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할머니의 오줌을 단지에 넣어 땅에 묻으니 열달만에 아이가 태어난다는 황당한 이야기에 내가 너무나 놀랐다. 단지손이, 콧김손이,오줌손이,배손이,무쇠손이 이렇게 다섯친구들. 별로 신통해보이지 않는 재주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더 재미있다. 오줌을 많이 싸는 것이 재주라는 것에 우리딸이 너무나 좋아한다. 자기는 오줌손이가 제일 좋다고 한다. 오줌손이의 오줌이 바다가 되어 배를 파고 멀리 멀리 또다시 세상구경을 떠나는 친구들. 언제나 함께한다는 무엇이 무서울까.
보림의 흥부와 놀부는 여느 다른 출판사의 그림과 너무나 다르다. 동판화같은 분위기. 다양한면은 있으나 그림이 전체적으로 산만한 느낌을 받는다. 사람얼굴의 표정이 잘 살아나 있지 않는점도 단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은 책내용뿐 아니라 그림을 통해 이야기를 접하는데 우리나라 전통을 좀 아는 아이들이 보기에는 적합해도 기와집도 모르고 박도 모르는 아이들이 읽기에는 무리인 것 같다. 그리고 여자들 쪽진머리가 마치 단발머리처럼 보이는 것도 맘에 안든다. 그러나 내용은 흥겹고 덩싱덩실 춤이라고 추고프다. 운율이 살아있는 그런 글이 실려있어서 흥겹다.
콩쥐 팥쥐는 텔레비젼에서 인형극에서도 하고 해서 한번도 내가 얘기를 안해줬는데도 우리딸이 그 내용을 알고 있었다. 이책은 한지로 그림이 되어있는데 독특하고 좋은면도 있지만 섬세한 표현들이 나타나지 않고 약간의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 같다. 우리딸은 벼를 보고 떡이라고 한다. 원님이 백마를 타고 등장하는 것을 보고 '백마탄 왕자'가 연상되긴 하다.
교원의 호야토야의 반쪽이도 읽어보고 보림의 반쪽이를 읽어보니 보림의 반쪽이가 교원것에 비해서 조금도 뒤쳐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용도 재미있고 그림도 잘 그려져 있고 가격도 저렴하고, 전래동화 중 반쪽이가 없으면 낱권으로 보림의 반쪽이를 사는 것도 좋을듯 싶다. 어떤 전래동화들은 글씨 읽기 힘들게 배경그림이 짙고 그런데 이책은 참 깔끔하다.
그림이 무협지를 보는듯하다. 부인에 관한 표현이 여기서는 각시로 나온다. 각시를 도둑맞은 신랑이 어떤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땅속 나라에 가서 산삼 3뿌리를 먹고 힘이 세져서 괴물과 싸워 이겨 각시를 다시 찾아와서 행복하게 산다는 얘기다. 그림이나 분위기가 좀 무섭다는 생각이 들지만 잔인하거나 그렇지는 않다. 아이들이 읽기에 부적합하지 않다. 우리아이는 딸인데도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