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의 비밀 - 프로이트의 소파가 털어놓다!
크리스티안 모저 지음, 안인희 옮김 / 해나무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이를테면 이 책은 "우디 앨런 버전의 <한나절에 읽는 프로이트>"라 할 만하다.

(우디 앨런처럼 까칠하고 소심해 뵈는 소파가 화자라니... 기발! ^^)

"하룻밤에 읽는~" "한권으로 읽는~" 등의 시리즈가

해당 주제의 입문자보다는, 이미 알고 있는 지식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더 잘 어울리듯, 이 책 또한 그러하다.

 

"하하" 웃기보다는 "킬킬" 웃게 되는 우디 앨런 식 유머(냉소적이되 인간적이고

비꼬는 듯 경탄하며, 짖궂으면서도 장난스런~)를 구사하는 이 책은

프로이트 혹은 정신분석학에 관해 약간의 사전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더 재미난 책이다. 그러나 그 사전지식이라는 것도

일반적인 상식 수준이면 충분하다.

 

저자가 작가 겸 만화가인지라 일단 이 책은 일러스트의 매력이 충만하다.

이미 검증된 일급 번역자 또한 미더운 번역을 보여준다.

사실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프로이트가 철학자 칸트 혹은

<80일간의 세계일주>의 주인공 포그씨처럼

매사에 똑떨어지고 시간을 엄수하는, 강박관념으로 가득 찬

"걸어다니는 시계형 인간"인 줄 어찌 알았겠는가.

 

게다가 구강기, 항문기 어쩌구 하며 군것질거리를 입에 달고 사는 나를

부끄럽게(?) 만든 프로이트 역시 못말리는 골초였다는 사실도 새삼 알게 됐으니...

그러고보니 자료사진 속 그는 늘 손가락 사이에 굵은 시가를 끼고 있었던 듯도 하다.

시가도 남근의 상징이라면 이 또한 매우 프로이트적인 포즈 아니겠는가. ㅋㅋ

역시 지식은 "쓸모없고 시시콜콜한 지식"이 최고야~~

 

전반적으로 만족스런 이 책에 옥의 티가 하나 있다면

그건 각주 표시가 혼동된다는 점이다.   

이 책에는 숫자로 표기된 각주와 별 모양으로 표기된 각주가 함께 등장하는데

그것이 저자의 주인지, 역자의 주인지, 그도 아니면 친절한 편집자의 주인지

어디에도 안내 멘트가 없다. (내가 못 찾은 거면 어쩌지? --;;)

출판사에서 재쇄 찍을 때 살짜쿵 일러두기를 넣어주면 어떨까...

 

어쨌거나 이 책은 독일어 원제 그대로 프로이트의 진실을 보여주는 데 충실하고

매 페이지 수록된 일러스트 또한 익살맞고 유쾌하다.

그러니 한번쯤 "상담실 소파의 프로이트 뒷담화" 읽기에 동참해보시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최고의 교수 - EBS 다큐멘터리
EBS 최고의 교수 제작팀 엮음 / 예담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어린 시절 장래 희망 중에 꼭 한 번은 포함되곤 했던 게

‘선생님’ 아닐까 싶다. 국민학교 다닐 땐 엄마 같이 푸근한

선생님이 마냥 좋았고, 사춘기 땐 총각 선생님과 나의

나이 차를 따져보며 졸업 후 꼭 그의 연인이 되고 말리라

헛된 꿈을 꾸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저 평범하고

배 나온 남자였던 국사 선생님이, 그땐 왜 브래드 피트

열 트럭과도 바구고 싶지 않은 훈남으로 느껴졌을까.


대학에 가선 젊고 댄디한 강사들만 찾아다니며 시간표를 짜느라

잔머리를 굴리던 시기도 있었다. 그런데 이제 내가 학부모의

나이가 되어 돌이켜보니, 내 기억 속에 오래도록 숨쉬고 계신

선생님은 분명 따로 있었다.

고리타분한 헤어 스타일에 팽팽 돌게 두꺼운 안경을 쓰고

깡마른 몸으로 ‘시의 이해’를 강의하신 내 전공 학과 교수님은

그러나 강의실 안네선 늘 진지하셨고, 또 자신이 가르치는

‘시’라는 학문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듯 보였다.




세상살이가 팍팍하고 힘에 부칠 때면 문득 그 깡마른 교수님이

떠오른다. 나의 밥벌이에 아무 도움도 안 되는 시를 가르치셨지만

그분에게 배운 그 시간들이 없었던들 나는 지금보다 몇 배는

삭막하고 건조하고 불행한 인간으로 살고 있을 것임을

잘 알기 때문이다.




<최고의 교수>를 읽으면서도 내내 머릿속에서

교수님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다큐멘터리에 소개될 만큼

세계적인 석학은 아닐지언정, 그분은 나의 영원한

마음속 스승이니까 말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아홉 명의 교수에게 배우는 학생들은

분명 행운아일 것이다. 하지만 돌아보면 우리 주위에도

위대한 스승은 늘 있어왔다. 그러니 이 위트 넘치고

지혜롭고, 열정적인 교수들을 부러워만 할 일은 아니다.

찾아보면 국내에도 이런 교수들은 적지 않을 것이다.




아... 강의실에 앉아 막연한 기대와 불안으로 가슴 설레며

마음과 머리를 채우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아마 이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이런 턱없는 소망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공부는 평생 하는 것이라지만

‘내 스승’이라 말할 수 있는 스승을 만날 기회는

아무래도 젊은날에 집중되어 있을 것이다.

나는 장 그르니에의 <섬>을 읽게 될 어느 낯선 독자를

질투하던 알베르 까뮈처럼, 지금 이 순간 좋은 스승 밑에서

공부하고, 또 방황하고 있을 낯모를 젊음들이 몹시도 질투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승자의 심리전략 27 - 심리전을 좌우하는 은밀한 기술
글로리아 벡 지음, 안미현.김혜숙 옮김 / 더난출판사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이 책이 독일에서 격렬한 찬반양론을 불러일으켰다고 하는데

사실 읽어보면 딱히 비윤리적이거나 새로운 것은 없다.

우리가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사용해온 행동방식들이

많이 다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건 고도의 심리전략의 일종이지~~"라고 의식한 채

그런 행동들을 하지는 않았겠지만 말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피식~ 웃음이 나오는 부분들이 꽤 있다.

내 모습이기도 하고, 또 사무실 앞자리 아무개 같기도 한 사람들의 모습이

공감대와 비애, 그리고 미소를 동시에 불러오는 것 같아서다.

사람들의 본바탕은 시공간을 초월해 어쩜 그리들 똑같은지....  

근데 사회생활하면서 뒤통수 안 맞으려면 이런 책도 좀 읽어야지 싶다가도

내가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드는데,

이런 나를 마치 예상이라도 한 듯, 저자는 책 속에서 그런 마인드는 순진하다 못해

바보 같다고 일갈한다.  에휴~ 난 아직도 물러터진게냐......

암튼 재미나게 읽었고, 나름 실용적이었고, 내가 그동안 속고 살아왔구나 싶어

섬뜩하기도 한 독서 경험이었다.

책 뒷표지에 이 책은 예방주사 삼아 읽으라는 말이 나오는데, 그 말이 딱인 거 같다.

나, 오늘 예방주사 한 대 독하게 맞았다!!

당분간 아플 일 없기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한도전 신비한 수학탐험
크리스토프 드뢰서 지음, 전은경 옮김, 김흥규 감수 / 북로드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국내 저자가 쓴 수학 교양서들이 좀더 학습 효과에 치중되어 있다면,

외국 수학동화의 번역본들은 뭔가 기본을 건드리고 가는 경향이 크다.

그런 책들은 읽고 나서 당장 수학 점수가 올라간다든가 하는 일은 없지만

다른 수학 책들에 대한 연이은 호기심을 유발하고

수학적인 사고방식을 키워준다는 점에서 만족스럽다.

이를테면 <수학귀신>이나 <수학대소동> 같은 책들이 그렇다.

<무한도전 신비한 수학탐험> 역시 이런 류의 책으로 분류할 수 있을 듯하다.

다만 새로운 게 있다면, 이 책은 '무한'이라는 특정 분야를 좀더 깊게 다루고 있다는 것 정도?

'무한'이라는 주제가 사실 어른들에게도 꽤나 철학적으로 다가오는 만큼

사실 아이들에게 쉽게 이해시킬 수 있는 개념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 책은 그 까다로운 일은 퍽 요령있게 해내고 있다.

라우라와 톰이라는 남매가 등장해 이것저것 질문 공세를 퍼부으며

주변 어른들을 골치 아프게 하는데, 그 티격태격 남매의 일상이

우리 아이들과 다를 바 없어 귀엽고 친근하다.

제목에 들어간 '무한도전'은 요즘 최고 인기를 달리고 있는

텔레비전 버라이어티 쇼의 제목을 패러디한 건가 싶었는데,

책을 읽고 보니 '무한'에 대한 '도전'이라는 뜻도 포함된 제목이었구나 싶다.

사실 초등학생이 이해하기엔 어려운 수학개념들도 종종 등장하고

자투리 과학상식과 수학자 이야기가 툭툭 튀어나오기 때문에

초등학생인 내 아이가 혼자 읽기엔 조금 버거워 보였다.

그 대신, 궁금해서 혼자 인터넷이나 다른 책을 찾아보게 하는 효과가 있어

그건 맘에 들었다. 사실 수학동화들 중엔 아이들 각자의 수학 눈높이에 따라

이해도가 각각 다를 것 같은 책들이 꽤 많다.

어쨌거나, 아이가 이 책을 읽고 다른 책들도 읽고 싶다 하는 걸 보니

꽤 괜찮은 선택이었지 싶다.

나 어릴 땐 왜 이런 징검다리용 책들이 없었는지 새삼 약오르는 요즘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굿바이, 게으름 - 게으름에서 벗어나 나를 찾는 10가지 열쇠, 개정판
문요한 지음 / 더난출판사 / 200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엄마 입장에서 내 아이는 왜 게으를까 늘 고민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가, 아이의 게으름이 억압적인 부모에 대한

숨은 분노의 표출일 수 있다는 설명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너무나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소심하고 조용한 내 아이가 그런 수동적 방식으로

나한테 받는 스트레스를 해결하고 있었던 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자는 아이의 이마를 쓸어줬다. 안쓰럽고, 미안해서......

주부들, 특히 아이를 둔 엄마들이 한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