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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수업 디자인 - 일주일 만에 배우는
김병섭 지음 / 지식프레임 / 2022년 10월
평점 :
'나도 디자인해보고 싶다.'
책 제목을 보고 그런 생각을 했다. 그래서 마음이 끌렸다. 좋은 교사의 덕목이자 초등 교사의 전문성 중 하나가 교육과정 재구성이라는 말이 있다. 다른 이들의 시선은 무시하더라도, 교과서로만 수업하는 건 당장 나에게도 고통이다.
책을 읽는 건 어렵지 않았다. 작가님 말처럼 하루에 한 챕터씩 편안하게 읽어보라는 취지로 만들었다는 게 느껴졌다. 책은 수업 디자인 전반에 관한 챕터1과 역량 중심, 지역 중심, 교과 중심 등 하나의 방법론을 주제로 하는 나머지 7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일주일만에 배우는' 초등수업 디자인이 제목인 이유이다. 하나하나의 챕터에는 실제로 김병섭 선생님께서 동학년 선생님들과 함께 설계하고 실천하신 교육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3개 정도씩 들어있다. 그렇다고 해서 '나 이만큼이나 했어요. 대단하죠?' 식의 사례 소개는 아니다. 수업 디자인의 기본 철학인 '삶'에 집중한다. 그 다음 아이디어를 구성하고 수업 설계 방법을 소개한다. 설계한 방법을 따라 수업을 실천한 과정과 수업 성찰이 들어있다. 수업 설계를 해본 적 없는 선생님을 위해 그 흐름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이다.
한 챕터를 읽을 때마다 세 가지 생각이 들었다. 첫째는 '세상에 이런 선생님이.' 당장 발등에 떨어진 수업 진도 처리하는 것에 정신이 쏠린 나는 아이들의 수업 결과물을 삶 속으로 들고오는 것, 심지어 예산을 잡아서 학년 단위로 진행하는 것이 경이롭다. 둘째는 '세상에 저런 학생이.' 이렇게 수업을 하시는 선생님도 대단하시지만 어떻게 아이들이 저토록이나 훌륭한 결과물을 만들어낼까 싶다. 마지막 세번째는 '세상에 저런 동학년이.' 한 학급 단위가 아니라 한 학년 단위로 이루어지는 교육과정 설계이자 프로젝트 수업이었기 때문이다.
그 때문인지 책을 읽고 나면 2가지 마음이 든다. 하나는 지난 날에 대한 반성이고, 하나는 다음 학기에 대한 기대다. 내가 그동안 했던 교육과정 재구성은 '디저트 프로젝트'이지 않았는가. 내가 한 수업은 아이들의 삶에 유의미한 도움을 주었는가. 난 아이들의 능력을 끌어올리는 발문을 했는가...... 이렇게 반성을 하다보면 어느새 책 내용이 떠오른다. 이 흐름대로 설계해보라고 친절하게 설명한 내용들이. 다음에는 수업 결과물을 삶 속에 적용해야지. 보다 가시적으로 산출물이 나오도록 해야지. 내가 아니라 아이들의 능력을 끌어올리는 지도를 해야지. 나 혼자 하지 말고 학년 단위로 협동해보자고 제안해야지...... 지난 1년 동안은 못했다. 하지만 다음 1년, 또 그 다음 1년은 달라질 것이다. 이제 달라진 시각으로 수업 디자인을 시작한다.
프로젝트 수업과 관련된 도서를 읽다 보면 ‘디저트 프로젝트‘라는 말이 종종 등장합니다. 식후에 나오는 달콤한 디저트처럼 흥미로운 학습 내용이지만 머릿속에 남는 것이 없는 프로젝트를 빗대어 말하는 표현입니다. -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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