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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 - 프랑스 남자와 결혼하지 않고 살아가기
목수정 글, 희완 트호뫼흐 사진 / 레디앙 / 2008년 8월
평점 :
어린 딸 칼리를 안고 바라보는 모성애 지극해 보이는 인상적인 사진과 프랑스 남자와 결혼하지 않고 살아간다는 다소 발칙해보이는 부제목으로 인해 구입해서 읽은 책이다.
나의 선입견과는 다르게 작가는 다른 가치관을 갖고 있을 뿐이지 건강하고 자유로운 자아를 갖고 있는 사람이였다.
나는 늘 우리사회가 주입된 생각대로 생각하고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그 통제에 순응하며 살아왔기에 내가 원하는 것이 사회와 관습이 일탈이라고 규정한다면 내 것을 포기하고 착한 시민으로 살아왔기에 늘 내 안에는 완전한 만족이란 없었다.
작가의 글에는 내가 꿈꾸던 감히 입밖으로 내 뱉으면 바르지 못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고 잘못됐다고 지적당했던 것들이 직설적으로 쫙 펼쳐져 있었다. 읽으면서도 통쾌했다. 나도 그런 생각 갖고 있었었는데...
남편은 우리 사회가 여성상위사회라며 분통을 터트리곤 했지만 여성으로서 이 나라에 살고 있는 나로소는 기가 막혔었다. 내가 아무리 얘기해도 우리 나라 사회는 여성상위란다. 그것또한 남편도 가부장적 가치관에서 자란 탓이겠지. 두 딸을 키우면서 그런 말 하고 싶을까? 다행히 남편도 이 책을 읽었다. 느끼는 바가 있겠지.
프랑스에서 고3을 보내는 칼리 고모의 막내아들의 여름방학을 보면서 우리사회는 왜 이렇게 고달프게 살아가야하는지... 개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왜 다들 이민을 꿈꾸는지 이해할 만하다.
'한 우물' 이데올로기의 강박은 30대 중반을 넘은 나에게도 여전히 존재하는 것인데, 뭔가 하나 잘하는 것 만들려고 아직도 진행중인데, 한 개인의 관점에서는 한 우물을 파지 않고 여러 우물을 파면서 세상의 모든 재미를 두루 즐길 수 있다는 사고의 전환을 가져오게 했기에 그 강박에서 좀 벗어나는 해방감도 느꼈다.
맛깔스런 문장들도 빼 놓을 수 없는 이 책의 매력이다. 목수정씨 개인이 궁금하고 기회가 된다면 친하게 지내고 싶고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고 가능하면 나누고 싶다.
프랑스에 대해서 관심이 없었는데 목수정씨 때문에 프랑스에 가보고 싶다. 다음에 또 책을 쓰신다면 그 책도 꼭 읽어봐야지.