를 하는 기준으로 삼는 것.

-사랑을 찾고 싶을 때

저자는 사랑을 말하면서도 신형철의 책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을 인용한다. 나란's 픽(pick)이다. 나는 이 구절을 읽고 무릎을 탁 치고야 말았다. 저자는 계속 이어지는 화에서도 뱉고 싶은 말을 여러 책의 구절로 대신 하는데 영업을 당한 것만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지금 이 책을 막 읽고 나서 정신을 차리고 보니, 다음 읽을 책이 정해져 있었다. 저자는 본인의 책에서도 직업정신을 발휘했다.

 


 

Page267

그래서 난, 좋아하는 일을 해

좋아하는 일을 하면 싫어져도 금방 회복할 수 있어.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의 반(좋아하니까)은 이미 내가 가지고 있으니까. 그래서 난, 좋아하는 일을 해.

-나를 두 번 탈락시킨 시람

나를 두 번 탈락시킨 사람은 다름 아닌 면접관이다. 책의 마지막 장에서 저자는 자신을 떨어뜨린 면접관에게 편지한다. '나에게 인생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막막하기만 하다. 저자는 이를 다른 관점으로 해석하여 '내 삶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까?'로 물음을 적절히 바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해본다. 그리고는 저자가 추구하는 삶의 가치를 꾹 눌러담은 편지로 책을 마무리한다.



 

 

Epilogue

저자는 책을 고를 때 각자 어떤 구매 성향을 가졌는지를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눈다. 첫째는 목적 구매(선물, 업무, 자기계발, 인테리어용), 둘째는 충동 구매(지인 추천, 굿즈, 어쩌다 서점 방문), 셋째로 취향 구매(책 표지, 제목, 저자, 출판사).

이 책을 읽은 나는 취향 구매 성향이다. 저자의 말대로라면 취향 구매자는 책에 있어서 만큼은 '중독된'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책 고르는 기준이 까다로운 나로서 이 책을 픽(pick)했다는 건 내 취향에 거의 일치했다고 본다. 내가 찜한 책은 실패하는 일이 좀처럼 없기 때문이다.

분명 나란's 픽(pick)은 다가오는 독자의 취향이 완벽하게 일치하는 일이 없을 수도 있지만, 책의 맨 마지막 장, 작가가 엄선한 문장 큐레이션 52선을 챙겨보길 권한다. 살면서 단 하나의 문장이 필요할 때, 이 문장들이 독자를 지켜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고 있으므로.

그리하여 나는 저자가 권한 책 하나를 집어 들고 창문 하기를 하려 한다. 장소는 늘 가는 카페의 창가 구석 어딘가가 될 것이다. 창문 하기의 의미가 궁금하다면, 저자의 책에서 찾을 수 있다. 이쯤에서 저자의 한 마디를 더 하며 책리뷰를 마무리한다.

                            

세상이 넓은 것에 비해 책 읽는 사람들의 세계는 좁다.

우울한 현실이지만 동시에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덕분에 우리는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될 테니.

우연이 아닌 필연으로서.

-어떤 사람들은 책을 좋아합니다, p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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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영혼을 위한 시간들 - Routes of Santiago de Compostela in France
차노휘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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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혼자 걷기로 했어. - p199

  작년 초 tvn에서 방영된 <스페인 하숙>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순례자들을 위해 알베르게(순례자들을 위해 저렴하게 숙식을 제공하는 숙박시설)를 운영하며 순례길을 거쳐가는 다양한 사람들을 맞이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저들은 어떤 사연으로 순례길에 오르게 되었는지, 끝없는 여정에서 어떤 경험과 생각을 하게 되는지 단면적으로는 알 수 있었지만 깊이 있게 알기는 어려웠다. 방송이다 보니 미화되는 부분이 있을 수 있고,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느낄 수 없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좀 더 현실적인 산티아고 순례기를 찾아볼 수 없을까 싶었다. 언젠가는 한 번쯤 순례길에 오르고 싶단 생각을 하던 차에 참고할 만한 책을 찾게 된 게 바로 이 책이었다.

  이 책은 차노휘 소설가의 두 번째 여행에세이로 2019년 10월에 출판되었고, 2017년 6월 12일 생장피드포르에서 출발하여 7월 15일 묵시아에 도착할 때까지, 34일간의 여정이 기록되어 있다.

 

 

  300페이지가 넘는 사이사이에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들이 큼직하게 담겨있다. 글을 읽다 책 한 쪽을 가득 메우는 진한 잉크 냄새가 느껴지는 순간, 사막 한가운데서의 한 모금 단물처럼 반갑기도 했다. 그만큼 사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책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라면 막연하게라도 순례길에 한 번쯤 올라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적당한 책을 찾은 거라 말해주고 싶다. 실제로 책을 읽다 보면 생생한 현장감에 나도 모르게 문장을 읽는 호흡이 가빠지기도 했으니까. 저자와 같이 걸으며 갈증을 느끼기도, 발바닥이 까진 것만 같은 느낌을 받기도 했다.

 책은 크게 1부와 2부로 나누어져 있다.

 

 

 

길 위에서

-1부-

 

 

 

 

 1부에서는 저자가 의지하며 동지처럼 여기는 여러 순례자들을 만나게 된다. 이제 순례길에 막 들어서면서 겪게 되는 고충, 그리고 그들과 나누는 대화가 인상적이다. 대화 후에 오는 저자의 깊은 성찰까지도.

 

"뭔가 새로 시작하려면 용기도 있어야 하지만 돈이 필요하잖아. (...) 돈이 없어서인지 용기가 생기지 않았어. 이 길에 들어서기 전까지는 말이야. 새로 시작한다는 것은 흥분되면서도 불안하잖아.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꼭, 성공하고 싶었어. 욕심이 너무 많았지. 그러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드는 거야. 돈이 문제가 아니라 용기라고. 그 용기는 돈이 많아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나를 지지해주는 사람이 있을 때 생기는 것이라고. (...)

나는 저 언덕에서 나를 용서하고 싶어. 용기가 없어서 그동안 하고 싶었던 것을 하지 못한 나, 때로는 비열하고 게으른 나, 결정을 했으면서도 자꾸 망설이는 나를 말이야. 허약한 나를 버리고 싶어. " -용서의 언덕으로 가는 길, p71

 

▲ 만남과 헤어짐은 순례자들에게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헤어짐은 가슴 아픈 일이다. 아무 말 없이 걸어도 걷는 사람들만의 연대의식이 생긴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땀을 흘리고 한 발 한 발 내딛는, 그 수고로움에 가식이 있을 수 없다. 그래서 쉽게 마음의 문을 열고 허물없는 사이가 되는지도 모르겠다. - 용서의 언덕으로 가는 길, p78

“오늘 아침, 뒤에 남겨두고 온 그녀를 어떻게 생각해? 우리가 기다려 줄 수도 있었잖아?“

“ 그것은 그녀한테 더 잘 된 일이야. 나는 목적지에 중점을 두었어. 거기까지 가는 여러 방법. 그녀는 목적지부터 우리와 달랐어. 출발은 같았지만 결코 비슷할 수가 없다는 거야. 무엇보다도 그녀가 부담을 느낄 수가 있어. 앞서가는 사람이 기다려 주는 것이 일종의 빚이라고 생각해 봐. 마음이 편치 않을 거잖아?” - 맥스와 걷기의 진보, p108

"산티아고까지 완주하게 된다면 혼자만의 힘은 아닐 거라고 생각해. 내가 내 발로 걷지만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알게 모르게 받잖아. 맥스와 걸으면서도 너는 도움을 받았을 거야. 맥스도 마찬가지야. 너와 동행해서 외롭지 않았을 테니까.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어. 길 위에서는 만남도 이별도 아무 대가 없이 다가오니까." - 대가 없는 대가, p150

움직일 수 있을 정도의 짐들. 최소의 것들.

그래야 훌훌 날 듯 걸을 수 있을 테지? - p155

 

“나도 몇 km까지는 누군가와 같이 가기도 해. 그런데 결국은 또 혼자 가게 되더라고. 하지만 또 누군가를 만나겠지 싶어.” - 같이 있어도 혼자, p205

 

  저자는 순례길 위에서 만난 친구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여러 생각과 마주하게 된다. 혼자 걷는 게 당연하다가도 또 너무 외롭다. 외로운 순간에는 동행자가 나서서 자신의 발바닥에 자리 잡힌 커다란 물집을 걱정해주기도, 같이 병원을 가주고, 밴드를 챙겨주기도 한다. 그런 친구에게 미안하면서도 위안을 받기도 한다.

  정신 차리고 보니 저자는 어느 순간부터 데이비드라는 동행자의 도움을 받고 있었다. 저자는 자신이 여러 사람에게 부담을 주고 있었다는 생각에 머리가 복잡했다. 과거를 거슬러 맥스의 말을 다시 한번 되짚어본다.

 

무엇보다도 그녀가 부담을 느낄 수가 있어.

앞서가는 사람이 기다려주는 것이

일종의 빚이라고 생각해 봐. 마음이 편치 않을 거잖아?

  저자는 어느새 맥스가 말한 ‘그녀’가 되어 있었다. 상대방은 배려라고 하지만 당사자가 부담이라 느끼면 그것은 부담이라는 것. 그녀는 그 무게감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누군가에게 미련을 가지고 계속 의지하려는 마음도 경계하고 싶었다. 그녀는 외롭더라도 모든 미련을 내려놓아야 했다.

  좀처럼 몸이 따라주지 않는 컨디션으로 어떻게든 걸어보겠다고 이 악물었던 저자는 모든 걸 내려놓으니 조급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포기만 하지 않으면 도착할 테니까. 발목이 아작나고 발바닥이 고통을 넘어 마비가 된 순간에서였다. 그리고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되 온전히 혼자가 되어 걸어보기로 한다.

  이제야 비로소 진정한 혼자가 되는 것이다. 2부 ‘홀로 걷는다는 것’의 시작이다.

 

 

 

 

 

홀로 걷는다는 것

-2부-

 

 

 

 

 마음을 비워냈기 때문일까. 그녀는 어느 때보다 홀가분한 마음과 회복된 컨디션으로 씩씩하게 산길을 오른다.

여느 때처럼 앞만 보며 걷던 그녀는

우연히 만난 순례자의 물음에 깜짝 놀란다.

“노휘, 너는 언제쯤이나 산티아고에 도착할 것 같니?

다음 주 화요일일 것 같아, 아니면 수요일일 것 같아?”

몇 주를 더 걸어야 도착해야 할 곳이

바로 다음 주면 도착이라는 생각에 그녀는 생기가 돋는다.

하지만 그도 머지않아 어딘가 모를 허전함을 느낀다.

 


 

살세다의 어느 식당으로 들어간 그녀는

50대 중년의 식당 주인에게 엉뚱한 질문을 받는다.

“당신은 기적을 믿나요?”

그리고 그녀는 말한다.

“저는 기적의 길 위에 있는데 왜 이렇게 허전한 거죠?”

 


 

이후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차노휘 작가의

자유로운 영혼을 위한 시간들을 읽어보길 바란다.

이들의 대화에 산티아고 여정 끝의 깨달음이 담겨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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